동무생각 - 박수길 음악 듣고 싶은 님만 스피커 클릭!!
한사람이 장에 가서 달걀 장수한테 말했다.
"검정닭이 낳은 알 한 꾸러미만 주시오,"
"검정닭이 낳은 알이라구요?"
"달걀 장수가 그것도 몰라요? 난 아는데 ....."
그럼 골라 보슈."
그 사람은 굵은 달걀만 골라서 사 갔다.
우리 주변에는 별스레 꾀 많은 사람들이 있다.
달걀을 굵은 것만 골라 가는 손님의 꾀에 실소를 한다.
어릴적 가정 방문온 선생님에게 어머니는 달걀 한 줄을 선물 한다.
그시절 달걀 한 줄은 자식을 가르치는 선생님에 대한 최상의 고마운 선물이었다.
오늘 처럼 비오는 날이었다.
비가 내리니 악동 친구들과 어울려 밖에서 뛰어 놀수도 없고 방안에서 재잘거리다가 한 친구가 우리집에 달걀 서리해서 삶아 먹자 했다.
"니네 집에 달걀 많나?"
"응, 우리 엄마가 항아리에 한 백개 모아 놓았다."
"그거 훔쳐다 먹으면 안들킬까?"
"몰래 가져다 먹는데 우째 알겠노"
"좋다! 그럼 누가 가져 오지?"
뭐 이런 저런 궁리 끝에 우리는 항아리 채로 가져다 그날 달걀 포식 했다.
사건은 다음날 벌어졌다.
백여개의 삶은 달걀 껍질을 그대로 둔것이 화근이 되었다.
'증거인멸' 왜 그것을 못했을까?
친구 누나가 달걀 껍질을 거름 한다며 꽃밭에 뿌린것이 꼬리가 잡혀 온 동네 악동들 줄 초상났다.
나 역시 한패인지라 그날 어머니 한테 쫓겨나서 날밤 세우고 그 이튿날 집에 들어갔다.
어머니는 내가 안스러운지 " 니 달걀이 그렇게 묵꼬 싶더나" 하며 또 달걀 한 접시를 삶아 내어 놓았다.
처다 보기도 싫었다. 전날 먹은 달걀로 인해 숨을 쉴때 마다 닭똥냄새가 나서 머리가 어질거릴 정도였다.
어구 지겨운 달걀, 사실 나는 삶은 달걀은 지금도 두개 이상은 먹지 못한다. 이상하게도 닭똥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내리는 비 바라보니 봄산은 자욱한 운무로 더욱 아름답다.
산중턱에는 운무와 안개가 피어오르고, 운무 낀 수목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아까시 나무의 하얀 꽃도 이제는 많이 저물었다.
이 비 그치면 이제 여름이리라.
비내리는 속에서도 곳곳이 활기로운 생기로 충만하다.
비를 맞으면서도 동박새 부부가 버찌를 쪼으고 있다.
직박꾸리도 버찌를 먹기 위해 벚나무에서 지지 그리고 있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에너지를 충전해야 다음일을 행할 수 있으려니.
나물 먹고 물마시고 팔베게하고 누우니 무엇이 부러우랴 노래한 옛사람의 청빈한 노래가 빗속에서 그립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도 때로는 풍류인 것 같고
비 맞기를 겁내어 길 나서지 못하는 내 마음이 사슴처럼 두려워 하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내리는 비가 호랑이처럼 무섭고 사나워 보이기도 한다.
이것이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삶이려니.......
03, 05, 30
푸 른 바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