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말이지 날씨가 좋군요.. 너무 좋아 서글퍼지기까지 합니다...
공기의 향내음도 이제는 완연히 다른...
전 라일락을 좋아합니다...
저의 집으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라일락나무 두그루가 있는 집이있습니다..
하나는 흰색,다른 하나는 보라색의 꽃잎을 가진....
잔잔히 바람이라도 부는 날에는 올라가는 입구에서부터 그 라일락향이 물씬 풍겨오지요..
바람을 타고 유혹하는 그 향에 취해 눈을 감고 있노라면 정말이지....
머릿속도 상쾌해지는것 같고 마음도 더 없이 편안해지는것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언젠가 그자리에 우뚝서서 눈을감고 그 기분에 취해있었던적도 종종 있었는데 볼일보고 돌아오시는
어머니께서 내 어깨를 툭치며 뭐하고있냐라고 했었던적도 있었습니다..
그때 전 이 라일락이 좋아서 단독주택으로 이사가자고까지 하며 때를 썼었으니까요...
그런 라일락을 심을 요량으로요.....
비라도 오는날이면 그비에 꽃잎과함께 그향도 떨어지는게 아쉬웠었는데...
꽃잎도 빨리지기때문에 더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 집을 허물고 집을 새로 짓는것인지 공사를 하더군요...
물론 그 라일락나무도 모두 베어버리고....
전 무척 아쉬웠습니다...남 집짓는데 뭐라할수없지만....
사실 저의 가족들도 그 라일락을 좋아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목에 그 좋은 향을 느끼며 올수있다는것도 또 하나의 작은 기쁨이거든요...
좋은 동네에 살고있다고 농담삼아 가족들끼리 얘기한적도 있었는데..
이젠 그 작은 기쁨도 느낄수없게 되버렸습니다...
참,라일락의 꽃말을 알고계십니까???..
저도 후에 알았는데... `첫사랑의 정시, 젊은날의 초상`이랍니다..
특히 자주색 라일락은 `사랑의 첫감정`이라고 하더군요...
사랑의 첫감정이라.....
그녀를 처음 만난때가 그 라일락이 필때여서인가요??...
지금도 라일락을 보면 그때가 생각납니다...이젠 이미 벌써 다 꽃잎들이 졌겠죠??..
이기회에......
저도 최근에 알았는데... 받은 꽃은 돌려주면 꽃말의 반대의 의미를 뜻하는 거랍니다..
꽃을 받았을 때,`승낙`은 꽃을 입술에 대어 표현하고 `거절`은 잔인하게시리 꽃잎을 떼어내어 버리는
것으로 표현한다고 누가 그러더군요...
아참,전 세달후에 결혼합니다..
며칠전에 양가부모님들의 상견례가 있었습니다...
저의 사랑스러운 그녀는 차분하면서도 조용히 저를 뒤에서 잘챙겨주는 ...
나만을 바라보는 천사같은 여자입니다..
물론 `그녀`는 아닙니다..
하지만 전 사랑합니다...
죽을때까지 눈물 한방울 흘리지않도록 사랑해줄겁니다..
어느누구 못지않게 최선을 다해 사랑해 줄겁니다..
프로포즈하기전 간략하게나마 첫사랑에 대해 고백했습니다..
그녀도 알고있는 내용들이였지만..
전에 글을 써서 책한권을 만들, 그 이유에대해 설명만 하고 이곳에 글올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는데.....
사람들에게는 이런 심리가 있죠??..
진짜 좋아하고 중요한것은 남에게도 한번 안보여주고 자기만 꺼내보고 싶어하는...
행여 남이 그것을 훼손하거나 가져가버릴까싶어...
지나간 좋은 추억,그때로 돌아가고픈 아름다웠던 그 순간순간의 기억들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마치 향이좋은 향수처럼 그런 추억들을 언급하다보면 공기중으로 퍼져나가 어느덧 두번다시 향내음을 느낄수 없을테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글올리는 이유는 그 내용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또, 글올리며
마지막으로 그때의 시간을 회상하고 당분간은 잊으려하기 위함입니다...
그 당분간이 제가 죽기전까지인지 죽은후에도인지는 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죽은후에,제가 죽은후에 두여자중 한쪽을 선택하라한다면.....
지금으로서는 솔직하게 자신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살아있는 지금,지금은 자신있게 대답할수있습니다..
저의 아내가될 여자를 더 사랑한다고...
이제 다시, 못다한 이야기를 시작해야겠군요..
이야기는 이렇게 이어져갈것입니다...
3장 애인놀이
그 일이있은후 몇주간은 학교에서 나올때 그 녀가 서있었던 횡단보도앞을 먼저 살펴보는게 습관이
됬습니다.. -.-
가까운 제친구들은 뭣도 모르고 누구냐,어디서 꼬셨냐,어느선까지 갔냐는둥 염장지르는 소리만
하더군요..
그런 헛소리등에 자세히 대답할 가치도없어 그냥 아는 누나라고만 했습니다..
그렇게 몇주간이 흐르고 방심(??)하고있을 무렵....
일요일이였습니다...
아침일찍 목욕탕에 갔다와서 자세잡고 공부(??)하는데...
아~~ 저 공부 쫌 했습니다...
학교에서 시험본후 방(?)을 붙여놓죠???..
전교 50등까지... 제 이름이 거기 단골로 출연했었는데...
그리 공부하고 있던중 어머니께서 웃으시며 수화기가져와 전화 받아 보랍니다...
"모하니??... 바람쐬여줄께 얼른 나와~~~"
그녀였습니다...
어머니있는 자리에서 대놓고 만나기 싫다고하기는 좀 그런것같아 아픈척했습니다...
힘없는 목소리로 감기몸살인것 같다고 다음에 가자고......
어머니도 의아한듯 쳐다보시고....그녀..
대뜸 소리내 웃기시작합니다...
아까 어머니하고 좀전에 통화하면서 허락까지 받았는데 어설픈 연기하지말라고..... -.-;;
그러면서 그럽디다.. 오늘은 술안먹는다고...여전히 웃어대면서 걱정하지 말라나요???..
눈치는 그래도 좀 있었나봅니다... 아니,양심이겠죠...
그래도 전 꿋꿋하게 눌러앉아 버팅기기에 들어가려는데 어머니께서 안도와주시더군요...
등떠밀며 간만에 야외로 바람이라도 쐬이고 오라면서 생각지도 않은 용돈까지 꺼내주십디다..
그 돈에 팔려 주섬주섬나오며 생각했죠.....
오늘은 또 뭔건수로 고생시킬려나???..
그런생각으로 정거장으로 가 만납습니다..
그리고 잠시 놀랬죠...
연한 하늘색 계통의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고 반갑게(?.. -.-;;) 웃고 있는 그녀...
머리손질도 했는지 어깨에 닿을듯 말듯하게 약간 웨이브진 단정한 헤어스타일..
바로 제가 평소 꿈꿔왔던 저의 이상형이였습니다.... 겉모습만... -.-
그간 보아온 모습이라곤 집에서는 츄리닝,나와서는 청마지나 청치마에 면티정도...
긴머리는 뭐 대충....
근데 이번엔 깔끔하게,그렇게 수선하고 나오니 사람됬습니다..
아니,여자 됬습니다..
하늘을 한번 쳐다봤죠... 비가 올려나???....
저를 보자 다가오더니 어깨한번 툭치면서 "야~~... 나보니 반갑지???"
`뭐 반가울거까지야~~`하고 속으로 말하며 놀란눈빛을 멈추질않자.....
"야~~ 나도 꾸며놓으면 괜찮아~~" 그러더군요...
그말은 맞더군요...
늦었다며 버스를 탔습니다...
전 이제 행선지도 안물어봅니다...
정거장에 내리더니 두리번거리며 뭘 찾더군요..
일행이 있답니다... 한 십여분 기다리니 자동차 한대가 서더군요...
그녀의 친구들이였습니다.. 3명다 여자인...
좀 당황했습니다... 그녀들도 의외라는듯 쳐다보며 그러더군요..
"뭐야~~" 웬 남정네냐고???...
그녀가 얼굴하나 안 변하고 말합니다... "응~.. 애인"
이게 또 느닷없이 뭔 소리입니까???...
그말이 떨어지자마자 전 졸지에 동물원의 원숭이됬습니다..
영계라느니 너 기술 좋다느니 피부가 어쩜 자기보다 곱다느니 나도 하나 키워봐야겠다느니...
이런 분위기에선 더구나 쪽수가 모자르는 상황에서는 그냥 있는게 상책이였습니다...
항변해봐야 지들이 먼저 결론부터 이미 낸 상황이기에 내 입만 아프겠죠...
벙어리인양 입다물고 묻는 말에나 대답하는 익히(??) 해오던대로 했죠....
화장품냄새에 또 머리가 아파오더군요.....
그렇게 우리일행 5명은 어느덧 시외곽으로 빠져나가고 있었습니다..
운전은 뭐 잘하더군요.. 차분하게..
그 당시 바라본 내 시각으로는... 지금 다시본다면 속터져 죽을것입니다.. -.-
안전, 안전하게 그렇게 승용차를 모시고(??) 간곳은 야외 조각공원이였습니다...
현대 미술사에 대한 리포트과제가 있답니다..
분위기 좋았습니다... 날씨좋고 배경좋고 저도 간만에 야외로 나오니 기분좋고....
그녀들만 빼면 말입니다..
도착하자말자 대충 한바퀴 휘~ 돌아보고는 실내전시관으로 들어갔습니다...
준비해온 노트에 각자 뭔가 적더군요... 한 10여분 흘렀을까...
리포트 다 끝냈답니다... @@@@
그리곤 밥먹자합니다...
그 근처에는 식당도 없고 또 지들도 모처럼 나온김에 그 중 2명이 김밥을 싸왔답니다..
잔디에 각자 자세잡고 앉아 김밥을 펴놓은 순간......
뭐 속에든 내용물은 그렇다치고 발로 말았는지 어느 한쪽은 밥이 밀려나와있지않나 그렇지않으면
김밥이 다풀어져 있질않나 하나집어 올릴라치면 덜썰려서인지 줄줄이 붙어올라오다 중간에 죄 풀어지고...
싸온 사람중 한명이 먼저 선수를 칩니다..
보기엔 이래도 맛있다고... 동조를 구하는 눈치로....
김밥하나 제대로 못만드는 여자도 있구나 생각했죠...
뭐 그렇게 때우자 이젠 조각앞에서 연신 사진을 찍더군요..
제가 다 찍어줬습니다... 온갖 닭살돋는 포즈들을....
그러더니 미안한지 저보고 자세잡아보랍니다..
사실 전 사진찍히기 무지 싫어합니다..
어색한 포즈로 억지 미소 지어가며 카메라를 향하는 것이 바보같아보였고 또 그렇게 찍힌 내 사진들을
보면 진짜 바보같이 보였으니까요.... -.-;;
그래서 제 가족중 제가 젤 사진이 없습니다...
행사사진들(???)을 제외하곤 거의 나모르게 찍은 사진들뿐이였고 그것도 많지않았습니다..
그런 저를 강제로 세우려합니다..
제가 그냥하는 소리인줄 알았나봅니다...
그렇게 또 바보가 되어 몇장 증거를 남겼습니다... 그때 찍은 사진중 한장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는게
우습죠???.... 그 싫은 사진을 말입니다...
그 사진이 그녀와 찍은 유일한............유일한 사진이였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그녀를 보면 말입니다 그녀로 안보입니다...
`그녀다운`행실을 찾아볼수 없더군요...
차림을 달리해서인지 아니면 맘 잡았는지는 몰라도 말입니다...
나하고 있을때만 그런것인지.....
그날 그곳에서의 그녀를 보곤 문득 생각했습니다...
지금 이 상태의(??) 그녀라면 또 나이마저 나와 최소한 같다면 한번쯤 사귀어 보고싶다는....
돌아오는길에 그러더군요... 자기 애인생길때까지 제가 애인역 좀 하라고....
동그랗게 변한 제눈을 보며 제법 진지하듯 계속 말을 이어갑니다..
너도 도움이 될거랍니다... 여자마음을 알고나면 나중에 저의 진짜 애인이 생길때 그녀에게 잘해줄수
있을거라나요... 언뜻 들으니 말이될법한 소리였지만 전 속아넘어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장난하는듯한 꼬임에 저도 장난하듯 별생각없이 말했죠..
뭐 오늘만 같다면야하고 어정쩡하게......
그녀도 픽~ 한번 웃고는 헤어졌습니다..
그 이후 진짜 어찌어찌하다보니 같이 어울려 다니는 시간이 제법 많아졌습니다..
아,뭐 말그대로 애인역은 아니고 그냥 동네 아는 누나정도로 말입니다...
제가 그전까지 한두 소절만 흥얼 거릴수있는 .... 알고싶었지만 알수없었던 팝송들도 시원하게
척척알려주었고 또한 내입맛(??)에 맞는 노래들도 권해줬습니다...
클래식이요????..... 웬만한건 모르는게 없습니다.. 그녀의 전공도 아닌것 같았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그 이유는, 그 동기는 불순했지만......
간단하게 말하자면 유식하게 우아하게 보이기위해,더쉽게 말하자면 괜찮은 남자 하나 물어볼까해서
였답니다...
교양서적이요???...
동양고전부터 시작해서 현대 소설까지.......
비록 종종 스토리나 인용구가 뒤바뀔때도 있었지만 그 당시 교과서외엔 그런 서적들을 많이 접해보지
못한 저같은 불쌍한 수험생들에겐 의심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녀의 피나는 노력이 눈에 선하게 보이는듯합니다...
뭔가 필요로하는 절실한 것이 있다면 불가능이란 단어는 진짜 없겠구나하고 후에 생각했었죠..
그녀와 다니며 그런 `영양식`을 저도 모르는 사이에 먹고있었던거지요...
근데 사람맘이 이상한게 언제부터인가 친누나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왜 그런거 있지요... 내방을 갖고 싶어하는 나만의 공간과 비밀을 갖고싶어하는거 말입니다..
꼭 그짝입니다..
2학기로 접어든 어느날.... 대수롭지않게 말했습니다..
그녀가 뭔가 간단한 부탁을 했었는데 저도 시간에 쫓기다 간신히 해준적이있었죠...
전 나름대로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녀는 별로 맘에 안들어하는 눈치였습니다..
"좀 성의있게 해주면 어디가 덧나니??"
전 순간 화가났습니다... 남은 없는 시간 쪼개서 해주었는데 고맙다는 말은 못해줄망정....
그리고 쏘아붙였죠....
"아, 그럼 직접하든가.. 남자친구에게 부탁하든가 할것이지" 왜 나에게 그런소리 하냐고 내가 만만해서
그러는거냐고 전에도 한번 그러는걸 참았는데.......
앞으로 이럴거면 두번다시 같이 안다닌다고...
군소리 안하는 남자친구와 다니던지 없으면 내가 그런 남자 찾아주겠다고...
애인 생길때까지만 이라더니 아직 멀었냐고....
지금 생각해봐도 좀 유치했지만 마치 제게 사정해 싫지만 어쩔수없이 같이 어울려다닌다는 말투로 그렇게 쉴틈없이 쏘아붙였습니다...
예상치못한 제 행동에 말문을 잊은듯 멍하니 쳐다만 보더군요.....
한참을 그렇게 제말이 끝나고도 한동안을 그렇게 있더니 말문을 열었습니다.. 차분하고도 뭔가 억누르는듯한 조용한 억양으로....
"나쁜자식... 내가.... 마음을 추스릴수있을때 까지만이라도 그렇게 옆에서 편한친구처럼 말동무라도 해달라고한게 그렇게 싫었니???... 니가 그렇게 까지 생각하고 있을줄은 몰랐다...이제 억지로 옆에 있어줄 필요없어..나도 그런건 싫으니까.....그동안 고마왔다"
천천히 또박또박말하는 그녀의 얼굴은 아주 차가와 보였고 또한 처음보는 얼굴이였습니다...
낯선여자가 제게 말하듯 그렇게 뒤돌아 가버리는 그녀의 모습에 저또한 당황했습니다..
제가 대들면서도 좀 심한것 아닌가 생각했지만 이미 그말들은 내입을 떠난뒤였습니다..
그녀나 저나 서로의 예상치못한 반응에 당황한것은 마찬가지였을겁니다..
사람들은 항상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먼저하게 되어있나봅니다..
전 생각했죠..
뭐 그런말에 저러나 누구나 내 상황이였다면 그런소리할법도 한데 이건 완전히 주객이 전도된것은 아닌가하고...
그녀가 남긴말이 정확하게 이해는 안되었지만 `그래 .. 관둬라,관둬`하는 심정으로 헤어졌습니다...
사실 그녀가 이제껏 제게 부탁한것은 딱 그렇게 2번뿐이였습니다...
대부분의 부탁은 제가 하는쪽이였는데 그날만큼은 제가 신경이 날카로와졌는지 그리되었던것이지요..
자주하던 전화도 끊고 시간이 좀 지났을 무렵이였습니다..
학교에서 친구녀석이 오늘 미팅하는데 같이 나가자하더군요...
저야 뭐 단숨에 승낙하고 따라갔습니다... -.-
제 인생에서의 첫미팅이였습니다..
근데 가보니 말이 안나오더군요...
상대방들은 중3.... 기가 막힙니다..
친구녀석이 주선해서 지 여동생 친구중 괜찮은 애들을 데리고 나온거랍니다..
뭐 괜찮았습니다... 파트너를 정하고 짝지어 나오면서 대화(?)를 했죠....
대부분 공부와 진로문제등 뻔한 내용들의.....
그렇게 의미없는 대화도 금방 밑천이 떨어져 따분해져가서 주제를 바꿨죠...
음~~ 역시 대화가 안되더군요....
쓴웃음만 나왔습니다... 내가 지금 모하고 있는건가하고...
그렇게 내인생의 첫미팅은 시시하게 끝났습니다....
부수적으로 얘기하자면...
친구중 한명은 그때만난 애들중 한명하고 결혼해 지금 잘살고 있습니다...
그때 지 파트너는 아니였지만.....
또 한달여 지나자 미팅건수가 하나 들어왔습니다...
뭣모르고 쫓아간 지난번과는 달리 이번엔 자세히 캐물은뒤 갔습니다...
두번 실수는 하지말아야죠..
상대는 그녀가 다녔다는 옆의 여고3학년생이랍니다..
이번엔 좀 긴장하며 갔죠...
의무적인 절차들을 끝내고 둘이 걸으며 전 긴장했습니다...
외모???.. 마음에 듭니다...
목소리도 좋고, 내숭떠는것인지는 몰라 성격은 아직 파악안되고....
뭐 이제야 어느정도 통하겠다싶어 좋아하는 관심분야부터 질문했고 또 저에대해 신나게 떠들며 주도해 나갔는데 조용히 듣기만하고 간혹 빙긋 웃기만할뿐....
특별히 관심있는것도 궁금한것도 없어보이는 그런 아이였습니다..
뭐에 대해 얘기라도 하려하면 누구나 대답하는 평이한 말만 하는.....
답답했습니다... 그 아이역시 대화가 안되었습니다...
어떻게 풀어나갈까하고 땅만보며 걷고있는데 갑자기 그녀가 생각나더군요.....
여자들이 보통 남자보다 감성적으로 정신연령은 앞서있다고들 하는데...
그에 대한 이유를 어렴풋이 추측해봤습니다...
학창시절 교생혹은 선생님들을 흠모하는 경우가 더많고 또 그 연상의 대상에 대해 주의깊게 관심을
갖다보면 자연히 그 눈높이에서 사고를 하기때문에 같은 또래의 남자애들이 시시하게 보이는것은 아닌가하고...
저도 그런 경우와 비슷한거 아닌가하고 생각했습니다...
알게모르게 그녀와의 대화나 행동들속에서 점차 그녀와 같은 눈높이를 어느덧 하고 있었던것은 아닌가하고요..
그런 판단이 들자 눈높이를 낮춰보았습니다....
그뒤 한 6~7차례 만난것 같았는데 일부러 그런다는거, 그거 진짜 해보면 무척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그 아이와 제가 무슨 굉장한 차이가 있다는것은 결코아닙니다.................................
만 먹물을 빨아드리는 스폰지처럼 그 때의 학교생활외의것에 대한 저의 관심및 호기심이 그 아이와의 만남을 통해 해결할수 없다는것을 알았습니다...
넓은 평수에서 살다가 좁은 평수에서 어떻게 살수있을까싶듯...
건방져 보였지만 그땐 그랬습니다...
그렇게 끝내고 나니 뒤숭숭하더군요..
성적도 좀 떨어졌습니다...
그후 어느날.... 동네 버스정거장에서 시립도서관에 가기위해 서있었는데......
갑자기 누가 제 엉덩이를 쎄게 치더군요....
막상 저도 당해보니 그 때 그녀의 심정을 알수있었습니다..
기겁을하고 깜짝 놀랬죠.....
"어디가니???..."
그녀였습니다....
전 솔직히 놀람반 기쁨반이였죠...아는체도 못하고 쭈삣거리며 서있는데 그녀는 예전처럼 빙긋웃으며 잘지냈냐고 마치 전에 있었던일은 기억안나는듯 물어봤습니다....
변한것이라고는 없어보였습니다...
저도 전부터 화해하듯 말이라도 걸어볼 요량으로 그녀집 근처를 맴돌다 그냥 온적이 몇번있었는데......
우연히였지만 막상 그녀가 이렇게 아는체 해주는것이 전 오히려 고마왔습니다....
"친구와 과천에 있는 놀이공원에 가는데 같이 갈래??.."
이 점은 분명 변한부분이였습니다.... -.-;;
그렇게 인사만 간단히하고 헤어지는것은 아닌가하는 조바심마저들었지만 제의하는것을 듣고는 속으로 기뻤습니다..물론 겉으로는 마지못한척 따라갔죠....
그녀는 가서도 돌아올때까지도 예전과 똑같이 행동했습니다...
덕분에 나도 부담없이 보낼수있었고......
하지만 전 확실한것을 좋아하는 스타일인지라.....
돌아오면서 조심스럽게 물어봤죠... 아니 사과했습니다..
전에 있었던일 미안하다고... 그녀는 빙긋,미소만 보일뿐....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위해 말했습니다... 그나저나 애인 구했냐고.......
"왜?.. 못구했으면 니가 구해줄래???.."
웃으며 아무렇지도않은듯 말하는 그녀에게 전 재빨리 말했죠.....
그런 능력은 없고 대신 예전처럼 친구는 되어줄수 있다고....
그 때는 제가 원했기에 그렇게 말할수있었습니다....
물론 그때까지도 별 감정은 없었고 마음이 맞는 오래된 친구를 잃고싶지않는 그런 마음에서였습니다.....
그렇게 장난삼아 어리광을 부려서라도 예전처럼 격의없이 지내고 싶었습니다....
나중에 그녀도 그러더군요....
정거장에 서있는 절 보고 아는체를 할까말까 무척 망설였다는 거였습니다....
자기도 그곳에서 버스를 타야하는데 .... 죄지은것도 아닌데 의도적으로 피하기는 싫고.......
그러다가 나이먹은 자기가 넓은 아량으로(자기말로는...) 아는체한거고 같이가자는 말도 내가 별반응이
없자 좀 당황해서 형식적으로 얼결에 한말이였다고(자기말로는....)
그뒤,우린 전처럼 지낼수있었습니다...
한가지 달라진점이라면 사전에 제 의견을 꼭묻는다는것 하나..... 엄청난 변화지요... -.-;;
저또한 상대의 입장에서 보다더 크게 보기 시작했고....
한번 틀어졌다 만나면 더 친해지는가 봅니다...
그당시 제역활은(?) 동생부터 남자친구,애인에 이르기까지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됬습니다..
또한 그 농도도 위험수위를(?) 넘나들었습니다....
아직 고등학생인 저에게 별의별 얘기를 다합니다..
물론 야한얘기들이지요....@@@
다시 만나기시작한후 며칠뒤 제수첩달력에 몇일을 표시하랍니다...
난 그녀생일도 아니라 뭔날인가생각하다 물어보니 자기생리 시작하는 날이랍니다.... -.-
그날이 다가오면 나보고 알아서 기랍니다..
신경이 날카로와지기 때문에 비위거슬리게하면 알아서 하라는 소리와 함께 말이죠.....
이런것도 다 경험해봐야 나중에 제 여자친구나 애인에게 잘해줄수있다나여???...
결론은 언제나 항상 저를 위해서라고 끝을 맺습니다..
그녀의 논리적인 말에 전 항상 황송하고 고맙게 생각해야 했습니다..@@@?????
저도 그런 상황을 몇번 경험해 보면서 그러는 그녀를 점점 닮아가고 있었습니다...
나쁜것은 일찍 물든다죠??....
그렇게 타락의 길로 들어섰고 그길은 처음걸어보는 좋은(??)길이였습니다..
그런 그녀의 수없는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전 그 다음해에 제가 원하는(솔직히 말하자면 제수준에맞는) 학교,및 학과에 당당히 들어갔습니다.....
사실 거의 커트라인 약간 넘어 간신히 들어갔습니다.. -.-
그녀 역시 약간 놀라는 눈치....
제가 들어간 학교.... 그녀와 같은 학교입니다....
반협박겸 꼬드김을 거의 1년내내 듣다가 항복했습니다...
결정적인 미끼가 작용했죠...
농담인지 모르겠지만 들어오기만 한다면 진짜 괜찮은 후배를 소개시켜준다면서 바람을 넣었습니다..
훗날, 그 약속은 농담이 아니였습니다..
제가 마무리를 잘못해서 그렇지.....
역시 대학이 좋긴 좋은가봅니다....
완전한 자유였습니다....
자신있게 내 소신껏 수업도 빼먹을수 있으니.... @@@@
저의 꿈에 그리던 대학생활은 그렇게 시작되었고 그 또래에 할수있는것은 뭐든 다 한번씩 해봐야겠다고
굳게 다짐(??)했었습니다...... 범죄만 빼고 말이죠.....
여전히 그녀와 어영부영한 1인 3역을 해가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