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탓’을 많이 한다. 세상 탓, 조상 탓, 나이 탓, 하다 못해 날씨 탓도 숱하게 한다.
특히 문제가 복잡하게 꼬이기 시작하거나 결과가 나쁘게 나오면 ‘탓’도 그만큼 늘어난다.
최근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에서 평창이 아쉽게 탈락하자 역시 뒷말이 무성하다.
4년 전에 벌어졌던 이전투구식 책임공방에 비하면 많이 성숙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한 구석이 있다.
영어에 미숙한 푸틴은 영어로 얘기했는데 우리 대통령은 그러지 않아 성의 없어 보였다든지,
결정적으로 석유와 가스로 무장한 러시아의 엄청난 로비 탓에 졌다든지…
하지만 국가원수가 자국어로 얘기하는 건 일반적인 외교 관례이고, 과거 서울올림픽이나
2002 월드컵 얘기는 빼더라도 이번 유치전 역시 우리가 러시아 못지않은 돈을 썼다는
외신들이 나오는 걸 보면 탈락 원인을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올림픽, 월드컵을 직접 치루면서 우리 저력을 확인한 데다 또한 두번째 도전이라
이번 그랜드슬램 달성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실망과 아쉬움이 큰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누구 탓을 떠나 모처럼 하나되었던 그 마음들을 보듬어야 할 때다.
실패한 ‘덕분에’ 나중에 더 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지 않겠는가?
Say memoi(미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