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다. 반드시 오른 손으로 물을 뿌려 주면서 왼 손으로 닦아 낸다고 한다.
모든 음식물을 오른 손으로 집어서 식사를 하기 때문에 절대로 오른 손으로 닦아서는 안 된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자세히 살펴 보면 왼손잡이 들도 식사를 할 때에는 오른 손으로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인도의 어느 화장실을 가더라도 별도의 수도 꼭지가 변기 옆에 있고, 그 옆에 큰 물통
하나와 작은 바가지 정도 크기의 물그릇이 꼭 비치되어 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의 화장실에도 이와 비슷하게 갖추어져 있는데, 화장실 안에는 비누가
없다. 그냥 물로만 처리하나..?
보지 않아도 물 뿌려서 뒤처리 한 후에는 그대로 바지를 올릴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마를 때까지 앉아서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화장실 밖에는 세면기가 있고 그 곳에는 비누가 비치되어 있어서 손을 닦을 수 있게는 되어
있다. 이 정도의 화장실이면 인도에서는 상급에 속한다.
그러면 서민들은 어떻게 처리 하나. 보통 시골에 사는 서민들의 경우는 대부분 노상방분(?)을
많이 한다. 주로 작은 연못이나 개울 옆의 풀숲에서 실례를 하고 그 물로 씻어 내는 경우가
많다.
회사 숙소의 내 방에는 창문이 하나 있는데 창 밖으로 내다 보면 아주 작은 못이 하나 있고
그 근처에 풀숲이 있어 뒤처리 하기에는 아주 적합한 곳이 보인다. 아닌 게 아니라 아침 일찍
그곳을 찾는 사람들이 간혹 있는데 보지 않으려 해도 보일 때가 있다.
어느 날, 휴일 아침 무심코 창문 너머를 내다 본 순간 나도 놀랬다. 여느 때와 같이 한 분이
용변을 마치고 뒤처리를 하는 데, 놀랍게도 오른 손으로 물을 뿌리고 또 오른 손으로 닦아 내는
것이 아닌가? 일 순간에 믿었던 생각이 무너져 내리는 듯 했다. 아하! 다 그렇지는 않고 또 꼭
그렇지도 않구나… 나는 인도 사람들의 이런 모습이 정겹게 느껴진다.
나는 지금 인도 사람들과 비슷하게 뒤처리를 하고 있다.
내가 처음 인도에 와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 중의 하나가 화장실을 이용하는 문제였다.
내가 이용하는 화장실에는 당연히 화장지가 비치되어 있는데, 문제는 이 화장지의 품질이 거의
우리 신문지 질감과 비슷한 수준이라서 뒤처리 시에 닦이는 것이 아니고 이리 저리 밀린다면
정확히 맞다. 닦이는 게 아니고 여기 저기 더 무치는 듯 하다. 당연히 용변 후에는 개운치 않고
하루 종일 찝찝한 기분으로 지낼 수 밖에 없었다. 어느 날 용변 후 뒤처리 시에 그만 실수로
더 많이 무쳐 버린 일이 발생하여, 도저히 휴지로는 대책이 되지 못하는 일이 생겨 곰곰 생각한
결과 물로서 닦아내기로 마음 먹고 어설픈 솜씨로 비누칠을 해 가면서 물로 뒤처리를 했는데,
아차! 그때의 그 개운함, 그 상쾌함, 그 이후로 나는 지금까지도 뒤처리를 그 때 그 방식대로
다소 능숙해진 솜씨로 하고 있다. 이제 화장지를 사용했던 선진 문화는 더 이상의 선진 문화가
아니다. 물로 뒤처리 하는 입장에서 볼 때는 종이로 닦아 낸 다는 것이 미개하게 느껴 질 수도
있다.
우리도 이제 가정에서 비데를 사용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 그렇지 못하다면
이 기회에 한번 시도를 해 본다면 아마도 좋은 문화적 전환을 맞을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인도의 경제 수준이 지금 보다 더 좋아지고 서민들이 살만한 수준이 된다면 그 때에는
화장실 비데 판매 사업이나 정수기 사업이 아주 유망 사업이 될 것 같다.
종이여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