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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연인은 사기꾼 스타. (80)

새끼손가락 |2003.06.05 23:14
조회 500 |추천 0

승희와 동민 동석은 공개홀로 가기 위해 복도를 따라 걷고 있었다. 그런데 한쪽 복도에서 미진과 그의 일

 

행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돌아 나오고 있는 것이 세 사람의 눈에 들어왔고 겉으로는 표현하지 못하고 있

 

었지만 각기 다른 이유로 세 사람 모두 긴장하고 있는 상태였다. 동석은 동석 나름대로 함께 일을 했던

 

사람이고 또 무엇보다 동민에 대한 미진의 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에 승희와의 일로 자신도 모

 

르게 미안한 마음과 안쓰러움 뭐 이런 저런 마음들로 긴장을 하고 있었고 동민은 동민 나름대로 미진에

 

게 자신의 마음을 어느 정도 전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과 승희에게 어떠한 행동이라도 하게 될

 

까봐 긴장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승희...

 

승희는 그녀의 모습을 보는 순간부터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마치 크나큰 잘못을 한 사람처럼...

 

하지만 그녀의 생각으로는 그것이 사실이나 마찬가지였다. 동민의 마음을 알게 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동민에게선 아무런 말도 들을 수가 없었다. 그저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으로만 마음을 전할 뿐 이렇다 할

 

얘기가 오고 갔던 것이 아니었다. 승희는 그 이유가 미진 선배 때문일 거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승희

 

또한 동민에게 어떠한 내색도 하지 않았었다. 아직은 시간이 많이 지난 것도 아니었고 그녀의 눈으로도

 

확인했던 적이 있듯이 미진 선배와 동민은 그냥 보통사이가 아니었으니깐.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미진 선배에게는 미안하지만 동민이 자신에게 편하게 말 할 수 있는 그 순간까지 되도록이면 선배와의

 

마주침 없이 지나가길 바랄뿐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아무런 마음에 준비도 없이 그녀와의 마주침이 있

 

고 나니 여러 가지의 감정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녀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불안함과 초조함 그리고

 

초라함까지... 여전히 그녀의 모습은 여자인 자신이 보기에도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그녀에 비해 자신

 

에 모습은 정말이지 보잘 것 없는 것 같았다. 그다지 크지도 않은 키에 그녀만큼 한순간에 모습으로도 기

 

억에 남을 만큼 이목구비가 또렷한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그녀의 집안 내력만큼 자신의 집안에 내세

 

울 만한 그런 것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우연한 마주침에 동민의 마음이 다시금 그녀 쪽으로 흔들리

 

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함. 그녀의 말대로 잠시 동안에 그녀와의 거리로 한 순간에 감정이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까지.. 정말이지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놀라울 만큼 짧은 시간 동안 여러 가지의 감정들이

 

한꺼번에 뒤섞여서 일어나고 있었다. 미진의 모습이 가까워질수록 승희의 고개는 아래로, 아래로 자꾸

 

만 떨어지고 있었다.

 

“오랜만이네. 그 동안 잘 지냈어?”

 

매니저답게 앞서 가던 동석이 먼저 미진에게 말을 건네는 것 같았다.

 

“훗.. 나야 그렇지 뭐. 동석씨는?”

 

“어. 나도 그냥 그럭저럭.”

 

“그래? 동민 씨랑 승희 씨도 잘 지냈어요?”

 

승희는 그때서야 고개를 들어 미진을 바라보았다. 아름다우면서도 여전히 어딘지 모르게 차가워 보이는

 

그녀.

 

“네. 안녕.. 하셨어요?”

 

“훗.. 네. 오랜만이네요.”

 

부드러우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차디찬 마치 비웃음과도 같은 웃음을 보이고 있는 미진. 왠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것 같은 그런 표정이었다. 승희는 그대로 그녀와 눈을 마주하고 있을 수 없을 것 같아 다

 

시금 고개를 숙였다. 그때 동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잘 지냈어?”

 

“보시다시피.”

 

“그래.”

 

어색하면서도 서먹서먹한 두 사람 아니 네 사람이었다.

 

“어! 동민씨 오셨네요. 권 명훈이라고 합니다. 프로에 PD를 맞고 있지요.”

 

네 사람의 서먹한 분위기를 깨고 조금 뒤에 있을 라디오 방송 PD가 와서 동민에게 아는 척을 했고 악수

 

를 나누는 두 사람이었다.

 

“동민씨는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았으니깐 천천히 준비하시고 김 매니저님은 저 잠시만 뵙죠. 방송 진행

 

프로그램을 미리 드릴게요.”

 

“아.. 예. 어.. 두 사람은 대기실에 먼저 가 있어. 그리고 미진아 다음에 언제 술이라도 한잔 하자. 보다시

 

피 난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

 

“어. 그래요. 다음에 봐 동석씨.”

 

“그래 다음에 또 보자.”

 

동석은 권 PD의 뒤를 따랐고 남은 세 사람은 잠시 동안 말이 없었다. 승희는 동석이 가는 것을 보고는 다

 

시금 고개를 숙인 상태였기 때문에 두 사람에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마음 같아선 두 사람의 표정을 살

 

펴보고 싶었지만 도저히 자신이 없어 그대로 바닥만을 보고 있었다.

 

“나도 이만 가볼게.”

 

잠시 동안에 침묵을 깨고 미진이 먼저 말을 꺼냈다.

 

“그래. 다음에 동석이 말대로 언제 술이라도 한잔 하자. 항상.. 건강 조심하고.. 다음에 보자.”

 

미진은 동민의 말에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승희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서 미진을 바라보았다. 어딘지 모

 

르게 슬픔이 담겨져 있는 눈으로 동민을 보고 있는 미진 선배. 그런 미진 선배를 보니 가슴이 아파왔다.

 

지금 자신이 잘하고 있는 것인지 동민에 대한 미진 선배의 마음을 알면서 두 사람의 사이가 어떠했는지

 

잘 알고 있으면서 자신이 이 두 사람의 사이를 이렇게 만들어놓은 것은 아닌지.. 죄책감이 일었다. 미안

 

하다고 말하고 싶은데... 날 용서해 달라고 말하고 싶은데... 차마 입을 열수가 없었다. ‘이젠 내가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서요.’ 미진이 전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 자신이 있는 지금의 이 자리.. 그

 

와 함께 할 수 있는 이 자리... 승희는 동민을 보고 있는 미진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용서와 함께 자신의

 

마음을 말했다..

 

‘미안해요. 이젠 어느 누구에게도 이 자리 양보할 수 없어요. 나도 선배만큼이나 저 곰탱이가 좋은 걸 어

 

떡해요. 이젠 저 곰탱이 없인 안 될 것 같은데... 미안해요... 선배... 정말로...’

 

승희는 다시금 바닥으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미진은 끝내 아무런 대답도 자신에게 또한 아무런 말도 없

 

이 그냥 지나쳐 갔다. 승희가 그런 생각으로 잠시 서 있는 동안 동민 또한 아무런 말없이 그대로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고 혼자 걸어가고 있는 동민의 뒷모습까지 잠시 보고 있던 승희는 다시금 고개를 떨어

 

뜨리곤 동민의 뒤를 따랐다. 그리고 몇 걸음 옮겼을 때 자신을 부르는 미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승희는 생각지도 못한 미진의 목소리에 가슴이 철렁하고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고 자신도 모르게 잠시

 

주춤하다 미진에게로 몸을 돌려 세웠다. 여전히 아무런 표정 없이 자신을 보고 있는 미진이었다.

 

“예전에 내가 했던 얘기... 인원이 다 찼어요.”

 

승희는 미안한 마음에 눈도 마주치지 못한 채 고개만 살짝 끄덕여 보였고 다시금 미진의 목소리가 들여

 

왔을 땐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정말이지 전혀 생각을 하지 못했던 그런 얘기였기 때문이었다.

 

“저 친구.. 잘 부탁해요.”

 

승희가 조금 놀란 얼굴로 고개를 들어 미진을 보았을 때는 이미 몸을 돌려 일행이 있는 쪽으로 가고 있는

 

미진의 뒷모습만이 들어왔고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는 미진의 뒷모습을 보니 고마운 마음과 미안한 마

 

음에 눈물이 나올 것 같았지만 애써 삼키며 마음속으로만 속삭였다.

 

‘고마워요... 고마.. 워요...’

 

승희는 모르고 있었다. 저만치 앞서 가고 있는 동민 또한 마음속으로 미진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있다

 

는 것을 그리고 그 또한 자신과 마찬가지로 미진을 보고 있었다는 것을... 동민은 미진의 목소리에 그 또

 

한 몸을 돌렸었다. 다행이도 승희보다 한 박자 늦었었고 승희는 자신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전혀 느끼

 

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동민도 그대로 미진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미진을 보고 있던 동민은

 

미진이 하는 얘기들을 들을 수 있었고 미진의 마음에 고마움이 담긴 미소를 보내고는 승희가 돌아서기

 

전에 얼른 뒤로 돌아 빠른 걸음으로 저만치 앞서 걸어가고 있었다.

 

 


미진은 자신이 자청해서 맡게 된 신인 그룹에 방송 스케줄과 PR을 위해 방송국에 와 있었다. 미진은 동

 

민을 만난 뒤로 미친 듯이 일에만 매달렸었다. 일에 빠져 있다보면 동민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없는 일도 만들어가며 그렇게 정신없이 보냈었다. 그런데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렇

 

게 빨리 그와 마주치게 될 줄이야... 미진은 동민의 모습을 보는 순간 또다시 잠잠하던 감정이 일어나 가

 

슴이 아파왔다. 뒤로 돌아 피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언젠가는 마주쳐야 할 사람이고 지금 피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애써 표정에 신경을 쓰며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갔다. 미진은 동석과 짧은 인사를 나누는 동안에도 애써 동민의 시선을 피했다. 아직은 정면으로 그와

 

마주할 수 없을 것 같아서였다.

 

“... 항상 건강 조심하고.. 다음에 보자.”

 

항상 건강 조심하고... 미진은 그때서야 천천히 동민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살며시 미소를 짓고 있는 동

 

민. 눈물이 흐를 것만 같았다. 지금까지 이렇게 웃어준 적도 이런 말을 해 준 적도 없었는데... 언제나 차

 

가운 시선으로만 자신을 보아오던 그런 사람이었는데... 눈물이 고이는 것 같고 목이 메어 와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던 미진은 그대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천천히 지나쳐서 앞으로 걸어갔다. 그가 말

 

했던 친구의 사이가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이었을까... 편하게 웃어 줄 수 있고 친구이기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위하는 마음을 그대로 전할 수 있는 그런 관계... 미진은 가던 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뒤로 돌아 저

 

만치 가고 있는 동민의 뒷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동민의 뒤를 어깨가 축 쳐진 채로 힘없이 걸어가고 있는

 

승희의 모습에 시선이 멈춰졌다. 조금 전 동민의 시선을 피하며 보게 된 그녀의 행동에 이미 두 사람 사

 

이에 무엇인가가 있었다는 것을 미진은 눈치 채고 있었다. 저런 남자에게 선택되었으면 행복함에 웃어

 

야지... 바보 같은 기집애... 자신의 상처도 상처였지만 자신으로 인해 행복해하며 웃어야 할 사람이 저렇

 

듯 풀이 죽어 있는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르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고 저런 모습에 그녀를 보면 그의 마음도

 

편치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다. 자신의 처지도 안 좋으면서 남 걱정을 해 주

 

고 있다니 하지만 아무래도 자신이 나서주어야 할 것 같았다. 그녀를 위해서도 그리고 자신이 그토록 사

 

랑했던 동민을 위해서도...

 

“승희씨!”

 

자신의 목소리에 잠시 주춤거리다 뒤로 돌아보는 그녀였고 앞서 가던 동민 또한 멈춰서는 것이 눈에 들

 

어왔다. 그리고 그 또한 천천히 몸을 돌리는 것도... 왠지 그런 동민의 모습을 보니 피식하고 웃음이 나오

 

려고 했다. 바보 같은 사람.. 그렇게도 걱정이 되남? 다른데 가서는 그러지 마. 꼭 연인 위한답시고 눈치

 

없이 행동하는 팔불출 같아... 미진은 나오려는 웃음을 간신이 삼키며 애써 자신을 보고 있는 동민을 무

 

시한 채 승희에게 말했다.

 

“예전에 내가 했던 얘기.. 인원이 다 찼어요.”

 

미진은 그 말을 하곤 잠시 뜸을 들이다 작지만 또렷하게 다음 말을 이었다. 그리곤 바로 몸을 돌려 일행

 

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저 친구.. 잘 부탁해요.”

 

그렇게 몸을 돌려 두 사람을 뒤로 하고 걸어가는 미진. 미진의 눈에 조금씩 눈물이 고여 들었다. 자신이

 

몸을 돌리는 순간 자신을 보며 미소 짓고 있는 동민의 얼굴을 보았기 때문에...  미진은 그런 동민을 못

 

본 척 그냥 몸을 돌려버렸다.

 

‘미안해.. 동민씨... 나.. 아직은.. 당신 얼굴 보며 편하게 웃어 줄 수 없어... 하지만 나 노력할게... 당신과

 

마주앉아 옛이야기를 꺼내면서 웃을 수 있게.. 나.. 그렇게... 그렇게 될 수 있게 노력할게... 지금에 그

 

미소.. 당신과 마주하는 그날까지 마음속에 고이 간직하고 있을게... 고마워...’

 

미진은 눈물이 고인 눈을 몇번 껌벅거리곤 살며시 미소를 지우며 힘찬 걸음으로 일행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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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동안 안녕하셨는지요. 게으름뱅이 송꾸락임다.^^

일이 있어 잠시 집을 떠나 있는 동안 게을러져서리 그 동안에

글을 올리지 못했슴다. 죄송하구요. 늦어지는 마음에 조금 급하게

이었더니 많이 어색할 것임다. 항상 염치없이 드리는 말씀 ^^ 그냥

웃으면서 봐 주세요. 그럼 언제나 행복하시길 바라면서 이만 물러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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