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아침 바다
고요한 아침의 바다
잔물결 하나 일지 않는
너무나 투명하여 하늘을 삼키고
그 넓은 한 쪽 자락에
둥글고도 황홀하게 아름다운
불덩이 하나를 토해냅니다
천천히 조금씩 드러나는 태양
온 누리를 밝히기 위해
제 몸을 불사르려고 하늘에 떴습니다
태양을 토해내고 바다를 삼켜 버린 바다는
죽은 듯 침묵으로 일관하고
물살을 가르며 지나가는 배의 하얀 궤적만
바다인 줄 알게 합니다
그마저 없었더라면
바다가 아닌 넓은 들로 착각할 일입니다
하늘을 삼켜 파랗게 변한 바다
옷도 벗지 않은 체 한 달음에 달려가
뛰어들고 싶은 마음 굴뚝 같이 일고
바다와 하나로 동화되어
물결 따라 파도 따라 세상을 돌고
바위에도 부딪혀 산산이 부셔져도 보고
세월을 잊고 싶어집니다
세월과 하나가 되고 싶습니다............
2003년 6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