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홈에버 관한 사태가 도대체 얼마나 오래가는지 모르겠습니다.
"2년이상 고용한 비정규직 직원은 정규직으로 채용한다."
그런데 골때리는건...
그 2년을 고용하고 말고는 사용자 자유란 겁니다.
그래서 그 2년을 채우지 않도록 1년 반정도? 8개월정도?
아니면 심지어는 계약 기간을 공란으로 놔두고 짜르고 싶을 때 짜를 수 있게 계약을 맺어가고,
현재 고용하고 있는 비정규직들은 2년이 차기 전에 짜르고 있습니다.
한겨례 만평이였나요?
제목'시지프의 신화'를 달고
산꼭데기로 끊임없이 기어 올라오는 비정규직들과
그 산꼭데기에서 "수고했어!"하며 손을 탁 뿌리쳐버리는 사용자를 그린 만평이 그것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충분이 예측 가능한 이런 사태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이 법안이 상정되었을 때부터 계속
나왔지만 그저 강행군으로 밀어붙여 법을 통과시키고 7월에 드디어 시행시킨 겁니다.
그러면서 비정규직을 보호할 좋은 법을 만들어 놨더니 기업들이 악용한다는 말을 하는 정부,
노동부는 참으로 어이가 없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뉴코아는 비정규직들을 외주용역화 하고 4월부터 470명을 해고하였고
홈에버에서는 600여명을 집단 해고한 겁니다.
이런 사태를 보고는 참을 수 없었던 이랜드 직원들은 정규직, 비정규직 할것 없는 일반 노조를
만들고 첨에는 작업장에서 자신들의 요구가 적힌 티를 입고 일을 하는 시위를 하다가
계속적인 대화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점거 파업을 시작한 겁니다.
저도 그 안에 들어가 보았지만 카트로 바리케이트를 치고 홈에버의 물건 하나 상한거
없이 평화적으로 점거하고 있었습니다.
시위장을 갈때마다 더욱 가슴이 아픈 것은 거기서 현재 계속 투쟁하고 계시는 분들은
거의 8,90%가 한 가정의 어린 자식을 둔 어머니인 분들인 겁니다.
어린 자식들 아침밥만 겨우 차려주고 나오시는 분들,
아예 시작부터 지금까지 계속 집에 못들어가고 계시는 분들인 겁니다.
거기다 몇일 전부터는 경찰이 홈에버를 둘러싸고 입장은 못하고 나오는것만
가능하게 해놓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가족들은 만날 수 있게 해주었다고 하고 있죠.
물론 가족을 만날 수는 있겠지만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은 파업을 포기한다는
의미인데도 말입니다.
두번째에 간 날 문화제 이후 밖으로 나오셨던 조합원들을 다시 홈에버 안으로
들어가실 수 있도록 학생들이 전경들을 뚫어주기도 했습니다.
세번째인 오늘은 가족 분들이 많이 오셨는데, 2층창문에 조합원들이 있었고 우리들은
그 밖에 지하철 출구 앞에 앉아서 촛불 문화제를 했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가족들도 안들여보내면서 용역집단은 들여보냈더군요 그것도 형사까지 딸려서.
문화제 도중에 한번 용역집단하고 건물 안에서 마찰이 있었습니다.
아무튼, 농성중인 분들의 자식들, 남편, 아내가 왔었고 멀리서나마 얼굴을 확인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그 애절한 상황에 고개숙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무엇이 이지경까지 만들었을까요?
물론, 직접적으론 말도 안되는 비정규직 보호법안이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 내면엔 자본의 논리에 편승하는 신자유주의가 깔려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본시 비정규직이란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어떤 직업을 경험상으로나,
아니면 임시로 1,2년 할 사람들, 이곳 저곳 직장을 옮길 사람들에게는 유연한 비정규직이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 계약을 새로 맺어 가면서 정규직같이 일은 다 하고 임금은 훨씬 적게 주고,
각종 대우와 권리까지 떨어지는 비정규직이 회사 사원의 큰 부분이 된다면 문제가
심각하다는 겁니다.
현재 홈에버는 80%정도의 사원이 비정규직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생기는 것은 회사가 낮은 임금을 유지하려는 의도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소위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정당화 되는 겁니다. 그것이 바로
신자유주의 논리이지요. 그러면서 이것은 시장에 맡길 문제이고
법적으로 보호(규제)하는 것은 세계시작에서 승리하기 어렵도록 만든다는 논리 입니다.
하지만 전체 경제로 놓고 봅시다.
그런 비정규직의 비중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사람들의 수입은 줄어듭니다.
그럼 그만큼의 소비의 감소, 혹은 시장의 규모가 줄어드는 것이지요.
돈은 돌고 돌아야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방금의 논리가 강화되면 강화될수록 애초에 노동자를 고용하는 자본가는 점점 돈을
불릴 수 있으나(돈이 기업에 고여 있는 것이지요) 장기적 관점, 전체적 관점에선 수많은
사람의 지갑이 얇아지고 그들의 배를 곯게 하는 겁니다.
과연 국가 경쟁력이 돈많은 몇개의 기업이 있을때 강해지는 겁니까? 아니면 많은 대다수의
사람들의 소득이 올라갈때 강해지는 겁니까?
이런 비정규직 문제는 비단 이랜드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민영화 되어가고 있는 기업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KTX여승무원 문제가 바로 그 대표라고 할 수 있겠죠.
대학에서도 수많은 강사들이 바로 비정규직입니다.
이들도 이제는 4학기 이상 강의하는 분들이 없어지게 되겠죠.
그렇다면 과연 대학 교육의 질은 좋아질까요? 등록금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는데 말이죠.
말이 옆으로 삐져나간듯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이 이랜드 투쟁은 바로 비정규직의 문제들을 상징적으로 포괄하는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승리해 나아가야만 비정규직 보호법(개악법)을 올바르게 개정하고 비정규직이 본래
존재하는 이유가 아닌 노동자를 착취하는 수단이 되는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