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전 부터 알던 어떤 오빠를 8개월전에 우연히 다시 만났습니다..
서로 몰랐었는데 걸어서 5분도 안되는 거리에서 살고 있었어요..우연인지 필연인지..
옛날부터 의리있고, 성격좋고, 키도 훤칠하고 인물이 좋아서 인기도 많았습니다..
한번도 이성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한두번 만나다보니 대화도 잘 통하고 사실 비슷한 점도 많았어요.. 둘다 혼기 꽉찬 나이인지라 자연스럽게 만난지 얼마 안되서 결혼 이야기가 오갔어요..
남자쪽 가족들께 인사도 드렸구요..부모님을 제외한 형제들 모임에 이 남자는 저를 자주 불러서 같이 갑니다..현재까지도..
다시 만난지 한달사이에 인사 다 드리고 올 9월쯤 결혼하자는 말을 했어요..
사실..뭐가 뭔지 몰랐지만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행복도 잠시..이 남자가 만난지 두달도 채 안되어서 행동이 급변했어요..
집이 가까워서 거의 매일매일 봤는데..주말에는 각자 생활을 하자고 하지를 않나..책임지지도 못할 말 한거 같다고..결혼 그딴거 관심없다고 했어요..
갑작스런 돌변에 너무나 의아했었죠..주말에 몇번은 전화를 아예 받지 않은 적도 있구요..
이 사람은 주위 사람들에게 날 많이 소개해 줬어요..
그게 득이 된건지 악이 된건지는 모르지만 한 4개월 전쯤 주위 사람에게 충격적인 이사람의 과거를 듣게 되었습니다..
8년 가량을 만난 여자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이 여자..친하지 않았던 제 대학후배예요..
몰랐는데 둘이 대학때 한 4~5년을 동거했답니다..그리고 나에게는 헤어졌다고 했는데 4월 초까지 만나고 연락을 했더군요.. 주말에 바쁘다고 했을때도 그 아이를 만나러 간거였구요.. 또 갔다와서는 제게 여느때 처럼 잘했어요.. 저는 이런 행동이 뭔지 이해가 되지 않아 그냥 묵묵히 지켜봤습니다..오랫동안 만났으니 쉽게 헤어질 수 없었겠지 하면서요..이남자 술이 많이 취하면 늘 세상에서 딱 2명을 죽이고 싶다고..그게 그여자랑 걔네엄마래요..
평소에 과묵한 편이라 도통 속마음을 이야기 하지 않는데 친한 주위 사람3명 정도에게는 자세하지는 않지만 비밀얘기까지 했더라구요.. 그 3명 중에 2명이랑 친해져서 그 두명에게 비밀얘기를 들었어요..
그사람 아주 지독한 사랑을 했더군요..
걔랑 동거하면서 낙태도 했고 심하게 싸울때는 서로 치고박고 싸워서 병원까지 실려가고 경찰서도 왔다갔다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그 아이랑 결혼 하려고 무지 노력했고 양가반대가 심해서 많이 힘들어했다고 들었어요..
또 그 여자의 엄마가 성격이 대단해서 그 집 엄마말에 온 집안 식구들이 움직인다고 하더라구요..내년에 결혼시켜줄게 내년에 해라 하면서 4년을 그래 왔다고 했어요.. 서류상으로만 결혼하지 않은거지 사실상 결혼한거나 다름없이 살아왔더라구요.. 처가살이도 하고..그 여자 집에 들어가서 살면서 청소, 빨래, 설거지,개 똥치우는거 까지 그 집 아빠랑 둘이서 했데요..엄마랑 딸들은 모이면 성형이야기, 명품이야기만 했다더군요..
물론 과거니까 내가 어떻게 말할 수 없지만..나를 만나면서 정리 안된채로 평일엔 나랑, 주말엔 그 아이랑 만나는거 같았어요..참다참다 이거는 아니다 싶어 이사람과 다시 안 봐도 좋으니 그 여자를 만나서 얘기를 듣고 싶었어요..그 사람은 내게 그녀와 완전히 헤어졌다 몇번이고 말했었고, 주위사람들은 계속 만나고 있다고..제발 정신차리라고 조언을 해주는데 뭐가 진실인지 알고 싶었어요..
어찌어찌해서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 아이랑 통화를 했어요..제 존재는 아예 상상도 못하고 있었더라구요..결국 제 전화로 둘이 완전히 깨진거 같아요..
그 후로 저도 이 사람을 떠나려고 몇번이나 시도했습니다..
이 사람 갑자기 사고가 나서 응급실에 실려간 적이 있는데 부모님이 멀리 계셔서 제게 전화했습니다..
그래서 같이 병원 다니고.. 얼마뒤 또 내가 몸이 안 좋아서 병원에 다닐때 이사람..제 옆에 있더라구요..
둘이서 그동안 많이 울기도 했어요..
이렇게 저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문제는 내게는 그 여자 이야기나 자기 속마음 절대로 얘기 하지 않는데 내귀에 들어 올 걸 아는 지 모르는지 측근들에게 시종일관 이렇게 말한답니다..
" 사랑과 조건때문에 고민된다..그래도 사랑을 택하고 싶다"고..
그 사랑이 그 여자고 조건이 저입니다..
서로 그후로는 결혼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지만..친구보다 가깝고 관심사, 성격도 비슷합니다..
그리 긴 세월은 아니지만 서로 의지가 됐고..무엇보다 남자쪽 부모님께서 절 많이 예뻐하십니다..
이런 상황을 잘 모르는 우리집에서는 이 사람 썩 내켜하지는 않지만 어디가서 물어봐도 궁합좋다 말을 많이 들어서 인지 좋으면 결혼하라고 하십니다.. 양가에서 다 좋아하기도 드물거니와 양가 분위기, 배경이 비슷하거든요.. 그러니 조건이 잘 맞는거죠..
이 사람 나와 나란히 모임에도 참석하고 어딜가든 날 데리고 다니는데 내 소개를 하지 않아요..
여자친구라고 하지도 또 동생이라고 하지도 않습니다..
전..가끔 제가 유령이 된 거 같은 기분입니다.. 전혀 마음에 없다면 그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시키지 않았을텐데.. 소문이 무성한 이 곳에서..
그 사람이 나를 속였던 것과 그 사람의 과거가 자꾸만 밟힙니다..
아직까지 그 여자가 많이 생각나는 걸까요?
쪼아대는 것도 내가 피곤해서 싫고 그렇다고 마냥 이대로 지낼 수도 없네요..
한 사람을 이렇게 오래토록 사랑할 수 있을까요?
이 사람은 그 여자를 죽이고 싶다고 자주 얘기했는데 이 사람의 진심은 뭘까요?
제가 떠나는게 이 사람한테도 좋은 걸까요?
***악플은 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