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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싫어했던 큰아버지..

죄송합니다 |2007.07.22 04:46
조회 142 |추천 0

오늘따라 가슴 찡하게 그리워져서 한번 주절거려봅니다..

 

 

 

제게 직업이 타짜이신 큰아버지가 계셨어요

 

어릴적부터 항상 큰집에 가도 큰아버지는 계시지않고

일년에 두번 큰명절때나 ..

할아버지 할머니 제사때나 오시고.. 

큰집이랑 저희집이 걸어서 십오분 정도 거리에

제가 사촌오빠랑 친해서 자주 놀러가고 저희 부모님도 가끔 큰어머니 찾아뵙고 그랬는데

언제나 당연히 큰아버지는 ' 안계신게 당연한사람 ' 이셨어요

 

거기다가 큰아버지

두집살림 하고 계셨어요

바깥집에 어린 아들도 있었구요..

 

바깥집이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 가까이 있어서..

한번씩 길에서 마주치곤 했었는데

그럴때마다 너무너무 친구들보기에 창피하다 느끼고

도망가듯 자리를 피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주말이었는데..

 

밖에서 친구들이랑 놀다가 저녁쯤에 들어왔는데

부모님 표정이 좋지못한겁니다

그래서 제가 여쭙었죠 무슨일있으시냐고

그랬더니 "ㅇㅇ야.. 큰아버지가 폐암이시란다.."

이러시는겁니다

 

잠시 놀랬다가.. 워낙에 싫어했던지라..

태연하게 받아들이고 아무말 없이 방에 들어왔었더랬죠

 

가족들이 병문안 가보자고 아무리 얘기해도 듣지도 않고..

약속있다 나가버리고..

 

그러다 일주일정도 지나고

부모님성화에 못이긴척 병원을 찾았습니다

병마와 싸우느라 그 많던 살들이 다 빠져버리고

앙상하게 뼈만 남으신 당신께서 저를 옆으로 부르시더니

제 손을 두손으로 꼭 잡으시고 무슨 말씀을 하시는데..

너무 소리가 작아 잘 듣질 못했습니다..

그리고 잠깐 옆에 서있다가 일하러 가야한다는 핑계로 집에 와버렸는데..

 

그게 마지막이었습니다 제가 그토록 싫어하던 큰아버지의 목소리..

 

몇일 뒤 주말에 친구들과 바닷가에 놀러갔다가..

술 왕창 마시고 민박잡고 뻗어버렸습니다

다음날 아침.. 술먹은것 치곤 꽤 상쾌하게 깨어났는데

집에서 전화가 계속 오는겁니다

받았더니 엄마 하시는말씀이

큰아버지 아무래도 오늘 밤 못넘기실것 같으다고..

얼른 병원으로 오라고 하시길래..

사람이 태어나서 살다가 갈때되면 가는거지 뭘 그렇게 애태우냐고

짜증 부리다가

병원으로 바로 갔는데...

 

그 날 보았던 것 보다 훨씬 마르고

힘이 없으셔서인지

눈도 못감으시고 입도 못 닫으시고

말 없이 누워만 계신겁니다..

 

옆에서 그 모습 보고있다가...

그냥 자꾸 기분이 찜찜해서 보호자휴게실로 나와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6월10일 오후 7시 50분에 ..

눈,코,입,귀..피를 쏟으시면서 가셨습니다

 

제 눈 앞에서 그렇게 너무 괴롭게 가셨습니다

 

살아계실동안 그렇게 미워하고

일년에 몇번 오시는 날 되면 괜히 그게 싫어서 큰집 주변 맴돌다 잠깐 들어가있고

그랬는데

 

너무너무 죄송했습니다

좋은목소리로 큰아빠 ..웃는얼굴로 큰아빠 한번 불러본적없고

반가운척 인사드려본적도 한번도 없습니다...

이십년넘게 설명절에 큰절 올려본 기억도 몇번 없습니다

 

살아계실때 조금만 덜 미워했으면 너무너무 죄송스런 마음에

한 없이 울었습니다..

 

 

지금 비록 세상에 계시진않지만..

그토록 밉던 우리 큰아빠 다 용서 해드렸습니다

그동안 큰엄마 맘 고생 시키신거

우리 아빠까지 당신때문에 힘들게 하셨던거

다 용서 해드렸습니다

그리고 당신도 그렇게 미워했던 제 마음 용서하셨을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용하게 혼자 앉아있으면

고인이 되신 당신이 너무 너무 간절히 그리운 때가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 그런 길을 걸으셨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다음생에선 천사같은 생을 살으시라고 기도해봅니다

 

 

 

쓰고보니..참 영양가 없는 글이 되었네요 ;;

아무내용 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

더운여름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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