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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이야...오늘 딱 하루만...울어도 돼...

애기의 서방님 |2003.06.13 14:45
조회 924 |추천 0

2003년 6월 10일 자

우리 사랑 ~ing 에 이어서...

 

2003년 6월13일

창문으로 스며드는 싸늘한 새벽 공기에 어렴풋이 잠이 깨었다.

새벽 5시 20분...

2시간 뒤엔 출근 할 시간이다...

잠을 더 자려 했지만 애기가 생각나서 쉽사리 다시 잠들지 못한다...

못 본지 오래 됐다고 어젯밤 칭얼대며 전화하던 애기...

내 품에 안겨서 잠들고 싶다던 말이 새벽에 또다시 뇌리를 스친다.

잠시 뒤엔 애기도 일찍 일어나 슬픈 여행을 준비 해야 한다...

애기의 아버님이 대전 국립묘지에 안장되시는 날...

같이 따라가서 그녀가 기대어 울 수 있게 버티고 옆에 서 있어 주어야 하지만 난 휴가를 내지 못했고 그것이 평생 살면서 마음에 응어리로 남을 거 같다...

막내이면서 하고 싶은대로 행동하는 성격 탓에 가족들에게 자주 혼나는 애기이지만 오늘 만큼은 어른스럽게 어머니 위로도 잘해 드리고 그러라고 어제밤에 잘 가르쳐 줬다...

많이 울 거 같다고 걱정하던 애기의 목소리...

나의 소홀함에 속상해서 자주 울던 애기라 우는걸 많이 싫어했지만 오늘 만큼은 울어도 괜찮다고 허락을 하였다.

아버님은 하늘의 정원을 꾸미시기 위해 다른 사람 보다 빨리 하늘의 부름을 받고 올라가신 거라고 애기를 달래주던 나...

정작 아버님의 안장식이 거행되는 날이 되자 송구스러운 마음도 들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살아계셨다면 나의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여 드리며 이쁘게 사랑했을텐데...

지금쯤 애기는 안장식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너의 눈물을 닦아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서울에 올라 와서 만나보고 집에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애기의 말을  좋게 타일러 오늘 만큼은 조용히 가족들과 보내는게 나을 것 같다고 충고해 주었다...

늘 그랬듯이 나의 말이라면 아빠의 말을 듣는 어린 딸 처럼 뭐든지 믿고 따르는 우리 애기...

'그럴게...'라고 짤막하게 대답한다...

'니가 필요할 때 옆에 있어 주지 못하는 내 자신이 너무 안타깝다'

버스를 타고 대전으로 향하면서도 내가 걱정 많이 하고 있을까봐 애써 밝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해 주던 애기...

난 애기를 마음 가득히 사랑할 수 밖에 없다...

나 또한 애기를 많이 사랑하지만...

오늘 만큼은 하늘에 계신 아버님이 우리 애기를 많이 이뻐해 주셨으면 좋겠다...

다행히 비도 그치고 선선한 바람 부는 날씨에 하늘을 바라 보며 또 한번 다짐한다...

'아버님...제가 아버님 몫 까지 우리 애기 많이 아끼고 사랑할게요...'

잠시 뒤면 울먹이는 목소리로 전화를 하겠지...난 아무 말도 해줄 수가 없을 거 같은데...

애기가 가까이 있다면 그냥 조용히 꼬옥 안아 주고 싶다...

애기를 위해서 아버님이 보내 주신 사람이라고 나에게 말하던 애기를 애기가 믿는 만큼 넓은 마음으로 사랑해 줄게...

난 오늘도 애기 사랑하는 마음을 또 한칸 쌓았다...

애기가 대전에서 조심히 돌아오길 바라며...애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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