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일입니다.
친구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선릉역에서 신도림으로 가는 2호선 지하철을
타고 오는길이였습니다.
그때 시간이 7시를 조금 넘긴시간이라 졸리기도 하고 배고프기도 하고
피곤한 몸을 지하철 손잡이에 기대며 가는데
노약자 쪽에서 갑자기 호르라기 소리가 빽!!!! 하고 들리는 게 아니겠습니까?
갑작스레 난 소리에 놀라서 보니 70정도 나이드신 할아버지 한분이
어린아이둘을 향해서 호통을 치고 계셨습니다.
애들을 보니 하나는 초등학교 2학년 정도 되어보이는 여자아이와
유치원 생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노약자석에 겁에 질린체 있더군요.
할아버지 분은 아파트 경비복 가튼걸 입고 계셨는데(모자까지 완벽하게 쓰셨더라구요)
목에걸린 호르라기를 두세번 빽빽 불어대시더니
새파랗게 어린것들이 노약자석 앉아 있다고 화를 내고 계신것이였습니다.
애들은 갑작스런 할아버지의 고함에 대꾸도 못하고 어린 남동생은 누나 팔을 꼬옥 붙잡고
울먹거리고 누나는 어려도 누나라고 남동생을 자기뒤로 감싸더군요
노약자석에 그 아이들 말고 다들 나이드신분들이 앉아 있어서 자리는 없는 상황이였습니다.
물론 지하철 내에 서있는 사람이 몇몇 있을정도로 자리도 없긴 했구요
아이들이 자리에 일어날 생각을 안한다고 생각하셨는지
그중 어린 여자아이 팔을 우왁스럽게 잡아 밀쳐 끌어내시고는 어른을 공경할줄 알아야 한다며
더욱 큰소리로 화를 내시는데 밀쳐지는과정에서 누이의 팔을 잡고있던 남동생이
바닥에 넘어졌고 오죽 겁을 집어먹었는지 넘어져서 아플텐데도 아프다 말한마디 못하고
아픈 무릎 감싸면서 누이 뒤로 숨더라구요
제가 한마디 하려는 찰라에
그 꼴을 못참겠는지 자리에 있던 20대 후반쯤 되어보이는 여성분이
일어나셔서 아이들을 대리고 남동생을 자신이 앉았던 자리에 앉히시더라구요
그 옆에 계시던 분도 안쓰러웠는지 자리를 양보해 남동생의 누나까지 앉혀 주셨구요
여성분은 겁에질린 아이들을 다독인 후에
그 할아버지에게 가서 어린 아이들인데 너무하신거 같다고
노약자 자석이니 이 아이들도 앉아도 되는데 그렇게 화를 내시냐고 차분히 말을 하시더군요
그랬더니 그 할아버지..
" 무식한거 아니야!!! 노약자석이 뭐야!! 나이먹고 힘없는 사람들 자리 아니야?!!
세파랗게 어린새끼들이 앉아 있으니 허허...나참!!"
더 성질을 내시더라구요
"할아버님 노약자석은요 어리고 약한아이들 임산부 그리고 말 그대로 나이드신분들을 위한
자리입니다..그러니 이 아이들이 앉아있어도 되는건데 그렇게 밀쳐내셔야 되겠습니까.."
라고 여성분이 차분히 설명해도 ...이 할아버지 막무가내 시더군요
호르라기가 무슨 자랑이라도 되는냥 마구 불어제끼는데 귀 찢어지는줄 알았습니다..;;
"허허!! 이 무식한년 보게!! 노약자석이 어째서 저 어린늠세끼들 자리야?!!
너 국민학교는 나왔냐?!! 배운게 없으면 입닥치지 완전 미친년 아니야?!!"
하시는데...성질 안날 사람 없습니다..-_-
저같으면 쌍욕 나올껀데 화나는걸 억누르면서 조용조용히 말씀하시더군요
"저 대학교 까지 졸업했고 대학원 졸업예정입니다. 말씀 그렇게 함부로 하시는거 아니시죠
늙고 약한 사람들을 위한자리는 나이드신분들만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고 말씀드리는 건데
배우고 안배우고가 어딧습니까?"
"원 살다가 별일 다보겠네!! 이봐요!! 이 기집년 말하는 싸가지좀 보소!!
노약자석이 저 어린세끼들 자리랍니다!! 말이 됩니까??
나라가 망할라고 그러나!! 가시나들이 집에서 밥이나하고 애나 낳을것이지 나와 설치더니
위아래도 없고 뭐 잘랐다고 무식하게 설쳐!!
더이상 상대할 필요가 없다고 느낀건지
여성분 그냥 뒤돌아서 겁먹은 아이들 보고 다독이시더군요
두아이들 중에 남자아이가 그 여성분 치맛자락을 잡고서
잘못했어요 그니까 싸우지 마세요 하는데 얼마나 안쓰럽던지...
"너희 잘못이 아니야..저 자리는 너희도 앉아도 되는 자리야..
대신 너희가 자라서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이 되면 앉으면 안돼 ..알겠니?"
차근차근 설명하며 아이들 머리를 쓰다듬어 주니
아이들도 그제야 안심이 됬는지 조금 웃더군요
근데 이 대책없는 할아버지...-_-
아직도 분이 안풀렸는지 아이들 밀쳐낸 자리에 앉아 무식한년이 미친년이 하면서
옆에 앉으신 어르신들 분들에게 억울하다는 듯이 토로 하시는데
갑자기 벌떡 일어서시더니
내가 틀린말 했냐고 하시면서 호르라기를 불어재끼며 "그년 어디갔어!!" 하며
여성분을 찾더군요 뒤돌아 섰다고 못알아보고 지하철 내를 왔다갔다..;;
보다못한 노약자석 앉아 계시던 다른 어르신이 "그만좀 하세요" 라고 한마디 했다가
"그 무식한년 차나타고 댕길것이지 지하철을 왜타!! 배운년이 그따구야!! 안그렇습니까?
내 말에 반대하시는분 있으면 어디 말좀 해보세요!!"
라며 고래고래 소리치시는데..;;
아...할아버님 귀아픕니다..;;
뒤에서 남자고등학생들이 킬킬거리면서 저 할아버지 뇌가 없나봐 .ㅋㅋ 하면서
놀림감이 되셔도..;; 안들리시는건지..소리지르고..;;
외국인들도 한둘 타고있었는데...창피해서 원...
나중에 뒤돌아서 아이들 앞에서 안심시키려 다독이는 여성분을 발견하고는
팔을 우악스럽게 잡고 한대 치려고 삿대질 해대면서 욕을 하시는데
옆에 계시던 아주머니가 보다 못해서
"아가씨 내려!! 험한꼴 보지말고!! " 하면서 여성분을 내릴수 있게 해주시더라구요
여성분이 내리니 속이 시원하셨는지 그 뒤로 노약자석에 아주 다리 쩍 벌리고 앉아서
궁시렁 궁시렁 대시더군요
제가 아이들에게 다가가 물어보니
어린동생이 동화책을 가지고 싶다고 해서 저금통에 돈을 모아 서점을 다녀오는 길이라고
하더라구요 ...좀 작은크기에 책이였는데..아까 밀쳐지면서 부딧쳤는지..
책 귀퉁이가 조금 닳았더군요. 많이 걸어다녔는지 발도 좀 부은거 같았고..
그 다음역에서 아이들이 내렸는데...남자아이 다리를 좀 절더라구요..
어르신 계념좀 챙기셔야 될거 같습니다..
한자어 로도 늙을로 약할약 인데..무식한건 그 여성분이 아니라 할아버님 이시랍니다.
노약자석이 마치 자신들의 특권이라 생각하시는 어르신 분들..
외국인의 눈에 우리나라가 어찌비춰질지...
*어르신에게 계념 챙기라는말 아무리 잘못된 행동이시라지만 말을 함부로 한점
사과글을 올립니다..지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