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그리 길지 않다. 인간의 본성은 빠른 결과를 기대하며, 빨리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다.먼 미래의 수익에 대해서는 매우 높은 할인율이 적용되곤 한다.” 70여 년 전 경제학자 케인즈가 장기투자가가 없는 것을 한탄하며 한 말이다. 눈 앞의 이익과 빠른 결과를 선호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이러한 인간 본성에서 비롯되는 빠른 결과를 얻기 위해 짧은 투자기간을 선호하는 것을 극복할 수 없다면 빨리 부자가 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40대에는 대부분 주택을 소유하게 된다. 그러나 자녀교육과 집 장만에만 몰두하느라 집 이외의 다른 자산은 거의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맞벌이가 아닌 경우에는 40대 중 후반에 들어서야 주택대출 상환이 마무리되는데, 퇴직까지 남은 얼마 되지 않는 기간 동안에 자녀교육과 은퇴를 위한 준비를 마쳐야 한다. 치밀한 준비 없이 지금까지의 방식대로 가다가는 파국적인 미래를 맞이할 수도 있다.
38살 된 신현철(가명)과장은 남들보다 조금 늦게 직장생활을 시작하여 네 살배기 자녀와 갓 태어난 돌잡이 아이를 둔 가장으로, 부인은 최근까지 맞벌이를 하다가 자녀양육문제로 직장을 퇴직했다. 서울 외곽지역에 최근 아파트를 분양 받아 입주하여 거주하면서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었다. 적금으로 20만원과 주식형펀드에 30만원씩을 붓고 있으나, 아내가 퇴직하면서 수입이 줄고 집을 사면서 발생한 대출의 상환부담으로 아이들 대학교육자금과 거의 준비하지 않은 부부의 노후에 대한 걱정 때문에 마음이 불안하다.
[재무목표]
항목
필요 시기
사용기간
필요자금
노후자금
18년후
25년
9억원
첫째자녀 대학자금
15년후
4년
6700만원
둘째자녀 대학자금
18년후
4년
7430만원
단기유동자금
1~3년후
수시
2000만원
신현철씨는 본인과 배우자의 은퇴자금을 재무목표의 최우선순위로 잡았다. 월 200만원을 60세부터 85세까지 소비한다고 가정하고 계산하였다. 교육자금은 대학등록금과 기타필요최소한의 비용으로 잡아 산출하였다. 표에 나타난 자금은 필요시점의 예상미래가치이다.
[재무상태표]
자산
부채와 순자산
현금 및 유동성
현금 800만원
부채
담보대출 8000만원
투자자산
정기예적금 1600만원
신용대출 2000만원
주식펀드 1500만원
부채계
1억원
사용자산
주거주택 4억1000만원
순자산
3억 4900만원
합계
4억 4900만원
합계
4억 4900만원
재무상태표를 보면, 비상예비자금으로 사용 가능한 자금이 최소 2000만원 정도가 있어야 하는데 현금유동성이 800만원밖에 없어 불안하다. 먼저 주택을 확보하기 위해 사용한 부채가 상당한데 이중 특히 신용대출은 연10% 이상의 높은 금리를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금흐름표]
유입
유출
본인근로소득
세후 월550만원
고정지출
보장성보험 26만원
부채상환 90만원
변동지출
생활비 120만원
배우자
근로소득
교육비 70만원
본인용돈 30만원
기타소득
저축과 투자
적립식펀드 30만원
적금 20만원
미파악지출
64만원
유입합계
월평균 550만원
유출합계
월평균 550만원
현금흐름표는 현재 이 가정은 외벌이 소득구조를 반영하여 저축여력이 충분하지 않다. 미파악지출도 64만원씩 발생하고 있다. 이것은 실제로는 지출되고 있으나 고객의 치밀하지 못한 지출관리로 인해 소비명목이 파악되지 않아서 회계상으로만 남는 돈일 가능성이 있다. 아니면 실제로 그만큼씩 남기도 하지만 이것은 저축된다기보다 유동성계좌에서 잠깐 머물다가 정확한 지출명목조차도 파악 안된 채 소비되고 마는 성격의 돈이다. 무엇보다도 미파악지출의 실체를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시급하다. 저축투자 포트폴리오도 이 부분을 밝힌 다음에 수립해야 한다.
또 하나의 논점으로 적정하고 균형된 자산배분상황인지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이 고객은 대부분의 자산이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금융자산을 확보할 투자재원이 부족하다. 주택 이외에는 준비된 자산이 거의 없는데 현금흐름표도 이런 상 황이라면 앞으로 최소 10년 이상 대출상환 스케쥴을 유지해야 하고 미래재무목표를 위한 추가저축도 불가능하여 이 고객의 미래는 참으로 암울해 보인다.
제무설계 제안
1. 높은 금리의 대출을 우선상환
집을 살 때 빌린 돈 중 신용대출은 연간 10%가 넘는 금리를 감내하고 있어 가계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반면, 정기예금은 5%를 넘지 않는 이자밖에는 확보할 수 없어 자원 이용이 비효율적이다. 정기예금 1200만원과 적금 400만원을 해지하여 신용대출을 상환하고, 남은 미상환액 400만원은 주식형펀드의 환매시기를 잘 조절하여 초과수익의 일부를 현금화하여 변제한다. 이렇게 하여 이자지출을 월 15만원가량 줄일 수 있다.
2. 소비성향을 개선하여 저축여력을 확대
이 고객은 투자보다도 우선 소비를 통제하고 조절하는 습관과 구조를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 소비성지출전용계좌와 비소비성지출 및 저축투자 전용계좌를 분리하고 각 지출항목의 한달 예산을 미리 세우고 그 한도 내에서만 돈을 쓰도록 제안했다. 신용카드도 체크카드로 교체하여 무계획적인 후불제 소비방식을 계획적인 소비를 습관화하도록 전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런 방식으로 신현철씨는 가계의 소비성향을 앞으로 더 축소할 수 있겠다고 자신감을 얻었고 미파악지출 64만원도 쓰임새를 규명하여 대부분인 60여만원을 추가저축여력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3. 투자포트폴리오 개선
투자여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은행예금과 적금으로 있던 얼마 되지 않는 목돈마저 부채상환에 써야 하기 때문에, 이제부터 주식형 펀드에서 운용되고 있는 소액의 자금과 월 현금흐름을 개선하여 필요한 체질개선작업을 하고 최대한 빠르게 금융자산을 확대해 나가는 수 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추천포트폴리어]
구분
재무목표
추천상품
투자기간
투자금액
단기
단기유동자금
CMA
수시입출
800만원+추가조성
중기
교육 및 노후자금
국내주식형펀드
3년~7년
월 42만원
중기
교육 및 노후자금
해외주식형펀드
3년~7년
월 40만원
중기
교육 및 노후자금
변액유니버설보험
15년이상
월 30만원
장기
교육 및 노후자금
변액연금
15년이상
월 30만원
장기
위험관리
실손보상형 손해보험
15년이상
월 7만원
1. 유동성관리는 CMA계좌에서
신현철 과장의 가계는 비상예비자금이 현재 1200만원 정도 부족하나, 부족자금은 펀드에 투자하여 발생한 초과수익으로 약 3년간에 걸쳐 충당하기로 한다. 기존의 유동자금 800만원과 추가로 조성할 비상자금을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면서도 4%대의 수익이 가능한 CMA계좌에 입금한다.
2. 자녀교육자금
자녀가 교육자금을 필요로 하는 시기는 앞으로 최소한 15년 이상이 지나야 하므로 단기적인 목돈투자방식은 적절하지 않다. 장기적인 수익률과 위험관리 측면에서 유리한 적립식주식형 펀드투자로 접근하고 특히 비용과 세금측면에서 비교우위에 있는 변액유니버설보험을 중심으로 투자를 전개하기를 추천한다.
첫째와 둘째의 학자금 목표금액 6700만원과 7430만원은 저축투자기간 동안 연환산수익률 10%을
확보한다면 각 18만원과 14만원으로 가능하다.
3. 부부은퇴자금
현재가치로 월 200만원으로 추정한 신현철과장 부부의 노후자금은 60세 은퇴개시시점에 약 9억 원 정도의 미래가치를 확보해야만 충당할 수 있으나, 국민연금을 일부 수령할 것을 반영하면 대략 6억 원 정도로 경감될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의 현금흐름에서 기존의 저축투자금액과 미파악지출 금액까지 통틀어도 이 자금을 조성하기 위한 충분한 투자에는 미치지 못한다. 결국 지금의 재정상황에서는 재무목표들간의 타협과 조정을 통해서 미래자금에 접근해 나갈 수 밖에 없다.
노후자금의 일정부분은 연금을 통하여 확보하는 것이 타당하므로 부부 별도의 변액연금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입 후 상당기간 동안은 자금을 변액연금 내의 주식형펀드에 투입하는 것이 장기투자를 통한 위험프리미엄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현재의 투자금액으로는 완벽한 노후자금의 마련이 어려우므로 향후 여력이 생길 때마다 추가투자를 한다.
고객의 필요자금이 대부분 15년 이상 지나야 필요한 장기목적자금이다. 그러므로 비용과 세금측면에서 따진다면 10년 이상 투자하기에 적합한 상품으로 일반 주식형펀드보다는 변액유니버설보험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를 적립식펀드로 구성한 것은 3년에서 7년 정도의 중기 투자포트폴리오를 통하여 비상자금 등의 단기유동자금과 교육자금이나 은퇴자금 등의 장기목적자금에 추가투자자금을 공급할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수행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실손보상형 손해보험으로 생명보험을 보완
투자를 잘 하더라도 위험관리를 소홀히 하면 공든 탑이 일거에 무너질 수 있다. 고객의 보장성보험은 생명보험으로 대체로 잘 짜여 있으나, 실제 사고 발생시 본인부담비용이 많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 실제 발생한 비용에 대한 보상이 가능한 손해보험으로 가족구성원 모두를 보장받도록 보장구조를 보완했다.
상담과 프리젠테이션 후 신현철과장은 매우 만족하면서 충분한 저축투자계획에는 못 미치지만, 이후로 어떤 방식으로 재무적인 문제에 대하여 계획을 세우고 관점을 가져야 할 지를 깨우치게 되었다고 소감을 피력하였다. 1년 후 다시 지금의 설계내용과 그간의 실천성과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기로 하였다.
[ 박 익 ]
- 재무설계전문가(FP) 한국재무설계㈜
- 매일경제 등에 재무설계 전문 칼럼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