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0대 후반의 남자입니다
오늘 여자친구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들었습니다
여자친구는 저보다 한살이 어리고 연애기간은 8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어쩌면 제 자랑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어릴적 저희 아버지께서 사업이 크게 번창하셔서
집안에 재산이 조금 됩니다.
저는 그런 아버지 밑에서 조금은 불량했던 청소년기때부터 아버지라는 후광을 등에 업고
말그대로 막 살았습니다. 세상에 부족한것이 없다고 여겼습니다.
그런 반면에 제 여자친구는 아버지가 계시지 않고, 어머니 또한 이 일, 저 일 하시며
어렵게 여자친구를 키우시고 생계를 꾸려나가셨고, 현재도 많이 달라진 점은 없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여자친구는 피아노를 전공하였습니다.
지금은 유학을 갔다온 여자친구는 외국 명문대에서 학업을 마치고 세달전에 귀국하였습니다
학비가 없어서 예술고를 자퇴하였고 예고에서 알게된 한 강사분의 배려 덕분에 무료로 레슨을
받으며 음대에 수석으로 입학하여 교수추천으로 독일유학길까지 오른 그녀가 참 대견하기도 하고
자유란 없이 쳇바퀴 생활속에 사는 그녀에게 안타까움도 느꼈습니다.
하지만 제 여자친구는 정말 대단한 거더군요.
여자친구에 비하면 저는 부유함을 업고 지방에 이름없는 대학마저도 제대로 다니지못해 중퇴이고
딱히 하는 일도 없고 말 그대로 의욕없는 백수 폐인의 표본이더군요
그래도 전역후 소위 대기업이라 불리는 곳에서 일을 한적도 있었는데, 도중에 사업하겠다고
무작정 그만두고 내려와 사업은 커녕 모아둔 돈 흥청망청 다 써버리고, 여자친구가 독일에 있을때에도
보고싶단 핑계로 따라가서 그녀를 귀찮게 하며 감시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제가 이렇게 하찮고 한심한놈인지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네요.
오늘 여자친구가 저와 헤어지면서 편지 한장을 주더군요.
집으로 오는 길에 읽어봤습니다. 대충 이런 내용이더군요
비록 나는 가난해서 남들앞에서 떳떳하지 못하고 항상 비굴하게 살아왔지만
이제는 그렇게 살지 않을 거라고.. 자신 정도의 학벌이라면 선을 보아서라도
저보다는 똑똑하고 성실한 사람 만날수 있을거라고..
이제는 자신의 눈에 제가 정말 삼류로 보인다고.. 그런식으로 적어놨더군요
무슨말이냐고 전화를 했습니다. 헤어지자는 말이라더군요
한번도 여자친구는 그런 칼날을 담은 말들을 저에게 뱉은적이 없었기에 너무나 충격이었습니다
뒤돌아 생각해보니 제 인생이 정말 시궁창보다 못하단 생각에 더이상 무어라 변명도, 기회를 달라는
말조차 할 수가 없었습니다...
여자친구가 지금의 자리까지 있기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충분히 알고 있지만
이 상황이 도저히 납득이 되질 않으니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여자친구의 행복을, 위해서.. 그냥 보내줘야 하는 겁니까?
아니면 저는 정말 삼류라서 잡을 자격도 없는걸까요?
돌아오라고 무릎이라도 꿇고 싶은 심정입니다
정말 야속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