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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브로[16]

코쿄 |2007.08.16 21:20
조회 661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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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배불르다. 그 아까 그밥 다 먹지 말껄. 결국 조금 남았다고 다 먹었더니 배 터질꺼같아요. "

 

" 왜? 비축해둔다며? 크큭.. 너도 참, 웃기다. "

 

" 왜요~ 그만해요. 먹고나서 배불르면 미련했단 느낌이 들어서 후회스럽고 속상해요. 언니는 그런적 없어요? "

 

" 나? 난.. 아마 배부르기 전에 숫가락을 놓을껄? "

 

" 아까 .. 음음. 그랬던가. 에휴.. 하여튼 다이어트 말만 다이어트지. 미련해 미련해.. 아악.. "

 

" 아이스크림 먹자. "

 

" 네? 아.. 참아야 하는데.. 밥 너무 많이 먹어서.. "

 

" 먹자아~ 내일부터 열심히 하면되지.. 소식하고 운동도 하고.. "

 

" 그럼.. 그래 볼까요? 호호.. "

 

 

나는 결국 유혹을 참지 못하고 아이스크림에까지 손을 대고 있었다. 그녀는 작은 접시에 아이스크림을 덜어둔후 작은 스푼으로 여유롭게 먹는가 하면, 나는 언니가 다른 컵에까지 아이스크림을 덜어주려 하자 나는 손을 흔들어보였다.

 

 

" 언니, 뭘 그렇게.. 설겆이도 해야하고 불편하잖아요. "

 

" 으응? ??"

 

" 에이, 아이스크림은 그냥 먹어야해요. "

 

 

나는 낄낄대면서 숫가락 통에서 숫가락을 꺼내고 잔뜩 남은 아이스크림을 통채로 않고 쇼파로 들고갔다. 커다란 수져위로 아이스크림이 듬뿍 올려져 있고 나는 그걸 한입에 넣었다. 그러자 그녀는 너무 놀랬는지 눈을 커다랗게 뜨고 동물원에 동물보듯 바라보고있었다. 나는 슬슬 언니의 표정을 감지하곤 민망스러웠다.

 

 

 

" 언니.. 그래두.. 그렇게 보고 그러면... 아이스크림 먹는데.. 민망하잖아요.... "

 

" 응? 아냐아냐. 그거때문이 아니라.. "

 

" 네?? "

 

 

 

나는 내 뒤쪽에 뭐가 있나 싶어서 급하게 뒤를 돌아 보았다. 그러자 작은새가 베란다 틈사이로 들어오게 됐는지 그 안에 갖혀서 푸닥푸닥 대고 있었다. 낮부터 그곳에 갖혀서 그런지 이미 힘이 빠질때로 빠진건지 바닦에서 계속 힘을주어 애초롭게 날개짓만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조심스럽게 베란다 문을 열었다.

 

 

" 어머어머어머.. 너무 조금해. 살짝 다쳤나봐.. "

 

" 그래요? 어디 봐요봐요. "

 

 

나는 서서히 녹아가는 아이스크림을 쇼파위에 방치해두고는 그녀가 있는 쪽으로 갔다.

 

그녀의 손에서 어찌나 꽉잡혀있는지 푸닥거리지도 못하는 새를 그녀는 나에게 건내 주었다. 나는 건내 받으면서 말했다.

 

 

" 아니, 이건 왜요? "

 

" 치료 해줘야지.. 그래야지 나중에 박씨라도 물고오지. "

 

" 쯧쯧.. 사람이 너무 동화적이야. 나도 컨셉을 좀 바꿔야겠어요~ "

 

" 하하. 잠시만.. 어어, 여깄네. "

 

 

그녀는 무시무시한 소독약과 빨간약을 양손에 들고 있었다. 쇼파앞에 미니테이블위에 올려두고는 작은 솜방망이인 면봉을 들고 왔다.

 

 

" 거기, 거기 보이지? "

 

" 아.. 여기요. "

 

" 응. 나갈려고 발버둥치다가 문에 찌인거 같아. 아플텐데.. 에구에구. "

 

" 그래도 살려면 참아야죠. "

 

" 응. 꼭 잡고 있어. "

 

 

그녀는 애처로운 눈빛으로 소독을 하고 약을 바를때마다 작은 참새보다 더 움찔거리고 있었다.

 

 

 

" 다했는데.. "

 

" 그럼 밖에 앞에 보니까 꽃사과나무있던데, 거기에 두면 될듯.. "

 

" 고양이가 물어가면 어떻게? "

 

" 그거야. 참새 운명이죠... "

 

" 아.. 너도 내 생각인데, 너.. 욱환이 일 있은후에 너무 많이 변한거 같아. "

 

" 네??? "

 

" 아냐.. 아무것도. "

 

" 음.."

 

" 그냥, 작은방에 넣어놔야겠다. 옷상자 있었는데, 지쳐서 날지도 못하는거 같아. 그치? "

 

" .. 그러네요. "

 

" 잠시만, 옷좀 옆에 빼놓고.. "

 

" 네~ "

 

 

나는 괜히 슬픈 생각이 들었다. 굳이 이별을 경험하고 사람이 변할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왔는데 나는 확실히 변해 있었다. 사람간의 믿음이나 신뢰라는 그런 것에 조금 불안해 한달까? 어쨌든, 그녀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녀가 옷을 다 빼두었는지 나를 불렀다.

 

 

" 채민아. 이리와.. "

 

" 네~~ "

 

" 참새.. 안에 넣어두고 문닫아야겠다. 괜히 우리 보면 불안해 할꺼같아. "

 

" 그래요. 여기. "

 

 

나는 작은 참새를 건내 주었다.

그녀는 세상을 다 갖은듯 싱긋 웃었다. 그 웃음의 의미는 무엇이였을까? 행복이였을까?

 

 

 

그녀와 내가 참새를 넣어두고 문을 닫고 나오는데 나는 물어보았다.

 

 

 

" 근데, 행복해요? "

 

" 그럼 큰일날뻔했잖아. "

 

" 뭐가요?? "

 

" 참새.. 내가 살리고 너가 살렸으니 큰일한거지. 뿌듯해. 그래서 행복한걸지도 모르겠어. "

 

" 그런가.. "

 

" 난 그래서 널 돕고 싶어. 아까 이야기 하려다 말았는데.. 앉아봐. "

 

" 그래요.. 나도 궁금해요. 오늘 저녁 잠은 잘수 있을꺼 같아요. 흐흐. "

 

" 그냥 좋게 좋게 받아드리도록해. "

 

 

 

나는 그녀가 좋게 받아드리라는 그 말에 갑자기 심장이 두근두근했다. 무슨 소식일지, 너무 궁금하기도 하고 왠지 충격을 받을지도 모를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말하기 전에 떠들어 대던 바보상자인 TV를 끄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TV가 꺼진후에 바람소리나 시계소리 그리고 작은 세상의 잡음이 들린다. 왠지 어색하지만 그녀의 음성이 방안에 흐르자 그 어색함도 잠시 뿐이였다.

 

 

 

" 사실 너가 입사하기 얼마전에 내 동생이 교통사고로 하늘나라 간거 알지? 아마 알꺼라고 생각해. 누군가에게 들었겠다. 생각해왔어. 그리고 욱환이가 널 처음 만나고 그런 내가 널 알게되고 우리 아빠가 너의 모습을 확인하고 모든것이 어느정도 동생의 모습과 너의 모습으로 인해 다들 친분이 두터워진 계기도 되었지. 처음부터 너에곁에서 내 동생의 모습을 자꾸 떠올리고 찾게 된것도 너가 내 동생이 아니라 채민이라는 사실을 점점 알아가면서 부터 미안해 왔어. 하지만 지금은 다행이 너가 임채민이고 참 예쁜 동료이자 동생인 사실 잘 알고 있어. 그건 그렇다 치고, "

 

 

 

나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볼수 없었다. 그냥 뭔지 모를 느낌이였다. 나는 몸을 동그랗게 말아 무릅을 안았다. 아이스크림은 이미 물처럼 다 녹아있었고 그녀는 짐을 풀어 놓듯 하나하나 이야기 하고 있었다.

 

 

 

" 내 동생 죽기 1년 전이였던것 같아. 동생이 하루는 정말 좋은 남자와 만난다고 하더라고, 그러면서 나한테 소개해주고 싶다고 근데 그때당시 아버지 회사 직원이였거든. 갑작스럽게 2명이나 그만두고 출판일로 너무 바빴어. 그래서 그날따라 또 일도 많고 탈도 많고 동생과 그 남자친구를 만나야 했는데 캔슬나버렸어. 나중에 둘다 맛있는거 사준다고 하면서 미안하다고 전하고 몇일이 흘렀어. 아버지친구분 아들이 괜찮은 삽화가라고 하면서 소개를 해준다는거야. 그게 욱환이였지. 같이 일도 하고 그러면서 친해지게 됐는데, 시간이 급한 삽화물이 있어서 내가 재촉을 했었거든. 그날 저녁에 원고랑 다 들고 찾아왔는데 키가 크고 무척 도도해보이는 여자가 서있는거야. 빤히 나를 보고있길래 나도 뭔가 싶어 빤히 쳐다봤는데, 그 여자가 먼저 인사하드라. 욱환이는 웃으면서 여자친구라고 머쓱해 하더군. "

 

" 아, 그 여자 저도 봤어요. "

 

" 그래? 흠.. 여기저기. 암튼, 그날 저녁에 나도 같이 퇴근하면서 셋이 저녁도 먹고 술도 한잔하고 헤어졌거든. 근데, 그러고 한달이 지나서던가, 동생이 이번엔 나보고 정하라면서 맛있는거 사준다고 했던 약속 지키라고 하는거야. 그래서 그 다음날인가 퇴근하고 종로에서 만났는데, 휴.. "

 

" 만났는데.. ? "

 

" 내 동생이 좋아서 어쩔줄 몰라하던 남자가 욱환이였어. 팔을 붙잡고 손을잡고 저 멀리서 나는 그 둘을 확인하고 뒤를 돌아서 집으로 돌아왔어. 동생한테 전화 걸어서 집에 큰일이 생겼다고 일단 빨리오라고 했는데, 온통 머리가 깜깜한거 있지? 어찌 해야할지를 모르겠는거야. "

 

" 생각만 해도.. 아니, 언니 입장에서요. 아니다.. 그냥 언니 동생 언니 입장 모두요.. "

 

" 동생이 들어오자마자 왜그러냐고 묻는데, 나는 무턱대고 만나지 말라고 했어. 동생은 이상하다고 왜그러냐고 묻는데, 차마 뭐라 할말이 없는거야. 그래서 그냥 맘에 안든다고 했었어. 그리고 그 다음날인가 욱환이가 회사에 왔는데, 내가 어찌나 화가나던지, 보자마자 뺨을 때린거 있지. "

 

" 뺨이요? 뺨?? "

 

" 그래.. 뺨. 때리고 났는데 속이 덜플리더라. 욱환이도 내가 왜 그러는지 몰라서 어이없다고 얼굴이 일그러 지고 있었는데, 내가 물어봤어. 내 동생이름을 대면서 알지 않냐고. 그랬더니 당황스러워하드라. 난 욱환이를 끌고 비상구 앞으로 나왔어. 다들 사무실에서 쳐다보는게 신경도 쓰이고 욱환이한테 걔가 내 동생이라고 너가 좋아서 미쳤다고 따라다니는 내 동생이 무슨죄가 있는거냐고 막 물어봤거든. 할말이 없다고 하드라. 하지만 진심이라고 하드라. 두 여자 모두 진심이라고, 그게 더 화가나서 당장 헤어지라고 했어. 그리고 그 담날부터는 모두 내탓이라면서 동생이 일주일을 꼬박 울기 시작했어. 근데, 동생이 처음 사귄 남자라서 상처받을까봐 욱환이가 다른여자 있다는 말을 차마 할수가 없었어. 그 이후에 욱환이가 널 보았고, 사실 욱환이가 여자친구랑 헤어지면서 힘들어 할 찰라에 너가 다가온거였어. 내 동생은 헤어진후에도 잊지 못해서 힘들어 하곤했었거든. 그리고 너가 자신을 좋아하니까 솔직히 내가 널 알고 난후에 내 눈치도 보였을꺼야. 그럴필요 없었는데, 어쨌든 욱환이 말로는 널 좋아하고 사랑한다고 느낀건 사실인데 너무 너한테 여러사람이 겹쳐 보이드래. 죄를 많이 지은걸까? 걔 말로는 그렇게 이야기 하더군. 너한테서 다른이를 찾는다는건 참 미안해 지는 일이야. 널 그대로 봐줘야했는데, 근데 뭐가 이렇게 장황하고 설명이 잘 안돼냐.. 꼭 술마신것같다. 미안해. "

 

 

" 아뇨.. 사실 나도 미련 없어요. 그사람. 처음에 이미 알아버렸었거든요. 느낌이 어떻게 해도 이루워질수 없을꺼같았어요. 내 사랑에 희망이 없었다는 사실이 자꾸 느껴질때마다 많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그냥 일상적이여서 괜찮아졌어요. 여자의 육감이랄까?~ "

 

 

" 하하, 너도 여자였어? "

 

 

" 그럼요. 근데 그 남자는 어떤사람이에요? "

 

 

" 그냥, 욱환이랑 정 반대 되는 남자. "

 

 

" 그런가.. "

 

 

" 응. 만나보면 알아. 모든 판단은 너가하는거야. 내가 좋다한들 너가 싫을수도 있고.. "

 

 

" 그나저나, 새 조용해 진거 같아요. "

 

 

" 응.. 지도 지쳤겠지. 아마.. "

 

 

" 그러게요. "

 

 

" 예전에 새 키웠었거든. 집에다 막 풀어놓고 키웠어. 가끔 밖에도 나갔다 들어왔다 했는데, 저기 위에 베란다에 작은 구멍 보이니? "

 

 

" 아, 저기요? "

 

 

그곳은 네모난 환풍기 구멍이였다. 하지만 환풍기는 온대간대 없었다.

 

 

 

" 응, 환풍기 뜯어 버린지 얼마 안돼서 집에서 키우는 삐삐, 아 새이름이야. 새가 저기를 들락날락하면서 밖이랑 집을 오고 다녔거든. 근데 하루는 삐삐가 밖에 나가고 점심쯤 되서 애기들이 꽃사과를 따겠다고 돌을 던진게 우리집 저 유리에 부딫여서 깨지는 바람에 삐삐가 들어올때 상처날까봐 큰문을 열어두고 환풍기 구멍을 박스로 막아두었거든. 근데 12시가 되서도 얘가 안들어 오는거야. 그래서 쇼파에서 기다리다가 잠깐 졸았는데 그 막힌 환풍기 구멍을 콕콕 쪼고있드라. 나는 큰 문을 더 활짝 열었는데도 들어오지 않더라고, 그래서 의자 위로 올라서서 밖으로 손을 뻣어서 삐삐를 잡았는데 온몸이 피가 흐르는거야. 박스 반대편 종이는 다 떨어지고 그 사이에 있던 유리에 몸이 다 찔려서, 그리고 얼마 안가서 죽었어. 그 다음부터 교감할수 있는 생명체, 뭐 애완 동물은 안키우고 살아. "

 

 

" 근데 삐삐라는 새.. 미련했네요. "

 

 

" 그러게 말야. 큰문을 두고.. "

 

 

" 아.. 근데, 귀찮다. "

 

 

" 너야, 이제 직원이긴해도 작가라는 이름도 붙고 어느정도 질적으로 양적으로 높아 졌잖아? 안그래? "

 

 

" 하하. 그런가요? "

 

 

" 응, 자고 내일 출근해.. "

 

 

" 히히. 그래야겠어요. "

 

 

" 그래그래.. "

 

 

 

 

그녀가 다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을 들고 거실로 향했다. 그 발걸음은 왜그리 무거워보이던지, 어쨌든 미련한 새와, 바보같은 욱환씨와 더 바보같은 나 기억을 확실히 지울순 없지만 빨리 잠이라도 들면 조금은 잊을수 있을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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