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원에서 1,000원까지
우리의 '피와 땀의 역사'를 보여주는 대중 교통인 '버스'는 어떻게 변해왔을까?
버스요금이 '10원'이던 시절이 있었다. 70년대 버스는 지금과 달리 두 개의 문에서 각각
내리기도 하고 타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차장'이라고 불리는 안내양 2명이 문 앞에서
손님에게 요금을 받고 승하차를 도왔다고 한다. 자동차 주차할 때 많이 쓰는 '오라잇 오라잇'
이라는 '콩글리시'도 버스 안내양에게서 나왔다고 한다. 학생들은 소위 '회수권'이라고
하는 껌 종이만한 '버스표'를 사용하였고 안내양은 '종로 2가 내리실 분 나오세요'라고 하는
정거장 안내도 함께 하였다. 그러던 것이 15원으로 인상 되었다.
생각해 보면 50% 인상이니 당시 반발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학생들 중에는 한판에
10매씩 있는 회수권을 조금씩 줄여 11매로 잘라 사용 하는 경우도 있어 회수권 제시
때 안내양과의 실랑이도 벌어지는 광경도 흔했다. 또한 택시는 엄청나게 비싸게 인식 되었고
지하철은 후반부에 개통 되었으나 노선이 지극히 제한적이어서 대부분의 시민들이 버스에
의존하였고 그래서 만원 버스는 생활의 일부였다. 아마도 안내양들의 가장 커다란 역할은
가능한 한 많은 손님을 태우고 문이 안 닫혀도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80년대 5공 시절 '시민 자율 버스'라는 것이 나와서 버스 안내양이 없어지고, 기사가
직접 요금까지 받고 문까지 열어주는 버스로 바뀌었다. 기사가 일일이 돈을 받고
거슬러 주기는 불편하므로 '버스 토큰'이라는 것이 이 때 등장하였다.
학생용 토큰은 은색, 성인용 토큰은 금색. 버스 정류장 앞에 '토큰 파는 박스'가 생긴 것이
아마 이때였을 것 같다. 앞문으로 내리고 타던 시민 자율 버스는 불편함이 지적되어
'앞문'으로 타고 '뒷문'으로 내리는 요즘과 같은 형태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때는 지하철이 확실한 대안으로 대두 되어 버스의 변화를 가능케 했을 것이다. 그 당시에
버스 요금이 대략 150원 정도였다고 하니, 이것도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다.
그리고 어느 때 인가 '버스 전용차선'이란 것이 생겼다. 파란색 띠로 버스만 다닐 수
있는 '전용차로'를 표시하는 선을 그은 것이다. 차량이 늘어나고 교통이 복잡해 질 때
대중교통을 좀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도록 한 조치였지만 애매한 표시와 구청 직원까지
동원된 과다한 단속 등 끊임없는 논란 속에 있기도 했다.
버스 토큰은 꽤 오래도록 지속되었다고 한다. 엽전처럼 가운데 작은 구멍이 뚫린
버스 토큰은 아마도 '신용카드'라는 기술이 나오지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사용되었을 지
모른다. 버스요금이 300원, 400원으로 계속 오를 때도 토큰은 있었다고 하니 말이다.
버스 보다는 지하철을 더 많이 이용하게 되면서 요금이 조금 더 비싼 '좌석버스'라는 것이
나와서 편안하게 앉아서 갈 수 있게 하였고, 여름에는 에어컨도 나왔다. 어느 순간부터
버스에서도 '안내방송'이라는 것이 나와서 손님이 내릴 정거장을 안내 방송을 통해서
알 수 있게 되었다. 점점 버스가 업그레이드 되어 간 것이다. 그럼에도 지하철에 밀려서
'만원버스'라는 것이 거의 없어지고 있었다. 물론 출퇴근 시간은 예외라서 '좌석버스'를
타도 서서 가야 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좌석버스' '안내방송' '버스 전용차선' 그리고
300~400백원대로 오른 요금은 모두 8~90년대의 변화였다.
2004년에 도입된 '버스 지하철 환승제도'는 '토큰시대'가 사라지고 '교통카드'라는
기술의 발전에 의해서 가능할 수 있는 제도였다. 한 장의 카드로 버스와 지하철을
모두 탈 수 있고, 환승할인까지 받으니 갈아타는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편리해진
제도이다. 처음 이 제도를 시행할 때 요금이 현금기준 900원이었다가 얼마 전에
100원이 올라서 드디어 버스 요금은 '1,000원'이 되었다.
버스 노선을 대폭 바꾸었고, 좌석버스와 입석버스가 아니라 '지선' '간선' 그리고
조금 요금이 비싼 '적색버스'등 여러 형태로 버스가 나누어졌고, '마을버스'까지도
환승제에 포함되었다. 그리고 요즘은 '메트로 버스'라는 굉장히 긴 리무진 같은
버스도 생겼다.
요금이 10원에서 1,000원으로 변했으니 100배 오른 것이다. 과연 버스 이용이 100배
편해졌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Say memoi(미무아)...
개근상? 우등상?
전설의 야구왕 '루 게릭'은 희귀병에 걸려서 은퇴하기 전까지 베이브 루스와 함께
뉴욕양키즈의 타선의 핵이었다. 늘 3할대를 웃도는 정교한 타격과 매년 홈런경쟁을
하는 장타력을 가진 선수로서도 유명하지만 그것 보다 루 게릭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기록은 바로 '철인'이라는 수식어이다. 그는 무려 2,130게임을 연속 출장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오래 전에 만들어진 루 게릭의 영화에서도 그가 2천게임넘게
연속출장을 하여 아내와 함께 기뻐하는 장면이 나온다. 심한 부상과 몸살 등에
시달리면서도 투혼으로 경기에 빠짐없이 참여했다는 것은 루 게릭의 가장 큰
자부심이었다. '타격왕' '홈런왕' 등의 타이틀을 여러 번 차지했음에도 '성실성'으로
더 인정받는 스타였다.
전설의 홈런왕 '행크 아론'은 755개라는 엄청난 홈런기록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한 해에 50개의 홈런을 기록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대신 데뷔 2년차부터 그는
20년 연속 매년 20개 이상의 홈런을 꾸준히 쳐냈다. 즉 부상없이 매 시즌 꾸준한
성적을 올리는 굉장히 성실한 선수였다.
어린 시절 친구의 집에 생일 파티를 간 적이 있었다. 친구의 어머니는 생일에 온
친구들이 이번 학기에 우등상을 받았는지 관심이 많았다. 공부를 잘 했던 그 친구가
아깝게 우등상을 못 받은 것을 그 어머니는 무척 아쉬워하셨다. 생일에 온 몇 명의
친구들 중 '개근상'을 받은 아이들이 있었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그 친구의 어머니는
그건 상도 아니야'라고 평가절하했다. 과연 그럴까? '개근'이라는 것은 '성실함'에
대한 증거이다. 특정 시기에 우수한 성적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꾸준함의
상징인 '개근상'이 왜 중요하지 않을까? 행크 아론의 홈런 기록도 그가 20년 이상
꾸준히 출전하지 못했다면 불가능했을 기록이다. 홈런기록도 세우고 홈런왕을
몇 번 했던 장종훈보다 한 번도 홈런왕에 오르지 못한 양준혁이 더 홈런수가 많은
것도 꾸준함 때문이다.
'우등상'도 중요하고 가치가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꾸준하고 성실하다는 증거인
'개근상'의 가치도 소중히 여겨야 할 것이다.
Say memoi(미무아)...
세종대왕의 실수
어릴 때부터 '대한민국 위인'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은 단연 이순신장군과 세종대왕
일 것이다. 이순신장군은 왜적을 물리친 위대한 장군이고, 세종대왕은 한글을 창제한
위대한 임금으로 배워왔다. 우리나라 '위인사'에 이 두 사람을 뚫고 들어갈 만한 '제 3의
위인'은 아마도 존재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세종대왕이 한글 창제를 비롯한 많은 업적을 남길 수 있었던 원인은 그가
왕위에 오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세종대왕은 태종 이방원의 셋째 아들이다. 만약
장남인 '양녕대군'이 왕위에 올랐다면? 그렇지만 양녕대군은 자신보다 훨씬 총명하고
재능이 높았던 세종대왕이 진정 왕이 될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세자의 자리를
양보했다. 이런 양녕대군의 양보, 즉 '장남의 양보'가 있었기에 세종대왕은 왕위에
오를 수 있었고, 많은 업적을 남기게 되었다.
그런데 그런 세종대왕의 가장 큰 실수는 '세자책봉'이었다. 세종대왕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문종'은 병약한 왕이었다. 그래서 일찍 세상을 떠났고, 결국 단종의 비극을
불러 일으켰다. 만약 세종대왕이 병약한 문종이 아닌 '능력있는' 세조에게 왕위를
물려주었다면? 그렇다면 조선 왕조의 '피비린내 나는 왕권다툼의 역사'는 많이 줄어들었을
것이다.
장남의 양보로 인하여 왕위에 올랐던 세종대왕은 아이러니하게 자신의 후손들에 대해서는
그런 '현명함'을 보이지 못했다. 자신의 형이 보여준 '무조건적인 장남 선호보다 현명한
사람이 왕위에 오르게 하는 지혜'를 세종대왕 자신은 그 혜택자면서 실행을 못한 것이다.
우리나라 최근 정치권은 늘 싸움판이고, 양보라는 것이 없고 '나'아니면 안된다고들
주장한다. 이럴 때 세종대왕의 형인 양녕대군이 생각난다.
Say memoi(미무아)...
진정한 행복은 자랑할 필요가 없다.
언제부터인가 TV에 토크쇼가 많이 생겼다. 아침방송에 사실 마땅히 할 것도 없고,
연예인들 나와서 사생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 중 상당부분은 '부부간의 행복'에
대한 이야기다. 어떻게 보면 좀 웃기는 이야기다. 자기네 부부 금실좋고 행복하다는
것을 왜 TV에 나와서 국민들에게 홍보할까? 그게 홍보할 대상일까?
연예인이란 '가수' '영화배우' '탤런트' '개그맨' 등 대중문화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이고,
그들이 그 활동을 충실히 잘 해주면 된다. 그래서 10번 가까이 결혼, 이혼을 반복한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사생활은 그냥 가십거리 일 뿐, 그게 그 배우의 '가치'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방송은 지나치게 연예인들의 '가정생활'을 중계한다. 사귄다는 스캔들부터
결혼중계, 신혼여행 중계, 사는 집 탐방… 수백평짜리 연예인들 신혼집을 방송에 중계해서
뭘 어쩌겠다는 것일까?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거나 된장녀를 양산하겠다는 것인가?
하지만 그것도 잠깐이다. 초호화 저택이나 대형 아파트에서 결혼생활을 하며 마냥 '행복하다'
'우리 남편 최고다'라고 떠들던 연예인들이 불과 몇 달 후 며칠 후 소위 '성격차'라는 이유로
이혼을 한다. 이젠 아무리 행복했다고 떠드는 연예인이 이혼했다고 해도 별로 놀라지
않는다.
'부부'라는 것은 하늘이 준 인연이라고 한다. 부부는 행복하고 즐기기만 하라고 맺어지는
것은 아니다. 부부의 행복은 '인내'와 '노력' 그리고 '배려'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남에게 '우린 이렇게 잘 먹고 좋은 집에서 행복하게 산다'라고 자랑하라는 것이 부부의
의무가 아니다. 금실좋은 부부를 남발한 얼마나 많은 연예인이 이혼을 했는가?
이런 사례가 많다 보니 이젠, 누가 TV에 나와서 금실좋다 행복하다 라고 해도 믿지 않는다.
'늑대와 양치가'가 된것이다. 행복은 자랑하기 위해서 얻는 것이 아니다. 나의 가족,
나의 자녀들을 위해서 노력하고 참된 인간관계의 소중함을 깨우쳐 나가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TV에 나와서 '가족간의 행복' 마저도 '사행성'으로 몰고가는 그런 상업적인
행복자랑'은 그만 했으면 한다. 그런 점에서 차인표-신애라 부부, 최수종-하희라 부부처럼
꾸준히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부부는 무척 아름다워 보인다.
Say memoi(미무아)...
좋은 농산물의 기준은?
요즈음을 상징하는 화두 중 하나가 웰빙(well being)이다. 이 개념이 진화하여
로하스(LOHAS) 등의 신종어가 생겨 난 지도 꽤 되었다. 인공 비료를 전혀 사용
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재배 하였다고 하여 건강에 좋다는 것이고 가족의 건강을
최우선시하는 우리 주부들에게 어필 하였다. 효과는 아주 좋아 가격아 훨씬
비싸도 인기는 여전하고 그러다 보니 가짜도 만연하여 우리를 분노케 한다.
이런 ‘유기농’ 제품들의 특징은 모양이 일정치 않고 흙이 그대로 묻어 있는 등
투박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음식을 넘어서 갖가지의 의학적 효과로 포장된
진흙을 얼굴에 바르기도 한다. 이러한 자연으로의 회귀는 아마도 언젠가 발표 된
유전자 조작 농산물이 예상 못했던 후유증을 초래한다는 데에 기인 한 것 같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과거 시장에서 매일 먹거리를 사다가 저녁을 준비하던
시대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에는 화학 비료 자체가 귀하고 비싸 거의 모든
농산물이 ‘유기농’이었다. 그러다 보니 모양이 투박하고 흙이 묻어 있었으며
할머니들이 이고 와서 소량씩 판매 하였다. 문제는 잘 보지 않으면 벌레가 먹은
제품이 많았다는 것이었는데 이도 야무진 주부들이 발견하면 두말 없이 바꿔 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화학 비료로 무장하고 깨끗하게 씻겨진 유전자 조작 농작물 들이
당당하게 등장 하였다. 가격은 지금과 반대로 ‘유기농’ 농산물 보다 훨씬 비쌌다.
하지만 보기 좋은 제품에 손이 가기 마련인지 인기가 차츰 좋아졌다.
웰빙시대에 ‘유기농’ 농산물들이 주장하는 내용에 반박 하고자 함은 아니다. 다만,
시대의 변화에 따른 상술이 만들어낸 개념이 아닌가 하는 의심은 든다. 만일,
그다지 후유증이 많다면, 문제가 이미 가시적으로 나타나야 했을 터인데 그러기
에는 입증 자료가 너무 미약하지 않나 싶다. 과거에는 하루 종일 동산에서 뛰어
놀아 흙투성이가 된 아이들이 지저분하다고 인식 되었는데 요즈음에는 새집
증후군에 의해 아토피를 겪는 아이들이 더욱 문제가 있다고 하니 말이다.
Say memoi(미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