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수 년전 제가 군복무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신병교육 후 배치받은 곳은 일주일 후 휴전선으로 근무를 나가는 대대였죠.
제가 21살 년초에 입대해서 제 위로는 다 형뻘되는 고참뿐이고 휴전선 파견간다고 신병을 마구들이는 중이었습니다.
전 군번이 풀려서 제가 입대하고 100일 휴가 나갈 때 아래에 5명 일병달때 아래에 10명이나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 후임병 중에 한 명이었습니다.
키도 크고 사회에서 조직딱까리 하던 넘인지 상당히 건들건들 거렸습니다. 하지만 그거 알죠 휴전선은 실탄을 줘서 근무한다고...그래서 구타나 갈굼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었습니다. 왠만한 실수는 말로 혼내는 수준이었죠.
그래서 그런지 그 넘 첨에는 기가 꽉잡혀있었는데 조금씩 풀려서 사회에서 하던 버릇없는 짓을 하기 시작하는 겁니다.
제가 일병일 때 어느하루 저녁에는 고참이 애들 갈궈서 14박 15일 짜리 영창을 가는 바램에(그넘은 정말 인간 말종..) 대신 취사 부사수로 근무를 하고 있을 때 였습니다.
상병 끗빨(한참 애들 군기잡는 위치)이 저를 부르더니 "저XX넘 제대로 교육안시킬래?" 하면서 저를 마구 뭐라고 하는 겁니다.
놀래서 가보니 정말 가관이더군요...2등병이...TV 맨앞에 누워서 그것도 베게를 2층으로 베고 보고있는 겁니다..ㅜㅜ
제가 가서 "야 빨리 너 자리로 안가? 여기가 사회냐?" 그러니 "아~~~TV보는데 왜 그럽니까~~~"이러면서 그냥 보는 겁니다...
이딴건 그냥 군생활 하다보면 늘상 소대에 한명씩 있는 그런넘들 얘기고...자기는 안하면서 밑에애들 졸라갈구는 넘요.^^
본론으로 들어가면...1년간에 휴전선 근무를 마치고 후방으로 다시 배치를 받은 저희 대대는 포상으로 소대단위로 단체휴가를 보내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이넘이 저와 같은 지역 출신인데 자기랑 친한(비슷한 넘들) 고참들을 여럿 초청하는 겁니다. 같이 휴가때 신나게 놀아보자고...저야 같은 지역이니 할 수 없이 같이 지내게 되었죠.
드디어 휴가가 오고 우리는 사회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1차로 거하게 술한잔 하고 모두 신나게 형 또는 동생하면서 놀았죠. 그렀게 무르익어 갈때 그넘이 자기가 아는 주점이 있다고 얘기 다 해놨으니깐 가서 놀면 된다는 겁니다.
우리는 신나서 가자고 했죠. 그래서 그넘은 여자친구까지 데려와서 신나게 몇시간을 놀고 있는데 그넘이 어느순간 여자친구를 데려다 주고 온다는 겁니다. 그러고느....1신간...2시간...가게영업 마칠때 까지 나타나질 안더군요.
결국은 은행 문열때까지 기다렸다가 돈있는 고참이 술값내고 나왔습니다. 대충 80만원 정도 나온돈을요..그리고 너무화가나서 집에 찾아갔더니 자기여자친구도 아닌 다른 여자애랑 방에서 쳐 자고 있더군요.ㅜㅜ
우린 어이없어 그렇게 다 헤어졌습니다. 그 뒤로 한달 가량 그넘 소대에서 개 무시당했습니다. 그래도 제 바로 윗 고참이 성격이 좋아서 잊자고 달래서 다시 모두 정상적으로 돌아갔습니다. 그것이 첫번째 사기 사건 그뒤로 전역을 했는데 그녀석이 연락이 자주 오더군요. 그래도 동갑이고 친구라고...전 솔찍히 만나기 싫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또 전역한 사람 몇몇을 불러 술마시는 자리에 절 부르더군요.
하루는 그 녀석 없는 자리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모두 술마시며 이야기하다가 그녀석 얘기가 나왔죠. 그런데 대부분이 흥분을 하며 욕하기 시작하는 겁니다. 듣고보니...
이야기는 전역후 한명씩 한명씩 만나면서 주점데려가서는 도망을 갔다는 겁니다. 한명은 자기가 자주가는 집 근처 호프집까지 가서 술먹고 그사람이름으로 외상을 했다네요.참~~~
그 이후로는 그넘 전화번호만 뜨면 받지 않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그런나...학교시험기간이라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던 어느날 모르는 번호가 떠서 그만 받아버리고 말았는데 그 녀석이 더군요. 쓴웃음을 지으면서 인사치례로 잘지냐는 안부를 묻는데 지금 자기가 힘든상황에 처해 있어서 도망다니는 중이라더군요. 그래서 제가 있는 학교 근처까지 올테니 얼굴이나 함 보자는 겁니다. 전 놀래서 그렇냐고 헐레 벌떡 칭구를 만나러 갔죠. 가서 보니 애가 꼴이 안좋은 겁니다.
겨우 챙겨온 만원으로 칭구와 소주를 한잔 했습니다. 대학가 근처가 싸서 소주 2병에 탕하나 딱 떨어지더군요. 그렇게 한두시간 이야기하다가 이녀석 바다가 보고 싶다는 겁니다. 전 돈이 하나도 없어서 학교까지 걸어가야 할 판인데 별 수없이 학교까지 걸어가면서 칭구한테 전화했습니다. 돈쫌 빌려달라고 내일 준다고요.
우린 걸어서 학교까지 갔습니다. 밤 12시가 넘은 시간에...그리곤 돈 6000원을 빌려 한시간이 넘게 걸어서 다시 바다로 가서 맥주 피쳐하나랑 과자 하나 사서 바다에서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죠.(쓸데 없는 얘기). 그러고는 헤어질때 제가 돈 천 몇백원 남아있는데 칭구한테 가봐야겠다며(여자) 제가 가지고 있는 돈을 모조리 털어서 택시타고 가더군요...전 그래도 이정도 했으면 됐지 하면서 새벽 3시가 넘어서 혼자 한시간을 넘게 걸어서 학교로 왔습니다.
시간이 또 흘러 2달 정도 뒤에 제 칭구가 결혼할 여친 소개시켜준다고 연락해서 같이 시내에서 술을 마시고 있을 때 그 녀석 한테서 연락이 오더군요. 일이 잘 해결 됐다고 한 6개월만 옥살이 하고 나오면 될 거 같다고 그 때 너무 고마웠다고. 내가 오늘 술한잔 사줄테니 나오라고요.
전 여전히 찝찝한 마음에 거절할라고 해도 내일 감옥 간다는데 그리고 그 때 정말 고마워했나보다하고 편하게 맥주한잔 얻어먹고 집에가자고 생각했죠. 그래서 내 친구에게 양해를 구하고 셋이 만나 맥주집에 갔습니다.
서로 신나게 맥주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파장분위기가 되었을때 그 녀석이 살짝 저에게 말하더군요. 이번거는 너희들이 사라고 내가 2차가서 제대로 쏜다고요...전 그때 알지 모를 분안감을 살짝 느꼈습니다. 이녀석이 또 무슨 수를 쓰는건 아닌가 해서요. 그래도 앞뒤 사정 생각해 보면 정말 고마워서 한잔 산다고 집에서 나보러 시내까지 나와서 술마시는데 그러겠냐 싶어서 순순히 계산하고 따라 나섰죠.
그래서 간 곳이 무슨 주점이었습니다. 거기서는 살짝 믿음을 주더군요. 자기 돈 없으니 젤로 저렴한걸로 양주세트 시켜 먹자고요. 우린 알았다고 잼나게 노래부르고 놀면된다고 그러자고 했죠. 그렇게 신나게 몇시간을 놀고 어느순간 그 친구 담배사러 나간다고 합니다...........그러곤 연락 없더군요.
제 친구랑 저랑 둘다 돈도 없고 해서 결국 이 나이에(당시 25) 새벽에 누나한테 전화해서 누나가 직접와서 돈 다 내주고 집으로 갔습니다.ㅜㅜ
전 정말 제가 얼마나 인복이 없으면 이런 넘을 만났을까 하는 생각뿐입니다. 그런데 그녀석 제 지역으로 발령받은 당시 소대장님이던 분한테도 연락해서 약 100만원이 넘는 술값안기고 도망갔다더군요. 헐~~
그 뒤로 하루는 당시 군대 바로 윗고참이던 사람이 제가 사는 곳에 놀러 왔다고 얼굴보자는 겁니다. 그런데 그녀석이랑 같이 있다는 겁니다. 전 웃기지도 않아서 무슨 염치로 날 부르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정중히 거절했죠...그것이 그 녀석 연락들은 마지막입니다. 아! 그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나보고 사고 쳤다는 둥 감옥간다는 둥 다 거짓말이었다는 군요. ㅋㅋㅋ 웃음 밖에 안 나옵니다.
긴 이야기 읽어주신다고 고생많았습니다. 조금이라도 흥미가 있었으면 하네요.
정말 잊지 못할 인간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