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일이었습니다.
여느때처럼 집에가는 길에, 동묘역에서 지하철을 갈아타려고 기다리고 있다가
그만 핸드폰을 앉아있던 의자에 놓고 왔습니다.
한 정거장이 지나서야 손이 허전한걸 알았고, 남자친구에게 말한뒤 저만 바로 내려서 다시 돌아갔습니다.
제가 돌아가는 동안 제 남자친구는 제 핸드폰에 전화를 걸었구요. 나중에 들어보니 어떤 아저씨께서 받으셔서 빨리 핸드폰 찾으러 오라고 했다고 합니다.
제가 갔을때 제가 앉아있었던 자리에 핸드폰이 없자 저는 이사람 저사람에게 혹시 핸드폰 못봤냐고
물어보며 돌아다녔고, 그때 제 핸드폰 고리를 발견하고 아저씨께 혹시 핸드폰 주으셨냐고 여쭤봤습니다.
아저씨는 옆에 앉아보라고 하시더니,
본인핸드폰이냐고, 물어보시자 저는 맞다고 하면서 주워주셔서 감사하다고 하자
감사는 됐고, 핸드폰 사례금을 달라고 했습니다.
원래 핸드폰가격의 10분의 1을 받아야되는데 보아하니 학생같으니까 3만원만 달라고 하더군요.
당황해서 아니 감사하긴 한데 사례금이라니요, 몇시간이 걸린것도 아니고 바로왔는데.. 라고하면서
우물쭈물 거리자 아저씨는 그럼 핸드폰을 돌려줄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뒤에계시던 아주머니들은 아저씨와 제 대화를 들으시다가 어이없으시다는 듯이 제게 그냥
감사하다고 계속하라고 해서 저는 감사하다고 계속 말했고, 아저씨는 예전에 자신도 잃어버렸을때
찾아준사람한테 4만원 줬으니깐 돈 달라고, 오늘 저녁에 먹을 술값정도는 줘야되지 않겠냐면서
제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저는 눈물이 왈칵해서 남자친구에게 어서 와보라고 전화를 걸었고
남자친구가 오자 아저씨께어 이러이러하길 원한다고 하자,
남자친구가 사례금을 원하시면 가까운 우체국이나 경찰서에 맡기셨으면
그쪽에서 알아서 돈을 줬을 것이고 사례금은 말 그대로 감사해서 성의를 표시하는 돈인데
그쪽에서 요구하시는건 아닌것 같다고 말하자
대뜸 어디서 어른한테 말대꾸냐고, 이런 싸가지없는 것을 봤냐면서 소리지르셨습니다.
어르신의 큰소리에 주위에 사람들이 한두명씩 몰려들었고,
있는 돈이라도 그냥 다 줄 마음에 지갑을 봤는데 돈이 달랑 칠천원있었습니다-_-
그래서 제가 아저씨 죄송한데 돈이 정말 없어서 그러는거라고, 돈이 있으면 저도 충분히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겠는데, 돈이 없다고 죄송하다고 하자
핸드폰을 다시 제 손에서 뺏어갈려고 하시면서 우체국이나 경찰서로 가자고 소리지르셨습니다-_-
이 상황을 보고 있던 다른 아저씨께서 오셔서
학생들같은데 무슨 돈을 받으시려고 그러시냐고, 그냥 돌려주시고 음료수나 사달라고 하시라고 말씀하시자 아저씨는 내가 여기서 한시간이 넘게 내 갈길도 못가고 핸드폰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내 시간은 보상받아야 되지 않겠냐고 하셨습니다. -_- 분명 남자친구가 핸드폰에 전화를 걸었을 시간과
제가 어서 남자친구한테 와보라고 한 시간차는 6분이었고, 거기다가 잠깐 한정거장 가서 지하철
기다렸다 탔다고 해도 길어야 5분에서 10분-_-
어찌되었든간에 그 고마운 아저씨 덕분에 있는 돈만 다드리고 집에 갈 수 있었습니다.
지하철 안에서 그 아저씨께 감사하다고 하자, 전문적으로 핸드폰 주워다가 돈 받는 질나쁜 사람들같은데 잘못걸렸다고, 다음부터는 조심하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핸드폰을 찾아주셨을때 사례금, 그건 핸드폰 주인 마음 아닌가요?
감사함을 표시하는 건데 얼마달라 얼마달라 그렇게 말씀하시다니요.
물론 너무 감사하긴 했지만, 몇시간을 기다리게 한것도 아니고 잠깐 놓고왔다가
바로찾은건데, ㅜㅜ
집에가는길에 경찰서에 전화해서 이런이런 일이 있었는데 이럴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되냐니깐
돈을 많이 요구했다면 이것은 공갈협박죄라고 하시더군요.
다음부터 이런일이 있으면 그냥 바로 경찰부르라고, 그게 가장 빠른 길이라고.
흠. 다시 한번 그때 그아저씨 너무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