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남자랑 정말 결혼을 해도 될지 말지가 고민입니다.
우선, 결혼을 앞두고..라고 했지만 아직 날을 잡은것도 아니고 상견례도 하진 않았답니다.
다만 양쪽 집안 모두 결혼이 기정사실화 되어 당연히 하는걸로 알고 있는 상황이지요
대략 올겨울쯤 하려고 계획도 세우고 요즘은 집도 알아보러 다니고 있지요
그런 상황에서.. 요즘 이 남자랑 평생을 함께 해도 될 사람인지 의문이 생깁니다.
저희는 1000일이라는 숫자를 얼마전 넘긴 꽤 오래된 커플이구요
연애 1년 반 정도 동안은 가끔 싸울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 남잔 정말 다른 남자들과는 다르구나..
마음도 쉽게 안변하고 사랑도 오래 가고 정말 다정다감한 성격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요즘 슬슬 변한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물론 사랑이 어떻게 안변하겠어요. 그리고 가슴 속 사랑의 깊이는 깊다해도 보여지는 행동이 어찌 하나도 안 변할수 있겠어요
하지만 이 남자는 진짜 그런 콩깍지가 몇배로 오래갔었고 저는 그런 사람 처음 보았기에 이 사랑 그래도 진심이고 오래가겠구나 싶어 결혼까지 결심하게 된거지요
2년쯤 넘어서면부턴 눈에 띄게 자상함도 줄었고.. 심지어 저를 무시하는 행동도 종종 보입니다.
예를 들면, 최근에 남자 어머니랑 이 남자랑 3명이서 집을 보러 다니느라 지하철을 탔더랬죠.
어디를 어떻게 가야 더 빠른지를 놓고 서로 대화를 하는 도중, 자기 얘기가 맞다는 걸 강조하면서 저한테 '바보냐~ 그렇게 가게.. 이 바보야'라고 하는것입니다.
물론 연애하면서 장난으로 그런 말 한두번 안하고 안들어본 사람이 어딨겠습니까
저두 둘이 있을 때 종종 바보바보~하며 놀리기도 하죠
하지만, 이 날은 장난이 아니라 진심으로 소리치며 저를 다그치듯 말하는거예요
우리 둘이 지하철 문 위에 노선도 보면서 얘기하고 있었는데 주변 사람들이 다 쳐다볼정도였고
더구나 시어머니 되실 분도 있는데 말이죠
화가 나서 일부러 더~ '너는 여자친구한테 그렇다고 바보라고 그러냐~'라며 따끔하게 한마디 했답니다.
남친은 나중에 되려 자기 어머니 있는데서 자기한테 그런 말 한건 잘한거냐며 따지더라구요
하지만, 남자 앞에서 무시당하는 며느리를 보면 시어머니 입장에서 처음엔 자기 아들이 잘못했다고 할지 모르지만.. 어느덧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함께 무시할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만만치 않다는거 보여주고 싶었고 화를 내며 말한건 아니고 그냥 좀 기분이 나쁘다는 표현 정도는 한거지요
예전에는 우리 엄마 앞에서도 저한테 자기도 모르게 버럭 화를 내서.. 엄마가 나중에 그거 보시고는 성깔있다며.. 맘에 안든다고까지 하신적도 있었거든요.
그땐.. 아니다 내가 잘못말한거라 걔가 당황해서 좀 목소리가 컸던거지 평소엔 안그런다..며 수습하기에 바빴구요
그런데 제가 이런 글까지 올리게 된 이유는 바로 어제 일인데요
어제는 오랜만에 함께 뮤지컬을 재밌게 보고 기분좋게 나와서 제가 갖고 온 디카로 포토코너에서 기념사진이라도 찍고 가자고 했지요
저부터 3장 정도를 찍어주더라구요 그다음에 남친을 찍어주겠다고 서랬더니 싫다는거예요
저는 가방 비좁은데 일부러 사진 찍으려고 디카를 꾸역꾸역 넣어왔는데.. 사진 한장 안남기긴 너무 아쉬워서 1장만 찍으라고 빨리 서라고 고집을 부렸구요
그렇게 서로 버티다가 결국은 둘다 화가 치밀었죠
뭐, 지금도 그깟 사진 한장 찍는게 뭐그리 대수라고.. 버티는지 좀 불쾌하고 기분 나쁘지만.. 그거야 둘다 고집부리다 싸운거니까 누구 탓은 안하겠고..
문제는 바로 여깁니다.
남친은 이런식으로 사소하게 싸우면 항상 화를 버럭 낸다음 먼저 확 가버립니다.
물론 이해는 합니다. 저도 너무 화가 나면 꼴뵈기도 싫고 일단 몇 분, 아니 몇 초만이라도 좀 안보고싶은 마음을 압니다.
그런데.. 그렇게 잠깐 씩씩거리며 앞서 가서 거기 전철역에서 잠깐 기다리든가 해서 풀고 같이 가면 다행인데.. (물론 그럴때도 있긴합니다만..)
남친은 뭐 그리 대단한 자존심을 지니셨는지.. 결국은 확 집에 가버리기가 일수입니다.
셀수없이 많거든요
광화문에서 싸우고 대성통곡하는 여친을 버리고 가버린뒤 몇시간만에 연락하기도 하고..
아무튼 우리집에서 놀다가도 싸우면 집을 확 나가서 가버린적도 있답니다. 양호한 날은 30분쯤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하구요
그 때의 기분을 이해 못하는건 아닌데.. 이게 버릇인 남자라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합니다.
더구나 제가 이렇게 더 심각해진것은.. 다른 때는 그래도 낮이거나 우리집이거나 아니면 저녁무렵 정도였는데..
어제는 뮤지컬을 보고나니 밤 11시더라구요. 그렇게 늦은 시간 저는 군자에 살고 공연장은 역삼역이었는데.. 그냥 버리고 먼저 집에 간거지요
뒤따라 터덜터덜 걸어가서 역 근처에서 아무리 눈씻고 찾아봐도 남친이 보이지 않았고..
지하철 타는 길로 걸어가면서도 두리번 거렸지만 역시보이지 않더라구요
역삼역 우리집 가는 방향에서 혹시나 연락이 오겠지.. 하며 30분쯤 기다렸는데도 연락이 안와서 저도 너무 화가 났고.. 결국은 그냥 집에 돌아왔는데..
집에 거의 도착할무렵 전화가 오더라구요
시간을 계산해보니 자기 집에 도착했겠을 시간이더라구요
그래도 혹시나..하고 어디냐 물었더니 집앞이래요.. 자기 집..
어의가 없더라구요
그래도 혹시나 우리 동네로 온건 아닐까 내심 바랬는데.. 그냥 화가 나서 그 밤중에 애인을 거리도 먼 역삼역에 놔두고 혼자 집에 가버리다니..
자기 집 앞에 도착하고는 그제서야 걱정은 된건지.. 생각이 난건지.. 전화했나보더라구요
결국은 그 전화통화로도 대판 싸운채 끊었답니다.
남녀끼리 싸울수도 있고 싸우다보면 맘에 없는 소리도 하기 마련이지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정말 사랑하는 여자를 어떻게 그 늦은 밤에 버리고 갈수 있는걸까요..
제가 꼭 안바래다줘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남친이 델려다줄때도 있지만.. 어떤땐 데이트하다 그렇게 늦게 끝났어도 전철역까지만 바래다달라하고 혼자 올때도 있으니까요
그러니 어제도 저 데려다주고 집에 돌아가려면 너무 늦으니 제가 데려다달라곤 안했을껍니다.
하지만, 이 경운 다른거잖아요
제가 어떻게 잘 갔는지 살펴보지도 않은채 역삼역 근처에서 먼저 확 집에 가버리는 남친이라니..
3년이나 사귀었고 곧 상견례도 앞두고 있고 결혼 준비도 앞두고 있지만..
이런 자기 화난 감정이 더 중요해서 여친을 버리고 가버리는 남자..
이런 남자랑 제가 평생을 함께 해도 되는걸까요?
저는 갑자기 자신이 없어집니다.....
님들의 좋은 충고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