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묻는 시
<꽃핀 봄날 밤(춘강화월야)>
- 장약허 : 660년경 ~ 720, 당대의 시인. 개원 연간에 하지장' 장욱' 포융 등과 함께 '오 땅의 사대가(오중사사)'로 불렸다. <전당시>에 시 두 수가 전하는 데, <꽃핀 봄날 밤>은 아주 유명한 명시이다. 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은 필수적으로 공부하기도 하지만 시를 사랑하는 사람이 이 시를 한번이라 읽지 않았다면 시를 모르는 사람이라 할 정도의 명시이다. 현대 중국의 시인이자 학자이고 그림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유학했다가 영미 시에 관심을 가진 뒤 문학으로 전향한 칭화 대학교에서 중국문학 교수로 재직하며 고전문학에 전념한 '문일다'는 이 시가 "시 중의 시요, 최고 중의 최고"이며, 일체의 꾸밈이 없기 때문에 전체 시를 읽어보면 반드시 아름다운 예술적 향수와 정감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우리 방 님들도 꼭 한번 감상했으면 한다. 한문은 생략한다. 위에 원문 제목을 밝혀 놓았으니 관심 있는 분은 찾아서 읽어보시길 권한다.
강과 하늘 한 빛으로 어우러지고
외로운 둥근 달 휘영청 밝구나.
강가에서 누가 처음 달을 보았을까?
강 달은 언제부터 사람을 비추었을까?
인생은 대대로 끝이 없고
강 달은 해마다 똑같지.
강 달은 누구를 기다릴까?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볼 뿐이네.
윗 부분은 <꽃핀 봄날 밤 (춘강화월야)> 중에서도 가장 빼어난 부분이다. 게다가 제목까지 근사하다.
춘, 강, 화, 월, 야 다섯 글자의 의경이 한 폭의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고 있다.
어느 봄밤 밝은 달이 휘영청 떠 있고, 시인은 씻은 듯한 달을 바라보며 여러 가지 기발한 생각을 한다.
"강과 하늘 한 빛으로 어우러지고, 외로운 둥근 달 휘영청 밝구나." 이 두 구는 달 아래의 경치를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다. 봄 강물과 파란 하늘이 아득히 한 빛으로 어우러지는데 얼마나 깨끗한지 막 세수를 하고 난 것처럼 한 점의 먼지도 없다.
머리를 들어보니 밝은 달이 하늘에 걸려 있어. 시인은 강물과 하늘을 대면하고 기묘한 문제를 제기한다. 이 강가에서 처음으로 달을 본 사람이 누구냐고.
강 위의 달은 언제부터 사람을 비추기 시작했는지도 묻고 있다.
이 질문은 사실 우주의 오묘한 비밀과도 같은 것이다. 마치 굴원이 <천문>에서 인간은 어디에서 왔으며, 우주는 어떻게 발생했는지를 묻듯이, 차이점이라면 장약허의 시가 경쾌하고 아름답게 물어본다는 것이다.
시인은 이 질문에 스스로 대답하고 있다. "인생은 대대로 끝이 없다"라고. 인류가 비록 유한한 생명을 타고났지만 세대를 이어가면서 끝없이 전해진다는 의미이다.
옛 시인들의 시는 짧은 인생에 대한 감상이 대부분인데 장약허의 이 작품은 오히려 활력과 낙관적인 정서로 충만해 있다.
강물이 끊임없이 흘러가니 어제의 강물은 한번 흘러가면 돌아오지 않고, 오늘의 새로운 강물도 어제의 그 강물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이 지구에서 달을 보면 매일 뜨고 지는 것만 보이지만, 오늘 보는 달은 어제의 달이 아니고 단지 "같은 것만 바라볼 뿐이다."
우주는 영원히 변화한다는 소박한 유물주의 사상을 이렇게 아름다운 시구에 담아 남김없이 표현한 작품이다.
이백에게도 비슷한 시가 있는데 아마도 이 시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본다.
지금 사람은 옛 달을 볼 수 없지만
오늘 이 달은 옛사람들을 비추었지.
옛사람과 지금 사람이 흐르는 강물처럼
이렇게 함께 달을 보고 있네.
비록 모든 것이 변하지만, 인간은 빠르게 달은 느리게 변화한다고 했다. 이백은 장약허 시에서 빠진 의미를 보충한 셈이다.
"누구를 기다릴까?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볼 뿐이네"라는 마지막 두 구에서는 강 위의 달이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정말 절묘한 시구이다.
하지만 결국 달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단지 굽이쳐 흘러가는 강물을 볼뿐이다.
위의 시들은 전체 시의 일부분이다.
앞부분은 봄날 달밤의 아름다운 경치를 묘사하고 있다. 몇 구 더 감상해 보자.
봄 강의 조수는 바다에 닿아 평온하고
바다의 밝은 달은 조수와 함께 있구나.
넘실대는 물결 따라 천만 리
봄 강 어딘들 달이 밝지 않으랴.....
한번 상상해보자. 봄에 강물이 불어나고 밝은 달이 상상 속의 해변에서 솟아오르는 모습을. 이 시각에도 세계 곳곳에는 청량한 달빛이 쏟아지고 있다. 우리 집 마당에도....
너무 아름답다. 뒷부분은 그냥 소개만 하자. 내용이 너무 길어서, 주로 달밤에 사랑을 나누는 남녀의 모습, 떠나간 남편에 대한 아내의 그리움, 아내를 그리는 남편의 마음 등을 쓰고 있다. 우리도 한번 생각해보자. 이렇게 밝은 달밤에 어떻게 그리움의 정서가 일어나지 않을까?
휘영청 솟은 보름달을 보고 장약허의 <꽃핀 봄날 밤>을 다시 한번 읽어 보다 혼자 읽기에 너무도 아름다운 시인지라 님들에게 소개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이기도 하고 나는 옛 시를 읽으며 내가 쓰는 글의 영감을 무척 많이도 얻는다.
* 보너스
이백의 시 <술을 들고 달에게 묻는다>에 나오는 구절.
푸른 하늘에 달은 언제부터 있었나? 나는 지금 술잔을 놓고 물어본다
사람은 달에 오르려고 해도 할 수 없으나, 달은 오히려 인간과 함께 한다.
희기는 마치 거울에 비친 붉은 궁궐과 같고, 녹색 안개가 사라지자 푸른 광채가 발한다.
단지 하늘이 바다에서 시작됨은 보이나, 어찌 새벽이 구름 사이에서 사라짐을 알리요?
흰토끼는 약초를 찧으니 가을에서 봄이 되고 항아는 외로이 누구와 벗하나?
지금사람은 옛 달을 볼 수 없지만, 오늘 이 달은 옛 사람들을 비추었지.
옛사람과 지금 사람이 흐르는 강물처럼, 이렇게 함께 달을 보고 있네.
단지 바라건대 노래가 있고 술이 있을 때, 달빛이 금빛 술잔을 오래 비추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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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비 오시는 바람에 스케줄이 모두 펑크 났습니다.
원님덕에 나팔 분다고 비님덕에 내게는 오늘이 또 일요일입니다.
비가 오면 멜랑꼴리 해지는 마음의 변덕 때문에 나는 옛 시집들을 손에 잘 듭니다.
특히 굴원, 이백, 도연명, 백락천, 두보의 시들을 좋아 합니다.
아침 변소에 앉아서 느긋하니 담배 한대 입에 물고 시집 뒤적이며 세상에서 제일 편한 명상에 잠깁니다. ^^* (어휴~~ 냄새, 실례 ^^*)
장마가 시작된답니다.
지금 자판 두들기는 내 책상밖 풍경을 바라봅니다.
오늘 올린글도 얼마전 메모해 놓은글을 다듬었습니다.
비님 때문에 글하나 줏었지요.
변소에서 건진글입니다. 쏘리~~ ^^*
부슬부슬 비가 오고 있습니다.
봉숭아 붉은 꽃이 애기호박 노랑꽃과 이름모를 빨간꽃들이 빗속에 간들그리고 있습니다.
직박구리가 뽕나무 오디와 버찌, 무화과 열매를 탐식하고 있습니다.
님들!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좋은 생각들 한번 해 보십시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소서!
푸른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