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제 여자친구는 cc입니다.
둘 다 원래 연애 경험도 많이 없고 처음에 만날 때도 서로 나름
조심한다고 해서 사귀게 되었는데도 정말 그러고싶지 않으면서도
자주 다툽니다.
다투는 이유는 거의가 여자친구의 친구들 얘기가 주인데요
하숙집에 언니와 함께 사는 여자친구의 집에는 언니와 여자친구, 다른 여자 학생 한 명
외에 동갑내기 남학생들이 넷이나 삽니다. 예전에 남자셋 여자셋이라는 시트콤 있지
않습니까? 그것처럼 거실, 텔레비젼이나 식당같은 것은 공유하면서
자기 방 하나씩 갖고 살거나 둘이 한 방 쓰거나 그런 식입니다. 그렇다보니
같은 집 사는 사람들끼리 서로 안 친해질 수도 없고 게다가 동갑이기까지 하니
꽤나 친하게 지내는 모양입니다. 방학 중에 여자친구가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많이 피곤해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줬었습니다. 그래도 항상 쉬는 시간에
문자하고 끝나면 바로 문자하고 그런 식으로 연락을 했는데요 어느 날,
같이 지내는 남자애 중 하나가 노래방을 가자고 했다네요 약 11시 쯤에.
그런데 그 남자애가 그 하숙집에 들어오게 된 이후로(여자친구과 교제 중에
남자애들 넷이 한꺼번에 하숙집에 들어왔었습니다) 그 친구 얘기가
참 많이 나왔었습니다. 집 갔다가 혼자 올라올 때 길이 무섭다고 그 친구를
불러서 같이 가기도 하고 물론, 그 때도 제가 별로 기분좋지 않은걸 표현하긴
했지만(원래 그럴 땐 자주 통화하면서 집에 오곤 했거든요) 제가 기분이 좀 않좋으면
그래 너 하고싶은대로 해라 이런식이라서 그냥 마음대로 하라고 해버렸습니다
그런 일도 있었고 다른 일도 많아서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쓰는 남자애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애가
노래방 가자고 권유했는데 다른 친구들이 별로 가고싶어하지 않아하는 것 같아서
자기가 주도해서 갔답니다. 저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터라 기분 안 좋은 와중에도
다음날 일 때문에 잘 놀아라 하고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문자 확인해보니 잔다고 문자온 시각이
새벽 네 시...
정말 큰 충격을 받았었죠 제가 일 쉬는 날은 항상 여자친구 일하는데 앞에 가서
기다렸다가 버스 막차때문에 잠깐 한 두시간만 같이 있다 오곤 하는데 그런 때
다리 아프다고 힘들다고 하루만 푹 자봤으면 좋겠다고 하는 애가 네 시까지
하숙집 친구들이랑 논다니요...그래도 정말 다행인건 여자친구가 술을 절대
안 한다는 것 그거 하나로 정말 많은 위안을 삼았습니다.
이런저런 작은 일들도 많이 있었고 저는 그 때마다 개강만 기다렸습니다
개강하면 서로 학교에 있는 시간들이 많아져서 하숙집 친구들이랑 자주 같이 있지는 않을테고
저랑 만나는 시간도 많아질테니까요 그래서 개강을 정말 기다렸습니다
기대도 많이 하고 그렇게 찾아온 개강날!
여자친구와 사귀기로 한 이후로 학교 사람들이 다 있는 상황에서 학교를 같이
거닐게 되었는데요 이게 웬 일, 아는 선배도 많고 친구도 많은 여자친구
한 10m 걷다가 아는 사람 만나고 또 그정도 걷다가 아는 사람 만나고...
인사만 하고 헤어지면 할 말은 없습니다. 하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은지 선배나 친구를 모르는 저로서는 그냥 뻘쭘하게
서있거나 천천히 앞으로 걷고 그랬는데 이게 참 기분이 엄청나더라구요
처음에는 그렇게 활발하고 스스럼 없이 사람 대해주는 것에 끌렸는데
이제는 그게 이렇게 나를 뻘쭘하게 만들 줄이야...
기대감이 너무 컸던 탓인지 정말 많이 개강 후 교제 생활에 약간은 실망을 했었습니다
요즘에는
연애는 둘이서 하는 게 아니구나
라는걸 많이 느끼네요 신경 쓸 사람도 많고 신경 쓰이는 사람도 많고
분명히 저와 단 둘이 데이트할 때에는 정말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많이
느껴지고 그러는데 학교에만 있으면 어찌나 인간관계가 좋아서
옆에 있는 내가 장식물처럼 느껴질 때도 있고 그러네요
여자친구의 모든 것을 사랑해주고싶은데 그게 힘들어요
어쩌면 사람 욕심이라는게 이렇게 간사한지 사귀기 전만해도 모든걸
수용할 수 있을것만 같았는데, 힘든 일 있으면 제가 많이 풀어주곤 했었는데
이제는 제가 여자친구를 힘들게만 하고 이해를 못하기만 합니다
정말 여자친구를 좋아하고 아껴주고싶은데 제가 무지무지하게 속도 좁고
이해심이 부족한 거 같네요...
그냥 익명으로 푸념 한 번 올려봤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이 계시다면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