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귀신친구입니다. ![]()
작년부터 엽기호러 톡 매니아이신분들은 기억하실지도 모르겠지만... ('' )( '')a
뭐 기억해주시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워낙 많은 분들이 글을 올리시기 때문에... ㅡ_ㅡa
글 올릴려고 하다가... 엽기&호러 게시판을 찾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제대로 엽기&호러 게시판에 들어온 것 같은데 최근 게시물들은 '언더월드(?)'급이어서리......
몇 번이나 왼쪽에 있는 엽기&호러 메뉴를 클릭했는지... ㅡ_ㅡ;;
한동안 제 개인 블로그에서만 글을 올렸다가...
슬슬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찾아옴에 따라 제 블로그와 톡 게시판에 동시에 올려볼까 합니다.
여름엔 워낙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글을 올리기 때문에... ㅡ_ㅡa
아, 제 개인블로그는 싸이월드/ghosthut 입니당... 가끔 심심할때 놀러오세요~
그럼 시작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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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일년만에 내가 아는 지인으로부터 이메일이 날라왔다. 내가 보기에는 나보다 더 영안이 트이고 능력 또한 나보다 조금(?) 더 나은 분인데, 최근 한가지 의뢰받은 일이 잘 풀리지 않아 내 사견을 듣고싶다는 내용이었다.
'뭘까......'
그로부터 일주일 후 시간을 내어 그 지인을 만났다. 그 사람은 변함없었다. 여전히 긴 생머리, 진한 화장, 던힐, 미니스커트...... 하얀 담배연기를 내쪽으로 후욱 품어내더니 한 장의 사진을 내게 보여주었다.
'어린 꼬마아이......'
아무리 사진을 뚫어져라 봐도 특이할 만한 사항이 없었다. 그녀는 나의 이런 반응을 충분히 예상이라도 한듯 살짝 미
소지은 후 또 다른 사진 하나를 내게 보여주었다. 헝클어진 머리카락, 시퍼런 입술, 날카롭게 째려보는 눈빛, 거친피부...... 마치 '처키'같은 이미지였다.
"같은 꼬마지..."
"응?"
나는 다시 두 사진을 모아놓고 번갈아 보았다. 엄연히 다른 모습인데 사진 속 인물이 동일인물이라니... 아, 귀가 똑같았다.
"귀만 빼면 도무지 동일인이라고는 보기 힘드네..."
"어."
"빙의잖아."
"어."
"걸린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한 달 정도 됐나?"
"그럼 빨리 잡아줘야지, 안잡고 뭐해?"
"그게..."
"왜? 사례비가 적어?"
"아니, 그건 아냐."
"하긴 니가 사례비 따지고 하겠냐..."
"......"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는, 남들이 인정해주지 않는 이런 힘든 생활을 하면서도 금전적인 욕심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럼 뭐가 문제냐?"
"도저히 모르겠단 말야."
"응? 모르긴 뭘 몰라."
"왜 빙의에 걸렸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단말야."
"허허... 너도 이제 한물 갔구나."
"이런... 찌:ㅓㅒ쨔ㅕ!)@ㄸ(*#ㅛ(&*꾜(ㅠ ㅇㅃ*ㅉ&*(#!....... 닥쳐!"
"네!"
ㅡ_ㅡ;;;
원한이 가득찬 귀신이 어린아이에게 씌인건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 가장 많은 원인을 차지하는건 그 아이의 부모이다. 전생 또는 현세에 살면서 누군가에게 원한을 살만한 일을 한 경우, 원한을 품은 사람이 죽어 그 집안 사람에게 달라붙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 꼬마아이 부모는 어때?"
"선한 사람들이라 어느 누구에게 원한살 일을 한 사람들이 아니야."
"그래? 흠..."
"오늘 다시 가기로 했는데 같이 가자."
"......"
"왜 무서울까봐 그래?"
ㅡ_ㅡ+
"너 요새 다시 직장다니냐?"
"어."
"다시 속세로 돌아갈려고 하는구나."
"후... 그래야지. 이제 나이도 있고 하니까 여자만나서 결혼이라는 것도 해야지."
"그냥 결혼하지말고 평생 나랑 동업하지그래?"
"그래도 난 속세가 아직은 더 좋아."
"뭣때문에? 돈? 여자?"
"어. 둘다. 하하..."
"너 모아둔 돈 많아? 여자는 있어?"
"아니..."
ㅡ.ㅡ;;;;;;;;;;;;;
"잔말말고 그냥 조용히 따라오세요? 응?"
"네..."
ㅡ_ㅡa
서울 금천구 모 동의 아담한 2층집. 토요일이긴하나 남편분은 업무상 늦게 퇴근한다고 하여 집주인은 만나볼 수 없었고, 안주인과 4살짜리 어린 딸아이가 우리를 맞이하였다. 딸아이가 나를 보고 싱긋 미소를 지었다. 나도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랬더니 그 꼬마아이가 '꺄르르~' 하고 큰 소리로 웃는 것이었다. 난 꼬마아이에게 아직 인기가 있나보다. 어린 여자아이에게만 인기가......
ㅡ_ㅡ;;;;;;;;;;;;;;;;;;;;
'너 언제 크니?'
ㅡ_ㅡ;;;;;;
집을 방문하러 오는 중간에 그 꼬마아이에 대한 사연을 대충 그녀로부터 들었기에 아이엄마가 다시 설명을 해줄려고 하는걸 막았다. 2층으로 연결된 나무계단을 올라가 꼬마아이의 방에 들어섰다. 아이에게 어울리는 작은 책상과 의자, 그리고 작은 옷장, 침대, 거울, 수 많은 여자아이인형과 동물인형들이 눈에 들어왔다. 햇살이 스며들어오는 아이의 방은 무척 평온해보였다. 분홍색 커튼이 방의 분위기를 더욱 아담하게 느끼게 해주고 있었다.
"흠..."
"......"
아이 방문 안쪽 손잡이 옆에 붙여진 조그마한 노란종이가 눈에 들어왔다.
"뭐냐...?"
"어. 내가 붙여놨어."
"응..."
"부적 붙이는건 빠르구마이..."
"근데 안통해."
"저거 짜가아냐?"
그녀가 주먹을 불끈 쥔 채로 부르르 떨었다. 나는 몸을 움츠렸다.
"알지?"
"네... 잘못했어요."
꼬마아이가 1층에서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쿵쾅쿵쾅~ 나무계단이 부러지지 않는 것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요란했다. 자기방으로 들어온 꼬마아이는 내 오른쪽 다리 옆에 찰싹 달라붙었다. 난 꼬마아이를 내려다보았다. 나를 올려다보는 그 아이의 눈이 정말 맑아보였다. 도저히 '처키'같이 변한 아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해맑은 눈이었다.
"너 보통 몇시에 자니?"
"으응... 아홉시."
"그럼 아침엔 몇 시에 일어나니?"
"음... 여덟시. 헤헤... 놀이방갈려면 그때 일어나야해."
"응..."
"잘때 꿈 많이 꿔?"
"음... 아니, 잘 안꿔."
"응."
"아, 니 이름이 뭐야?"
"응? 나 혜원이. 이혜원."
"아. 혜원아, 니 방에서 놀고있어. 이 아저씨 다른데도 좀 돌아볼께."
"응."
혜원이를 방안에 두고, 방에서 나올때 문을 닫을려고 했는데 혜원이가 문을 꼭 잡고 닫지말라는 제스처를 보였다. 1층으로 내려와 부엌으로 가니 아이엄마가 간단한 다과를 준비해놓고 있었다. 아이엄마가 나와 동갑이었다. 내 나이때의 여자들은 보통 2~4살 정도의 아기가 있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후... 글 쓰다가 절로 한숨이 나오는 귀신친구... ㅡ_ㅡ;;;;)
남편이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 지방으로 출장을 간다고 연락이 와서, 별일없으면 오늘밤부터 내일 오전까지 있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토요일인데다가 내일 일요일이니 괜찮을것 같아 수락했다. 그 집에 하루종일 있기도 뭣하고 갑갑하기도 하여 그녀와 같이 밤에 다시 오기로 하고 그 집을 나왔다.
집을 나와 다시 그 집을 정면에서 보았다. 대문부터 현관, 2층 창문, 지붕...... 이상한 기운이나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그런데 왜 꼬마아이가 빙의에 걸린 것일까, 내가 예전보다 더 능력이 떨어져서 그런 것일까...... 사실 직장생활하면서 사람들과 많이 부대끼고 스트레스도 받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일반사람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긴 했지만, 그래도 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지 않던가......
그녀랑 같이 저녁을 간단히 밖에서 사먹고 8시 조금넘어 다시 그 집을 방문했다. 미리 혜원이 엄마에게 저녁 먹고 들어가겠다고 전화를 해뒀었기 때문에, 다시 찾았을 때 혜원이 엄마와 혜원이는 저녁을 먹고 설겆이를 마친 후 TV를 보고있던 중이었다.
"하암... 엄마 나 잘래."
"그래. 세수하고 양치질하고 엄마에게 검사받아."
"응. 알았어."
'쿵쾅쿵쾅'
꼬마아이가 화장실로 달려가더니 불을 켜고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수도꼭지에서 물이 쏟아지는 소리가 살짝 들리더니 조용해졌다. 몇 분 흘렀을까, 화장실 문이 열리고 꼬마아이가 나오는 것이 보였다.
"엄마, 아~"
"아유 이뻐라. 우리 혜원이 그럼 잘자."
"응. 엄마도 잘자."
그리고 혜원이가 나를 보며 말했다.
"아저씨, 오늘 우리 집에서 자?"
"응? 응."
"그럼 우리 엄마랑 잘거야?"
"............"
"아하하."
그녀가 박장대소를 했다. 혜원이 엄마의 얼굴이 빨개지는 것이 보였다.
"아니야. 하하하."
"그럼 이 아줌마랑 잘거야?"
"응?"
참 난감했다. 혜원이가 조숙한건지, 아니면 알건 다 아는건지... ㅡ.ㅡ;;;;;;;;;;;;;
"그것도 아니야."
"그럼 나 잘때까지 아저씨가 내 옆에 있어줘."
"......"
"나 아저씨가 좋단말야."
으이그 이놈의 인기는... ㅡ_ㅡ;;; 제발 꼬마여자아이에게 인기많은거 말고 제발 혜원이보다 스무살 이상 나이많은 처자들에게 인기가 많으면 어디 덧나나...
"갔다와."
그녀가 말했다.
ㅡ_ㅡ;;;
혜원이의 손에 이끌려 질질 끌려(?) 2층에 있는 혜원이 방에 들어갔다.
"아저씨, 밖에서 잠깐 기다려."
"응? 응..."
잠시후 방문이 살짝 열리더니 귀여운 잠옷을 입은 혜원이가 베시시 웃으며 나를 보는 것이 보였다. 침대에 뛰어올라간 혜원이가 몇 번 침대위에서 방방 뛰더니 이내 누워 이불을 턱밑까지 덮었다.
"아저씨, 나 저기 있는 책 읽어줘."
"응? 어디?"
"저기 책상위에 있는 것 중에 아무거나."
"응..."
구연동화는 소질이 없는데... ㅡ_ㅡ;;; 나름대로 열심히 읽어줬다. 꿀벌이 꿀을 모아 벌집에 꿀을 열심히 모은다는 내용의 책이었다.
"......"
빠르다. ㅡ_ㅡ! 몇 분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혜원이가 잠이 들었다. 내 목소리가 너무나 졸린 목소리였나?
T-T
혜원이 방의 불을 끄고 1층으로 내려왔다. 9시뉴스가 끝났다. 토요일이라 평일보다 일찍 끝나는 9시뉴스......
새벽 1시까지 마루에서 TV에서 나오는 영상과 소리를 눈과 귀로 들으면서 기다려야 했다. 혜원이의 발작(?)이 새벽1시가 되면 어김없이 나타난다고 하니......
소파에 누워 살짝 눈을 감았다. 그녀는 마루에 있는 PC에서 인터넷을 하고 혜원이엄마는 냉장고 청소를 하고 있는 듯 했다.
"일어나. 곧 새벽 1시야."
"......"
잠깐 눈만 감고 있겠다는 것이 잤나보다. ㅡ_ㅡ;;; 덕분에 시간은 잘 간것 같다. 집안의 불은 모두 꺼져있고, TV에서 심야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TV에서 나오는 소리도 최대한 줄이고 숨을 죽였다. 가끔 집밖으로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 외에 고요함만 맴돌았다.
마루에 있는 전자시계가 새벽1시를 가리켰다. 2층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
"왔다."
그녀가 조용한 목소리로 내게 말해줬다.
'쿵... 쿵... 쿵... 쿵쿵쿵쿵...'
이내 2층에서 혜원이 방문이 끼익~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흐......"
2층에서 들리는 소리, 도저히 혜원이가 내는 소리라고는 믿기지 않는 소리였다. 벽을 손바닥으로 팡팡 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몸을 일으켜 2층으로 향할려고 했다. 그녀가 내 팔을 붙잡았다.
"기다려. 곧 내려올거야."
'쿵쾅쿵쾅'
나무계단을 힘차게(?) 내려오는 혜원이의 발소리가 들렸다.
"불 켜세요!"
혜원이 엄마가 1층 마루의 불을 켰다.
'쿠다다당!'
혜원이가 계단중간에서 굴려 1층으로 내려온 것이 보였다. 혜원이가 잠들기 바로 직전의 가지런한 머릿결은 온데간데 없고 온통 헝클어진 머리에 붉은 입술이 시퍼렇게 변해있고 눈에서는 파란광채를 띄며 우리를 노려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얼굴에는 붉은 반점이 띄엄띄엄 나있었고, 당장이라도 현관문을 열고 나갈 기세였다. 다행히 현관문 잠금쇠는 혜원이의 키가 닿지 않는 높은 곳에 있었다. 현관문을 아무리 열어도 열리지 않자 혜원이가 화를 내기 시작했다.
"캬... 열어. 빨리 열라고!"
혜원이의 목소리가 날카로운 쇳소리처럼 들렸다. 그녀가 혜원이의 팔을 붙잡았다. 그러나 그녀는 붙잡았던 혜원이의 팔을 오래 붙들고 있지 못했다. 이미 얘기를 들었지만 혜원이의 힘이 장난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혜원이 엄마도 도저히 손을 쓸 수 없을 지경이라, 내가 혜원이의 팔을 붙잡아보았다. 뿌리칠려고 하는 힘이 거의 내 또래 남자들의 힘과 맞먹었다. 혜원이 팔을 통해 느껴지는 차가운 기운, 분명 깊게 한이 맺힌 귀신이 들린건데......
한 십여분간 팽팽히 혜원이와 힘싸움을 벌였을까...... 혜원이가 나를 보더니 온갖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낮에 봤던 혜원이가 말하기에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심한 욕설들이 내 귓가를 맴돌았다.
"놔! 난 이 아이를 데리고 갈거다. 방해하지마!"
"넌 누구냐!"
"흐... 너희들은 알필요없다. 난 이 아이만 원할뿐이야!"
혜원이를 흔들어봐도 소용없었다. 당연히 소용없는 일이지만... ㅡ_ㅡ;;; 혜원이의 얼굴을 가까이 들여다보았다. 붉게 충혈된 흰자위, 서퍼런 광채를 내는 눈동자, 미간사이로 희미한 줄이 보이는 것이 보였다.
"혜원엄마, 불 끄세요!"
1층 마루의 불이 꺼졌다. 집 밖에서 새어들어오는 희미한 불빛에 혜원이의 얼굴이 비쳤다.
"거울! 거울가져와!"
그녀가 미리 준비한 듯, 손거울을 나에게 내밀었다. 난 거울을 혜원이 얼굴에 갖다대었다. 나를 노려보던 혜원이가 거울을 보더니 눈이 살짝 떨리는 것이 내 눈에 보였다. 밖에서 새어들어오는 주황색 가로등 불빛에 비추어진 자신의 얼굴을 거울을 통해 본 혜원이도 충격을 받은듯 싶었다. 떨리던 혜원이의 눈이 다시 시퍼런 광채를 내품더니 다시 내 손을 뿌리치려 하였다. 하지만 처음보다 많이 힘이 약해진 듯 싶었다. 혜원이의 다리가 후들거리며 떠는 것이 보였다. 몇 분 동안 나를 뿌리칠려고 시도하다가 이윽고 입에 거품을 물며 쓰러졌다.
"흑흑... 혜원아..."
혜원이 엄마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녀가 가지고 온 휴지로 혜원이의 입가 주변을 닦아주었다. 얼굴에 생겼던 붉은반점이 사라지고 입술은 다시 붉은색을 띄기 시작했다. 헝클어진 머릿결은 그녀가 빗으로 다시 빗어주니 다시 가지런해졌다.
"이제 발작이 끝난거야?"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시계는 새벽 2시를 나타내고 있었다. 혜원이를 들어안아 그녀와 같이 혜원이 방에 들어갔다. 이불은 바닥에 내동댕이쳐져있었고, 배게는 책상밑에 놓여져 있었다. 혜원이를 침대에 다시 눞혀놓고 1층으로 내려왔다. 혜원이 엄마가 부엌에서 커피를 타가지고 왔다.
"후우......"
"왜 그런걸까?"
"아까 눈을 보니까 혜원이가 아닌 어떤 꼬마아이가 나를 노려보고 있더라..."
"누구지?"
"나도 모르지... 혜원이 또래인 것 같은데 아마 친구일 것 같기도 하고... 같은 놀이방에 다니는 친구인가...?"
"......"
잠을 청하기로 했다. 눈을 감고 혜원이가 빙의에 걸린 원인을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뭔가 묵직한 것이 내 배를 짓누르는 것이 느껴졌다.
"헉..."
혜원이가 엉덩이로 내 배를 깔고 앉아서 나를 보며 웃는 것이 보였다.
"으... 항복!"
"헤헤..."
혜원이는 새벽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른채 나를 보며 방긋 웃고 있었다.
"헉..."
내 얼굴 바로 위로 얼굴이 창백한 긴 머리 처녀귀신이 나를 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야, 깜짝놀랬잖아."
그녀였다. 한번도 화장안한 쌩얼(?)을 본적이 없기에 놀랬지... 사람이 아니었으면 완전 귀신이었다.
"귀신인줄 알았네."
"......"
"야, 근데 너 화장안한거 보니까 이쁘다?"
"맞을까?"
"아니요..."
ㅡ_ㅡ;;;
혜원이가 쭉 뻗은 내 팔을 베더니 내쪽을 보고 돌아누웠다.
"혜원아, 어제 잘 잤어?"
"응. 근데 팔이 좀 아파. 멍들었어."
"그래?"
혜원이의 팔에는 시퍼런 멍이 잔뜩 들어있었다.
'이런 미안해라...'
"많이 아파?"
"응. 아프긴한데 참을 수 있어."
"응. 그래야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세수를 한 후, 일회용 칫솔로 양치질을 하고 나왔다. 혜원이 엄마가 아침상을 준비해놨다. 혜원이 엄마와 혜원이, 나와 그녀는 식탁에 둘러앉아 같이 식사를 했다.
"혜원아, 너 친구들 많아?"
"응. 많아. 아주 많이."
"그중에 제일 친한 친구가 누구야?"
"음... 슬기."
"슬기? 슬기랑 제일 친해?"
"음... 친했는데, 이사갔어."
"이사? 어디로?"
"음... 그건 몰라. 엄마가 슬기 이사갔대."
"응. 그렇구나."
"응. 슬기 보고싶어. 아주 많이."
"응. 그렇겠다."
혜원이 엄마가 그녀에게 귓속말로 뭐라 말하는 모습이 보였다. 곧 그녀가 나에게 가까이 오라는 제스처를 보이더니 내 귀에 살짝 말했다.
"슬기 교통사고로 죽었대."
"......"
"혜원아."
"응?"
"혹시 슬기가 혜원이에게 뭐 준거 있어?"
"응? 응. 있어. 인형."
"인형? 어떤건데?"
"으응. 내가 갖고 있던 인형이랑 바꾼거야."
"응. 이따 밥먹고나서 아저씨에게 보여줘."
"응. 알았어."
혜원이가 아침밥을 다 먹을때까지 기다렸다가 혜원이랑 같이 혜원이 방으로 올라갔다. 혜원이 엄마와 그녀도 같이 따라올라왔다.
"그 인형 어딨어?"
"응. 침대밑에 있어."
"침대밑? 거기에 왜 뒀어?"
"응. 엄마가 가끔 인형 많다고 잘 안갖고 노는거 버리는데, 그 인형도 버릴까봐."
"설마 엄마가 그 인형까지 버릴려구."
"아냐. 엄마는 잘 잊어버린단말야. 전에도 친구랑 바꾼 인형도 버렸는걸."
혜원이가 침대받침대 뒤에서 손가락 두개 정도 크기의 작은 인형을 꺼내었다.
"이거야."
"응. 어디 아저씨 보여줘."
"응."
고사리같은 손에 쥐어진 인형을 가지런히 내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지극히 평범한 작은 인형이었다.
"이거 아저씨 며칠만 빌려줄 수 있어?"
"음... 다른 친구라면 안빌려주는데, 아저씨는 빌려줄께."
"하하. 고마워."
"헤헤..."
인형을 받아들고 혜원이네 집을 나섰다.
"바로 이거야 이거."
"근데 난 왜 이걸 찾아내지 못했을까?"
"왜냐하면 이 인형안에 숨어있는 귀신이 새벽에만 나타나기 때문이야."
"낮에는 보통 인형으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단 말이지?"
"응. 보통 귀신이 아닌가봐."
"근데 이 인형을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긴, 불태워야지."
"귀신불러내지는 않고?"
"왜 불러내. 괜히 불러냈다가 너랑 나랑 고생할거 뻔할텐데."
"그래도 어떻게 생긴 귀신인지 궁금해지는걸."
"난 오늘 새벽에 혜원이 눈을 통해 봤지롱."
"어때?"
"뭐 그냥 귀신이지."
"......"
"퍽!"
내 오른쪽 어깨 뒤를 강타한 강한 통증이 밀려왔다.
"으...... 작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게 또 하나 있었구만..."
"......"
"내가 대신 해결해줬으니 뭐해줄래?"
"사례금 받으면 반 줄께."
"됐다. 내 볼에 뽀뽀나 한번 해라."
"오냐."
그렇게 볼에 뽀뽀 한번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그날 집으로 돌아오다가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혜원이의 인형을 잃어버렸다. ㅡ_ㅡ;;;;;;;;;;;;;;;
어디에서 누군가에게 발견되어 소장용으로 보관되어 있다면...? 제 2의 혜원이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며칠뒤 그녀에게 날라온 이메일... 그날부터 혜원이는 평범하게 새벽에도 잘 잔다는 소식이 날라왔다. 혜원이가 날 보면 용서하지 않겠다는 '추신(?)'과 함께... ㅡ_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