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순: 날 사랑하긴 했니?
3년 동안 넌 한번도 사랑한다는 말을 해준 적이 없어.
날 사랑하긴 한거야?
현우: 사랑했다.
사랑했다.
볼이 통통한 여자 애를
세계 최고의 파티쉐가 되겠다고
파리 시내의 베이커리란 베이커리는 다 찾아다녔던 여자애를
사랑했어.
꿈 많고 열정적이고 활기차고
항상 달콤한 냄새를 묻히고 다니던 여자애를
사랑했다.
그런데 내 사랑이 여기까지인데
왜 여기까지냐고 물으면
나 어떻게 해야 하니?
미안하다, 여기까지라서...
삼순: 그런적이 있었다.
이 세상의 주인공이 나였던 시절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아득하고 항상 울렁거렸다.
그 느낌이 좋았다.
거기까지 사랑이 가득 차서 찰랑거리는 것 같았다.
한 남자가 내게 그런 행복을 주고 또 앗아 갔다.
지금 내가 울고 있는 건 그를 잃어서가 아니다.
사랑..
그렇게 뜨겁던 게 흔적도 없어져 사라진 게
믿어지지 않아서 운다.
사랑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는 걸 알아 버려서 운다.
아무 힘도 없는 사랑이 가여워서 운다.
진헌: 다음부터는 왜 그랬냐고 묻고 따질 것 없이
정강이 한번 걷어차고 끝내세요.
세상에 널린 게 남자고
남자, 다 거기서 거기예요.
여자도 마찬가지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