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누군가를 집요하게 싫어해본적도 없는 것 같다.
내게는 도대체 없을 것 같았던 폴리티즌적 성향을 발견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이런 시덥잖은 이슈에 매달리는 스스로가 한심스럽기도 했지만... 정말 재미있는 건, 영구 심형래가 한동안 잠자고 있던 내 지성을 일깨워, 다시금 공부하고픈 욕구가 솟구치기도 했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그가 내게 끼친 유일한 미덕이다.
심형래가 싫은 이유.
그가 [스타워즈 에피소드 1 오디션에서 탈락했을 것 같은 괴물들]을 데리고, [이무기가 지나갈 만큼 플롯에 커다란 구멍이 있는] 시나리오를 가지고, [케이블 영화인 줄 알고 찍었다가 상영관에 걸려서 배우들이 가장 놀랐을 영화]를 찍어서 [한때 유망주였던 제이슨 베어의 앞날을 불쌍하게] 만들고 골든 라즈베리상 금주의 Best bad movie에 올랐다는 이유가 전부는 아닐 것이다. ( [ ... ] 안의 말은 미국의 비평가 또는 관객 리뷰 일부를 인용한 말이다.)
주말 박스오피스 1위 성적이 1400만불을 넘지못하는 이 비수기에, 2000만불이 넘는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으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서 얻은 첫 주말 흥행성적은 504만 달러, 박스오피스 5위.
일부 국내언론들은 그 성적을 가지고도 '개봉첫주 북미박스오피스 5위 기염'이라며 비유를 맞춘다. 하지만, wide release 개봉작은 단3편뿐이었고, 그중 2번째로 많은 극장수를 확보한 걸 고려한다면 그야말로 흥행참패, 개쪽박이다.
일요일부터 교차상영하거나 교체상영되는 극장들이 있다는 소문이 들려오고있고, 다음주에는 상당수의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는 블럭버스터 시리즈 'Resident Evil : Extinction'과, 제시카 알바가 나오는 'Good Luck Chuck', 그리고 IMAX 버젼의 'Transformer'등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는걸 고려해볼 때, 2주차 이후의 흥행에 대한 기대는 아예 접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첫주 관객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던 한인과 아시아계들에게 의존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LA한인축제 무대에 게스트로 올라 또한번의 눈물로 인생극장을 연출하고, 한지일이 눈물을 닦아주는 낯뜨거운 퍼포먼스는 시골 노인정을 찾아다니며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꼬득여 약을 팔려는 약장사의 그것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미 교민사이트에서도 강도 높은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스필버그, 조지 루카스, 찰리 채플린을 자신과 동급으로 놓으면서도, 자신의 영화에 대해 비난한 이송희일 감독에 대해서는 선배에 대한 예의가 없는 후배감독이라 말하고, 자신을 제외한 국내 모든 영화인들을 '안해서 못하는 사람'으로 깎아내리는 독선.
자신과 자신의 영화에 쏟아지는 수많은 혹평 앞에선 바보연기, 자신을 바라봐주고 응원해주는 사람 앞에선 눈물연기.
지금껏 그가 보여온 행적은 나를 충분히 분노케했지만, 그의 다음 행보가 내 집착적 증오의 결말을 결정지을 것 같다.
개봉첫주 흥행성적이 발표되고나서도 아직 버로우 중인 심형래가 어떤 식으로 입을 열지 나는 몹시도 궁금하다.
세계5위나 다름없는 미박스오피스 5위면 잘 한거 아니냐고, 극장에서 충분한 흥행을 못거두더라도 2차 판권 시장에서 수익을 만회할 수 있다고, 그리고 아직 일본, 러시아를 비롯한 전세계 개봉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면서 자신을 바라봐주던 사람들을 달랠 것인가? 그것이 진정 자신과 자신의 영화를 한국영화의 희망으로 떠받들며 거대한 미국시장에서 큰돈을 벌어다줄것으로 믿고 응원해주던 사람들에 대한 보답이 될 수 있을까?
그가 그동안 대중을 향해 흘려온 수많은 말들을 앞으로 어떤 식으로 수습할지 나는 궁금하다.
대중들은 분명 자신들이 믿었던, 아니 믿고 싶었던 것에 대한 결과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허황된 환상이었을지라도,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것을 믿게 한 심형래는 그 믿음에 대한 대가를 치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