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산양역이라는 곳이 있었다.
얼핏 들으면 멸종위기종 동물과 동일한 그 이름, 그 때문인지 더욱 정감이 갔던 역.
물론 지금은 웬만한 사람들은 알다시피 폐역된지 몇년이 흘렀다.
산양역은 필자가 철도에 관심을 가지기 바로 직전(2001년)에 폐역되었고 경북선을 처음 찾은게
2002년도 였으니 산양역의 살아생전(?)모습도 폐역된 직전의 흔적도 모른다.
필자가 처음으로 산양역의 존재를 알게된것은 인터넷이었다.
지금은 폐쇄되었지만 과거 간이역이라는 홈페이지에서 산양역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적이
있었는데, 그 글에서는 과거 점촌~영주 비둘기가 다닐적 많은 사람들이 이용했었다는 추억의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도로교통에 밀려 고전했었겠지만.
나중에 이곳이 폐역되었다는 소리를 듣고 얼마나 허탈했던지.
처음으로 경북선을 열차를 타고 지나가던 날, 점촌을 조금지나자 보였던 정체불명의-당시엔 그렇게 느껴졌다-공원이 보였고 너무 빨리 지나가는 탓에 셧터도 누르지 못했었다.
그리고 그런 일은 이후에도 몇번이나 계속 반복되었다.
얼마전 드디어 이곳을 찾게 되었다.
문경, 가은선을 전부 돌아보고 시간이 좀 남아서 용궁까지 갔었는데, 가는길에 산양역을 들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산양역의 모습은... 이미 이곳을 찾았던 분들의 답사기에서 나온 그대로다. 앞에는 컨테이너 박스의 지구대가, 그리고 역 앞에는 논이 펼쳐져 있는 풍경, 그리고 풀로 뒤덮인 플랫폼. 생각하니 너무 단순하다. 단 하나 다른 폐역들과 달리 특이했던건 유독이나 길었던 플랫폼이었다. 과거에 부산-영주 무궁화라도 정차했던걸까?
용궁방향으로. 이곳에서 용궁역까지는 너무도 가깝다. 역간거리가 1.5km밖에 안되었던걸로 알고 있다.
이곳이 폐역된 원인을 분석하면 도로교통에 밀렸고, 역세권 인구는 줄어들고, 용궁역과 너무 근접해있어(실제로 10여분만 걸어가면 용궁역이다)수요창출이 힘들다 등등의 말을 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메스를 지금와서 들이대고 싶지는 않다. 어차피 앞으로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없다면 이렇게 공원으로라도 남겨둔 것에 감사하는게 나을것이기 때문이다.
역이 없어져도 그곳이 누군가에게, 아니 단 한사람에게라도 잠시나마 쉼터가 되어주면 그걸로도 족하다. 그게 아마도 멋있는 마지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재개발때문에 아예 흔적조차 남기지 못하고 없어지는 것 보다는 말이다.
그런 생각을 남기고 용궁으로 향한다. 앞으로도 이 모습으로 남아주기를!
출처:열차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