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렸을 때부터 벌레나 새를 무서워했어요..
다리가 많이 달리거나 날개가 달린 것들에 대한 공포심이 있었어요..
바퀴벌레 개미 지네 등등은 말할 것도 없고
닭 비둘기 까치 모기 파리
날아다니는 것만 보면 아주 미쳐요..ㅠㅠ
닭고기는 아주 뼈째 씹어먹는데..
닭이 꼬꼬꼬꼬 돌아다니는 거보면..
막 무서워서 근처에 가지도 못해요..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이제 나이가 먹어가면서..
진짜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등신같구..어디 한 구석 모자란 것 같구..
정말 벌레보고 기겁할 때 또라이 같구..왜 사나 싶고 .. 막 자책감이 심하게 들어요 ㅠㅠ
저는 스물세살 여자이구요..
키는 166에 .. 통통한 편은 아니지만 어깨도 넓고 용가리통뼈라
절대 아담한 몸이 아니거든요..
성격도 털털하고 시끄럽고.. 어디 가도 잘 어울리고 활발한데..
이 놈의 손톱만한 벌레만 봤다하면..
악 !!!!!!!!ㄴㅇ르ㅐㅔㅏㅔ2350-425ㅏㅡㄱㅎ뤄라늉ㄹ,ㅡㄴㅇ리;ㄷ,레ㅐㄷㄹ
막 이래요
눈 뒤집히고...침 질질 흘리고..이성을 잃어요 ㅠㅠ
추석에 시골 할머니댁에서 자다가 거미를 보고
질질 짜면서 자는 엄마를 막 깨워서 ..
언니가 대신 벌레를 잡아주고...;;
10월달에 출산예정인 만삭인 언니가 말이죠..-_ㅠ
음식하시느라 피곤하신 엄마를 거미 따위로 새벽에 깨우는 제가
너무 못나고 한심한 딸 같고..제 자신이 너무 싫어져요..ㅠ
일상이 이래요..ㅠ
저번에는 자취방에 개미가 생겨서 개미 따라서 가봤는데.. 개미 무리가 있는 거에요..
제가 하드 더위사냥을 좋아하는데..
이 개미새끼들이 달콤씁쓸한 냄새를 맡고 모였나봐요..ㅠ
그 때부터 가만히 있는데도 몸에 개미가 기어다니는 것 같고 근질거리는 것 같고
그래서 아무 것도 없는데 팔 다리를 벅벅 긁어서 피나고..상처도 여기저기 나구요..
후배들 술 사주는데 술집에서 바퀴벌레가 나타나서
화장실로 뛰어가서 한 삼십분동안 패닉상태였어요..꺼이꺼이 하면서 혼자 울었지요..
애들은 아마 술 많이 마셔서 오바이트라도 하고 온 줄 알았을 거에요..ㅠㅠ
바퀴벌레라는 단어만 들어도
그 시커먼 게 움직이는 게 생각나고..토할 것 같고..눈물이 맺히구요...
모기도 웬만해선 못 잡아요..
정말 많이 물려서 못 잘 정도 아니면...
것도 책이나 휴지를 한 열장 정도 두껍게 접어서..
벌레를 보면 친구집에 가서 자구요..
다음 날 집에 들어갈 때도 친구보고 먼저 들어가보라고
하구요...
예전에 바퀴벌레가 제 무릎에 툭 떨어진 적이 있어요
(천장에서 기어가다가 떨어졌나봐요)
그 때 탈수될 때까지 눈물이 안 멈춰져서 응급실 가서 링겔 맞았어요..
그 땐 진짜..정신병원 가고 싶었어요..
의사가 왜 이렇게 우냐고 하는데..차마 바퀴벌레보고 무서워서 그랬다고는 못하고...
그냥 큰 충격을 받았다고만 했어요...;;제가 정말 병신 같더라구요..ㅠ
겉으로 보면 정말 활발하고 아무 거나 잘 먹고
운동도 좋아하고 키도 크고 덩치도 큰 여잔데...
조그만 벌레만 보면 미친년처럼 막... 눈물부터 뚝뚝 흐르고..
사람들 있을 때는 티 안 낼라고 하지만..
친구나 남자친구랑 단 둘이 있을 때는 정말 막 울어요..
애기가 똥 싸서 기저귀 갈아달라고 울 때처럼...막 으앙으앙 울어요..
오늘은 남자친구가 공부하느라고 밤을 꼴딱 새서
점심을 먹고 낮잠을 자는데..
얼마나 피곤하겠어요..30시간도 넘게 못 잤는데..
근데 그렇게 피곤해서 곯아 떨어진 사람을
화장실에 작은 벌레 (뭔지는 모르겠어요ㅜ) 나왔다고
흔들어서 깨우고 울고 불고...눈물 콧물...
오줌 마려워 죽겠는데 벌레가 도망가서 못 잡아서..
도저히 화장실에 못 들어가겠는거에요..ㅜㅜ
이런 걸로 정신병원가면... 상담해주나요..?
정말 미치겠어요..
나이 먹고... 어디 가서 벌레 하나 보고 정신 나간 사람처럼 막 울고 난리치면..
사람들이 얼마나 우습게 보겠어요..
조그맣고 이쁘고 막 그런 애도 아니고...
어깨는 형님 어깨에 .. 소주는 깡소주로 마시는 애가..
벌레 하나 보고 난리치면.. 막 무서운 척 한다고 얼마나 재수없겠어요...
예전에 사귀었던 사람은 진지하게 상담받아보라고..
너 그럴 때 정말 정이 떨어진다고.. 막 그랬었어요..
지금 남자친구도 말은 안하지만..
얼마나 짜증나겠어요... 자는데 개미 잡아달라고 깨우고.. 징징거리고.. 눈물이나 짜고..
정말 심각한 고민이에요..
공원 같은 데 비둘기 있으면 미친년처럼 눈 감고 막 달려가요 공원 끝까지...;;;
벌레를 봐도 용감하게...아니 휴지를 돌돌 감고 잡을 수 ..
아니 그냥... 울고 놀래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휴.. 이런 치부를 가지고 있는 저.. 어쩌죠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