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4년 연애하고,
결혼한지 3년차이다.
연애 할때도 3~4년차때는 많이 싸웠던것 같다.
결혼 얘기가 있을락 말락 그 무렵에 난 임신을 했고
결혼 얘기중이기는 했으나, 어찌됐든 임신 때문에
서둘러 결혼을 하게 된것도 사실이다.
임신 4개월때 결혼식을 올리고
시부모님이 소유하신 주택에 3평도 안되는 방을 하나 얻어 신접 살림을 했다.
우리 친정도 없는 처지라,
연애 시절 시댁의 재정상태는 내게 중요치도 궁금하지도 않았었다.
결혼후 보니, 느끼고 있었던 것보다
신랑과 시댁은 가진것이 없었다.
게다가 신랑이 총각때 진 카드대금, 또 우리 신접 살림(가구, 전자제품)비용을
결혼후 갚아야 했기에 임신중이였던 나의 결혼초는 거의 거지나 다름없었다.
아이를 낳고 2개월만에 다시 사회로 나와 일을 하며
1번의 임신중절수술, 또 한번의 자연유산 과도한 스트레스등으로
지금은 30살 여성의 건강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약골이 되어 버렸다.
이제 신랑에 대해 얘기해 보자면
여자문제...
무절제한 생활, 다혈질에 때론 지나치리만큼 무관심한 성격.
이중에 여자문젠 연애때부터 나와 싸우게 되는 가장 큰 이유이지만
고칠수 있으리라 믿었었다.
그러나 결혼 후에도 변함 없었고
나머지 성격들은 결혼후 나를 더욱더 아연실색하게 만드는 부분이였다.
계속해서 이와같은 생활이 반복되고
더군다나 이해 안가는 시댁 식구들의 행동은 나를 극으로 몰았다.
점점더 자상치 못하고 자기 멋대로인 신랑에
난 견딜수 없었다.
언제간부턴 싸움이 잦았고
서로 말로써, 몸싸움으로써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어색하게 화해하고 이런 생활이 반복되었다.
남편은 나와 결혼하기 바로전..아니 나와 사귀는 초반무렵
그전여자와 양다리를 걸쳤었다.
사귄지 10년이나 된 여자였고, 남편의 집안에서 반대해서 헤어졌다는데
그여자가 내게 전화 걸어 해준 얘기로는 그이유는 아주 작은일에 불과했고
남편은 아주 나쁜 사람이였다라는 것이였다.
지금에서 그얘기가 새록새록 다 떠오르는건...
그여자가 남편을 떠날수 밖에 없는 이유가 지금 내가 남편과 이혼하려는 이유와 같기 때문이다.
남편에게 지금의 난, 드세게 대들고 맞붙어 싸우는 마누라에 불과할것이다.
나도 나름대로 지성인이고, 전문직 여성이며, 대게가 부러워하는 인정 받는 사회인이다.
그런 내가...최근에 남편과 싸운 모습들을 생각하면 죽고 싶을만큼 싫다.
근데 자기 합리화라고 욕할지 모르겟으나
지금의 나의모습은 남편의 끊임없는 거짓말, 외박, 일상생활에서의 무례함. 무관심이
만들어낸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난 3살난 딸이 있다.
무책임한 엄마가 되지 않으려고 참아왔다.
그러나 난 어제부로 무책임한 엄마가 되었다.
어제는 시어머님이 여행을 가신다기에 아기를 돌보러
남편과 집으로 일찍 가던중이였다.
차에서 사소한것으로 싸웠고, 어제따라 유난히 남편은 말을 함부로 했다.
급기야 꼴보기 싫으니 차에서 내리라 했고
난 어이가 없어서 그럼 내려주라 했다 따로 가자고...
남편은 내려서 집구석에 들어오지도 말란다.
어떻게 그런말을 하나.....난 내렸다.
한시간뒤 남편에게 전화를 하고, 이혼하자고 했다.
시부모님께는 내가 말을 하겠다했고
남편은 말같지 않은 말 하려면 끊어 그러더니 끊어 버렸다.
난 그대로 시댁에 전화를 했고 어머님이 이미 여행을 가시고
아버님이 내 전활 받았다...난 아버님께 죄송하다며 이대로 살수 없어 우선 친정으로가니
아기 좀 부탁한다 했다.
조금뒤부터 남편의 끊임없는 전화 욕설과 어이없는 내용,갑자기 딸아이를 바꾸더니
"마지막으로 들려주는것이니 잘듣고 나중에 아쉬운 말 하지마라"
너무했다..
그랬다 남편은 인정하기 싫지만 양아치 기질이 다분한 사람이였다.
왜 진작 인정하지 않았을까,.,그럴만한 일은 너무나도 많았는데...
난 배회하다가 문득 어디로 가든 내일당장 출근할 옷도 하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내가 뭣때문에 이런식으로 도망쳐야하나.
언제고 정리해야 하는것이니 들어가서 몇가지라도 챙겨서 나오자 생각이 들었고
밤 12시즘 집으로 들어 갔다...
남편은 아기는 시댁에 맏겼는지 혼자서 평소 좋아하던 찜닭을 시켜 영화를 보고 있었다.
이것저것 몇가지를 챙기고 나왔다.
남편은 그냥 그렇게 쳐다도 보지않은채 찜닭과 영화에 빠져 있었다.
그사람에게 난 그냥 그런 존재였다.
그런 존재이기에 남편이 나를 그렇게 대했던것 뿐인데
난 남편의 잘못 하나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이해하려하고,혼자 용서하고
한마디로 원맨 쇼를 했던 것이다.
울지 않았다.
친정에 연락도 없이 불쑥 도착하고 가족들과 어색한 분위기속에 있는데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짐싸고 나오는동안에도 한마디 않던 그가 왜 전화를 하는건지
그와 뭔가 대화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꺼려져 그냥 받지 않고 잠을 잤다
아침에 출근을 했고 지금은 회사다.
이렇게 우린 이혼을 할것 같다.
우리 아기에게 제일 미안하다.
내가 어떻게 했더라면 이런 상황은 안했을텐데라는 생각은 하지않는다.
그저 이혼과정에서 벌어질 마찰이 두렵다.
솔직히 지금은 그게 가장 두렵다. 그냥 이렇게 조용히 이혼하고 싶은데....
우리아기와 웃고 떠들고 재미나게 돌 토요일 오후 난 갈곳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