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편 ※
내가 눈만 동그랗게 뜨고 그 남자 아일 쳐다보기만 하자, 그 남자아인 신경질을 낸다고
해야될 정도의 톤으로 나에게 말했다.
"여긴 5층이라고... 아 비켜. 타야되니깐..."
그 남자 아이의 말에 옆으로 비키자, 엘레베이터 안으로 쑥 들어오는 남자 아이.
그리고 현이 오빠를 보며 말한다.
"형. 오랜만이네."
그러자 현이 오빠가 그 남자 아이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근데 네가 이 시간엘 왠 학교를 가냐??"
현이 오빠의 말에 관심 없다는 목소리로 말하는 그 남자 아이.
"집에서 일찍 나오고 싶어서... 근데 저 여자애는 뭐야?"
나를 물건인양 물어보는 그 남자 아이. 아.. 그럼 님은 뭐냐고요~~!!
발 좀 밟았다고 신경질을 내질 않나. 확!!
"내 사촌 동생이야. 은수야. 얘는 너랑 같은 나이인 지윤환라고 하고..."
뭐시라고라!? 나랑 같은 나이라고? 아아악!!!!!! 저 놈의 싸가지없는 녀석.
내가 지윤환이라는 자식을 째려보자, 지윤환은 내 눈빛을 깔끔히 무시해버린다.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고, 난 1층인지 확인하려고 고개를 올려 보았다.
음.. 1층이 맞군. 그리고 엘레베이터에서 내리자, 현이 오빠가 윤환이에게 말했다.
"잘됐다. 크크. 너랑 은수랑 같은 학교라서~~!! 음. 앞으로 둘이 학교 같이 다니면 되겠네."
오빠의 말에 그 녀석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나도 재빨리 오빠에게 '지금 무슨 소릴 하는거야?'
라고 말하려 했는데, 윤환이가 먼저 선수를 치고 말았다.
"따라오려면 따라오라고 해. 난 같이 갈 맘 없어."
그리고는 빠른 걸음으로 아파트 단지를 걸어가버리는 윤환이.
아~~~!!! 뭐 저런 XX같은 놈이 다 있어. 누군 지랑 같이 다니고 싶대?
어어어어어어!!!!!!? 아악. 첫날부터 짜증이 물 밀듯이 밀려오는 구나.
이런 내 맘을 오빠는 아는지 조심스럽게 나에게 말을 거는 현이 오빠.
"저기.. 은수야. 저 자식이 좀 성깔이 드럽거든."
"그건 오빠가 말 안해줘도 알아. 뭐 저런 녀석이 다 있대??"
내가 화를 억누르며 말하자, 오빠가 무안한 듯 어색한 미소를 짓더니 나에게 말했다.
"음.. 그러니깐 네가 좀 이해해. 알겠지? 얼른 학교 가자."
"그런데... 쟤 이 시간에 나와?"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아서 오빠에게 물었다.
"아니.. 윤환이 녀석 학교 늦게 가. 오늘은 엄청 일찍 나온 거지. 앞으로 이 시간에 가면
마주칠 일은 없을거야."
"그렇구나... 그래. 앞으로 이 시간에 나오면 되지."
내 말에 오빠의 트레이드 마크인 해맑은 미소를 짓는 오빠.
오빠의 그 미소에 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 같다.
#교문.
어쩌다 보니, 벌써 새로 오게 될 중학교 교문까지 오게 되었다.
뭐,, 전학하는건 교무실 가서 반 배정만 받으면 된다니깐...
별 문제는 없구...
그런데 나와 같은 학교를 다니게 될 학생들이 나와 오빠를 힐끔힐끔 쳐다본다.
오빠의 교복이 고등학교 교복이라 그런지, 애들이 무슨 일이야? 라는 식으로 쳐다보는 것 같다.
오빠는 교문에 계시는 선도부 선생님이신 것 같은 분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그러자 그 선생님이 오빠와 나의 앞으로 와서는 말했다.
"현이 네가 학교엘 왠 일이냐?"
"아.. 저기 사촌동생 좀 데려다 줄려구요."
"옆에 있는 학생?"
그리고 날 쳐다보는 선생님. 난 얼른 꾸벅 인사를 했다.
내 인사가 끝나자, 밝은 목소리로 선생님에게 말을 건네는 현이 오빠.
"오늘부터 이 학교에 다니게 됐어요. 선생님이 절 생각해서라도 은수한테 잘해줘야되요."
현이 오빠의 말에 재밌다는 듯이 호탕하게 웃으시는 선생님.
현이 오빠도 따라 웃더니, 이내 날 보며 말했다.
"얼른 들어가봐. 음.. 오빠는 야자하느라 이따 데리러 못 올거 같아.
길 다 외웠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묻는 현이 오빠.
그런데... 난 길을 외우지 못했는데...
괜히 못 외웠다고 하면 오빠가 걱정할 거 같아서 말했다.
"당연히 다 외웠지. 내가 길 하난 잘 외우잖아. 오빠도 얼른 가봐. 늦겠다.."
그러자, 오빠는 선생님께 인사를 하고 날 보며 손을 흔들며 그렇게 가버렸다.
아휴. 그나저나, 난 길을 모르는데 어떻게 하지...
내가 이런 저런 고민에 빠져 걱정을 할 때, 선생님이 내게 말하셨다.
"교무실은 2층이야. 얼른 들어가봐."
후훗. 선생님도 참 친절하신 것 같군. 난 다시 한 번 인사를 하고는 운동장 안으로 들어왔다.
근데, 애들이 자꾸 날 쳐다보는 것 같은데... 내 기분 탓인가?
내가 주위를 둘러보자, 나의 눈빛을 피하는 아이들.
난 처음보는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듯.. 그 아이들도 나에게 처음 보는 아이라서 자꾸
쳐다보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학교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왔다. 역시 곧바로 교무실이 보였다.
난 얼른 교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역시 한 선생님이 나에게 말을 건네셨다.
"무슨 일로 왔니? 어느 선생님 찾아?"
"아.. 저기.. 안녕하세요. 저 이번에 전학오게 되었거든요. 반배정을 받고 싶어서... 왔어요."
내가 말꼬리를 흐리자, 그 선생님은 친절하게 나를 보고 따라오라고 하셨다.
그리고 나에게 질문을 하시는 선생님.
"음.. 보자.. 네가 연은수니?"
"네.. 연은수에요."
"아.. 너희 이모님이 얼마전에 찾아오셔서 전학 수속 밟으셨어. 은수는.. 음..
3학년 5반이다. 3학년 교실은 1층에 있어. 아까 오면서 봤지?"
"네.. 그럼 지금 가면 되요?"
"잠시만.. 잠시.. 이따가 3학년 5반 담임 선생님하고 같이 들어가렴.
혼자 들어가면 자리 찾기도 그럴테니... 알겠지? 저기 앉아있어.
내가 선생님 불러올게."
그리고 가버리시는 선생님.
후우.. 조금 떨리네. 과연 새로운 선생님은 누구실까?
그런데... 예전 친구들이 보고싶네..
사고 난 후로 장례식 하느라 학교도 못 나갔구.. 그리고 곧바로 전학을 오게 되서
인사도 못했었는데...
내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나에게 말을 건네시는 한 여자 선생님.
"네가... 은수니?"
내가 고개를 올려 그 선생님을 쳐다보자, 선생님은 환한 미소로 날 반기셨다.
"반가워. 은수야. 난 너의 새로운 담임 선생님이란다. 음.. 너희 이모님께 말씀 들었어.
그 동안 많이 힘들었지? 앞으로 새 학교에 다니면서 좋은 친구들 많이 사귀고...
좋은 일만 생겼음 좋겠다.. 아, 얼른 새 교실에 가봐야겠지?"
새로운 담임 선생님도 꽤 좋으신 분인 것 같다.
선생님을 따라 1층으로 내려갔다. 선생님이 내게 말을 거셨다.
"아무래도 반장 옆에 앉는게 좋겠지? 아아.. 아니다. 우리반 반장은 좀 그런가.."
"아.. 저는 아무하고 앉아도 상관없어요."
"음.. 그래도 반장은.. 안될 거 같구..."
선생님이 많이 망설이시는 것 같았다.
대체 반장이 평소 행실을 어떻게 하길래 이렇게 천사같은 선생님이 고민을 하시는 걸까?
어느새 반 앞에 도착하게 되었고, 선생님이 들어오자, 애들이 우르르 제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나는 선생님을 따라 교실 앞으로 따라 들어갔다.
선생님은 나에게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미소를 지으시면서 말씀하셨다.
"우리 반에 새로운 친구가 전학을 오게 되었어요. 모두들 잘 대해주고... 알겠지?
음.. 그리고 반장은 아직 안왔니?"
선생님이 반장의 소식을 물었고, 애들은 일제히 반장이란 아이에게 시선을 집중시켰다.
나도 그 아이들을 따라 시선을 집중시켰는데...
어....라....?
쟤 지윤환 아니야?????
지윤환도 나와 눈이 딱 마주쳐버렸다.
허걱.
지윤환도 나의 등장에 많이 놀란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더 놀란 건 저 놈이 한 반을 책임지는 반장이였다는 것 때문이다!!
선생님은 날 보며 물으셨다.
"반장 옆에 앉을래..?"
지윤환의 눈이 동그래졌다. 너도 내가 네 옆에 앉는게 싫은 거겠지.
하지만 여기서 왜 필요없는 오기가 생겨버린 걸까?
"네. 저 반장 옆에 앉을래요."
내 말에 애들이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아마도 내가 반장에게 관심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절대로~~!! 관심이 있어서 그런건 아니라고~~!!
내가 뭣땜시 저런 싸가지에게 관심을 가지겠어!?
난 지윤환 옆에 앉게 되었다. 그 녀석은 뭐가 그리 기분이 나쁜지 계속 샤프로 책상을
갈군다. 내가 그런 지윤환에게 한마디 했다.
"만나서 반가워. 인연이 있긴 있나보네. 짝을 하게 되고..."
그러자 지윤환이 책상을 탁 치더니, 나에게 말했다.
"아까 엘레베이터에서 내 발 밟을 때부터 알아봤다.."
"뭘?"
"악연이다. 악연!!"
지윤환의 말에 내 머리에 있는 뚜껑이 확 열렸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거든...!!!!?"
"어쨌든.. 앞으로 잘해보자.. 짝꿍.....?"
비꼬듯이 말하는 지윤환. 나도 너처럼 기분이 무지무지 안좋다고..
죽었어. 내가 옆에서 많이 갈궈줄테다!!
"그래.. 앞으로 자~~~알 해보자.. 반장님..?"
그리고 서로 불편한(?) 미소를 지으며 한동안 묵묵히 눈싸움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