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야기가 아니라 어렸을 적 풋풋한 신입생 시절에 겪었던 이야기 입니다.
문득 단짝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좋은 안주꺼리 더군요~
제가 다니는 학교는 매 학년 초기에 사물함 배정을 합니다.
학교에 학생회비를 내는 사람만이 학생회가 관리하는 사물함을 배정받아 사용하지요( ㅡㅡ;)
그리고 그 배정은 아침 9시에 있던 터라서; 학교를 멀리 통학하던 저로서는 사물함을 배정받기가 무척이나 어려웠었어요 ㅠㅠ 그래서 부지런한 기숙사 단짝 친구와 함께 사물함을 쓰기로 미리 약속을 했답니다.
그런데 저와 비슷한 사정(?)을 가진 또 하나의 단짝 친구 마저도 사물함을 배정을 받지 못하는 불상사가 ㅡ.ㅡ;; 생겨버려서 결국엔 세사람이 사물함을 같이 쓰기로 했죠...
아무래도 사물함을 셋이서 쓰다보니 쓰는 공간이 부족하겠지만(뭐... 저나 친구나 책같은걸 잘 챙기지도 않다보니;;; 항상 사물함은 텅텅;; ㅡ.ㅡㅋ비어서 공간의 압박은 없었습니다.) 더 귀찮은건 열쇠를 깜박했을 때 친구에게 열쇠를 빌려야 하는 귀차니즘이 더 가깝게 다가오더군요
그래서 가장 편하고 그나마 번호맞추기 어렵고 열기 어려운 자물쇠를 사용하기로하고
철물점에 가보니, 요즘엔 비밀번호를 바꿀 수 있는 최신형 자물쇠가 있더군요 +_+
( 고리쪽을 반대로 집어넣고 비밀번호 설정하고 다시 원래대로 끼울 수 있는 거 아시죠? ^ㅡ^ 그거 번호 세개짜리.. )
버튼식은 저도 어렸을 적에 친구와 내기하면서 손쉽게 열 수 있어서
그 점을 염두해둔 나름의 최선책이었죠 ㅡ.ㅡㅋ 거기다가 매번 비밀번호를 바꿀 수 있으니
일주일에 한번씩 바꾸면 더욱더 보안에도 도움이 될 듯 싶었구요~
요긴하게 쓰이더군요, 저같이 깜박하는 사람에게는 열쇠 없이 비밀번호만 알면 쉽게 열리니
흐흣...~
그런데 문제는 제가 비밀번호를 바꾸던 그 주에 생겼습니다 ㅡㅡ;;;
제가 비밀번호를 바꾸고나서 친구에게 문자로 비밀번호를 알려줘야 하는데 깜박해버린겁니다.
친구녀석이 시험보러 가야 하는데 꼭 필요한 공학용계산기가(이것도 역시 같이 쓰는;; ㅡ.ㅡ;;)
사물함에 있던 거죠 ... 시험이다보니 급하게 주변에서 구하기도 힘들고;;; 그녀석이 아주 씩씩 거리면서 비밀번호를 물어오더군요, 1분일초가 아까운 시간이라 바로 전화로 실시간으로 알려주었죠;;;
그런데;; 제가 알려준 비밀번호가 안된다면서 친구가 막 화를 내더군요 ㅡ.ㅡ;;;
순간 저는 분명 그 번호를 기억하고 있었고 312 (저는 외우기 쉽게 5이상번호는 잘 안써요;;)
분명 몇번의 테스트를 완료 ; 하고 릴렉스한 기분을 만끽하고 있었는데 ;;;;
이 번호가 안된다니;;; 이건 무슨일이지? 순간 별의 별 생각이 다 떠오르더군요
누군가가 내 비밀번호 자물쇠를 마음대로 열고 똑같이 생긴 자기자물쇠를 가지고와서 걸어놓았다거나..
( 제가 초딩때 이런 장난 많이 쳤었죠 ㅡ.ㅡ;;; 그때 그 친구 울기까지..ㅠㅠ 미안하다 친구야!!! )
아니면 누군가 본드로;; 장난을 쳤다거나
( 이건 차마 하지 않았습니다 ㅡ.ㅡ;; 너무 잔인한짓이라;;; )
친구의 울먹이며 화내는 모습에
(대충 상상이 될지도.. 전공시험에 평소에 쓰던 계산기를 못들고 가면 아주 절망적이죠 ㅡ.ㅡ;; 평소 건망증이 심한 친구가 이해는 되지만 정말 때를 못맞춘 그 억울함)
저도 숙연해지더군요;; 그리고 잽싸게 수업중에 사물함으로 고고싱!
그런데 분명 제가 기억했던 그 번호로 열리지 않더군요 ㅡ.ㅡ;; 혹시나 내가 바꾸고나서 친구가 또 바꿨나? ( 말도안되는 추리지만;;; ) 싶은 생각에 본래 사물함 주인인 친구까지 도움을 요청했죠
그 친구 역시도 비밀번호를 모르고 있었고( 당연하잖아!! ㅠㅠ ) 그 친구 역시 제가 기억하는 번호로 아무리 용을 써도 자물쇠는 묵묵무답...
셋이서 정말 그 짧지만 긴 시간동안 정말 고민 많이 했습니다. ㅡ.ㅡ;
가까운 영업점에서 절단기라도 빌려서 절단해볼까,
학생회에서 실톱을 빌려서 자물쇠를 잘라볼까
( 매년 자물쇠가 잠긴채로 주인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신학기때 다 자를때 쓰이죠)
급한대로 새로운 계산기를 사볼까 ...
( 이건 허기진 자취생에게는 생계의 위협이 될 수 도 ㅡ.ㅡ;; )
시험 시간이 15분 정도 남짓 남았을 때
저는 정말 미안한 마음에 그리고 망연자실한 친구의 모습을 보기가 힘들어서
평소의 제 실력을 발휘해야 했습니다.
나름의 비밀번호 자물쇠의 노하를 살려서
(막무가내로 돌려서 찍기 ㅡ.ㅡㅋ;; )
그 5분에 저의 모든 스킬을 투자했었죠...
정말 군대에서도 그렇게 손에 물집나도록 자물쇠를 쥐어본적이 없을 껍니다 ㅠ
5분이 지나고 10분의 벽이 깨지려는 순간 들리는
"처컥! "
순간 제 귀를 의심했죠
정말 이렇게 기쁠 수 는 없다라는 기분이랄까요?
단짝친구와 이제 당당히 얼굴을 마주할 수 있을꺼라는 기대에
사물함을 열었죠~ 너무나도 !!!!!! 아주아주
놀래서 ㅡ.ㅡ;;; 순간 세사람이서 식은땀을 흘렸습니다.
사물함에 보이는건 이상한 노트 몇권이랑 알수 없는 전공서적 몇권..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닳았지만, 서로가 멍하니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죠
그리고 저는 이내 " 털렸다! " 라고 생각했습니다.
누군가 비밀번호를 열고 유유히 내용물을 빼내고 필요없는 잡동사니를 넣고 도망갔다는
스토리가 이미 제 머리속을 휘젓고 다니더군요, 그리고 여유있게 비밀번호를 바꿔주는 센스까지....;;;;
친구는 시험이 급하니 자리를 뜨고, 남은 둘이서 정말 땅에 잠시 주저앉아버렸죠
너무 긴장을 했는데 어처구니 없는 결과라고 생각하니 힘빠질 수 밖에요...
그리고 세사람이 넣어둔 전공서적과 각종 기기들을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하더군요..
정말 눈물나는 순간이었죠...
그리고 꿀꿀한 기분에 수업재끼고 대낮부터 술이나 먹으러 가려는데 ( 그래도 주머니에 술먹을 돈은 있었나봅니다 ㅡ.ㅡㅋ;; 흐흣 )
친구녀석이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는지 잠시 사물함으로 가더군요
그리고나서 얼빵한 모습으로 유유히 계산기를 들고 오는 모습!
저는 그 친구가 유리겔라라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그 모습은 마치 찬란함 그 자체 +_+
일단 급한 불 부터 꺼야 하니 그 친구의 계산기를 들고
뭐 빠지게 달려서 시험장에 도착했죠
다행이도 시험 직전이라서 무사히 계산기를 전달해주고나서
조금은 맥빠진 기분으로 그 친구에게 달려갔습니다.
나 " 너 어떻게 계산기 찾았어?? 보니까 우리껀 맞는데?? +_+ " ( 존경존경.. )
친구1 " ㅡㅡ;;;;; ....................... "
친구1 " 너... 아까 분명 자물쇠 열었지? "
나 " 웅.. 분명 열었어 근데 그게 모? "
친구1 " ㅡㅡ;;;;; .................................................................... "
친구1 " 너 비밀번호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걸로 제대로 바꾸기도 했지..?! "
나 " 웅.. 맞아, 그런데 그게 모?? 답답해!! 얼른 좀 말해봐!! 어떻게 한거야~ "
친구1 " 그거 우리 사물함 아니었다. ㅡㅡ;; 당연히 비번이 틀리고 안에 있는 것도 틀리지..! 얼른 가서 원상태로 복구해야겄다 "
나 " .... 응?? 모가? ...................................... 엥!!!!!!!!!!!!!!!!??!! "
친구말을 자세히 들어보니
친구2가 열심히 틀린 번호로 열려던 자물쇠는 저희 사물함의 바로 옆자리; 공교롭게도 제가 쓰던 자물쇠와 같은 것을 썼더군요 (SD카드만한 깜장 동글동글돌리는 자물쇠, 구입처는 학교매점;;; 이게 문제의 근원!! ㅠㅠ 너나할것없이 비슷한 걸 사다보니 흐흣;;)저 역시도 그 친구가 그 자물쇠를 붙들고 있길래 의심없이 그것을 가지고 씨름했던 것이고, 친구1도 둘의 노력이 허사가되는 모습을 보고 자세히 살펴보지 못하고 자포자기 했던 것이었죠 ㅡㅡ;;;;;;;;;;;;;;;;;;;;
당연히 열리지 말아야 했던 것이고
당연히 열지 말아야 했던 것이고
당연히 사물함에 다른 물것이 있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그런데 그 사물함을 운좋게도(?) 손쉽게 열었으니 ....
이거 기뻐해야 하는건지 ^ㅡ^;;;;;;;;;;; 푸풋;;;
그보다 더 어이가 없었던 건 세사람이서 마주보고 있었음에도 누구하나 그것을 몰라봤다는 점;
참.. 어리버리하고 대책없는 엉뚱한 녀석들이었던 것에 더 웃기더라구요 ^ㅡ^;;;
참, 나중에 자물쇠 바꿨냐구요?
아뇨 ㅡ.ㅡㅋ;;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썼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아직 털린적은 없어서 다행이에요~~~
그리고 모르는 사람의 자물쇠는 .....모르는 비밀번호를 알리가 없죠 ㅡ.ㅡ;;
그래서 쪽지로 사죄(?)의 메세지와 함께 연락처를 남겼습니다 ^ㅡ^
다행이도 그분에게 덤덤한 담장을 받아서 한숨돌렸었어요~
( 이자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을 ㅠㅠ 제 실수.. )
헤헷;;; 너무 길게 써서 재미가 없었으려나요??
나름의 반전이 너무 뻔했던가...;;;;
푸풋~~~~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처음 올린 글이니 너그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