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
오늘은 나의 85회 생일이다. 돌아보면 파란만장의 일생이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투쟁한 일생이었고
경제를 살리고 남북 화해의 길을 여는 혼신의 노력을 기운 일생이었다.
내가 살아온 길에 미흡한 점은 있으나 후회는 없다.
- 2009년 1월 6일 故 김대중 전 대통령 일기
21일 저녁 국회에 마련된 빈소로 무거운 발걸음을 하였습니다.
지난 5월 23일 고인이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몇달이 채 지나지 않아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하니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지난 70년대 박정희 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외칠 때도
80년 초 내란 음모죄로 사형선고를 받으면서도 민주주의를 외칠 때도
죽음과 같은 온갖 고초를 다 겪으면서까지도 끝내 죽음에 굴하지 않고 굳은 의지로 버텨내셨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생사 길에 서서 고인의 의지로 여러번 위험한 위기를 넘기셨을 때
분명 이겨내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계속 생사의 위기를 극복하시기엔 여태까지 너무나 많은 힘을 쏟아 오셨나 봅니다.
7월 13일 예정되었던 주한 유럽연합상공회의소의 연설을 갑작스런 폐렴 악화로 하시지 못하였지만
병석에서 일어나셔서 다시 평화와 민주주의를 외쳐주시리라 생각했는데
그간의 젊은 시절 고통이 결국 그를 굴복시켜 버렸군요..
8시 반쯤 국회에 도착했습니다.
국화의 향기로 가득찬 국회에 마련된 빈소를 향하며
중간중간 마련된 고인이 걸어온 역사와 관련된 전시물들을 보며 한발자국씩 움직였습니다.
빈소로 올라가는 길
연배가 높으신 어르신들과 가족 단위로 빈소를 찾은 조문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빈소에 헌화를 하기 위해 올라가는 도중에
제 옆에 있었던 꼬마 숙녀가 같이 오신 아버지께 천연덕스럽게 질문을 하더군요.
"아빠, 민주화가 뭐예요?"
그러자 꼬마숙녀의 아버지는 이렇게 설명하셨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할아버지께서 지금 우리 아가가 편안히 지내라고 열심히 외치시던거야."
아직은 민주화, 민주주의란 개념에 대해 이해하기 힘든 나이라 생각하셨는지
어린 아이의 시각과 현시점에 관련 지어서 민주화에 대해 인식시키고자 설명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다시 경건한 마음가짐을 갖고 고인의 영정에 헌화를 하기 위해 질서를 지키며 기다리고 기다렸습니다.
국화향으로 가득찬 고인의 영정 앞에서 -
대한민국 민주주의 열사, 민주주의 아버지인 고인을 위해 추모하고
천근만근이 된 무거운 발걸음으로 빈소를 나섰습니다.
손자 종대에게 나의 일생에 대해서 이야기해주고
이웃사랑이 믿음과 인생살이의 핵심인 것을 강조했다.
- 2009년 5월 30일 故 김대중 전 대통령 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