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2009-08-19]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이 타이거 우즈(미국)를 꺾었다.
미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 양용은은 3타 차로 우즈를 제치고 아시아인 최초이자 자신의 생애 첫 메이저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지난 3월 혼다클래식에서 첫 우승맛을 봤던 양용은은 올 시즌 2승을 거뒀다.
양용은은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린 우즈에 2타 뒤진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양용은의 우승은 희망사항에 불과해 보였다. 14번의 메이저 대회 우승기록과 함께 3라운드 선두로 나섰을 때 단 한번도 역전패를 허용하지 않았던 우즈가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18개 홀에 걸친 드라마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막을 내렸다. 전반을 마친 뒤 우즈와 공동 선두에 오른 양용은은 역전불패를 자랑하는 우즈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숨막히는 팽팽한 접전은 14번(파4) 홀부터 양용은에게 기울기 시작했다. 양용은은 14번 홀에서 20미터 길이의 그림 같은 칩 샷으로 이글을 낚으며 환호했다. 우즈를 밀어내고 단독 선두로 뛰어오르는 순간이었다.
반면 우즈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2.5미터 짜리 버디 퍼트를 남겨두고 여유롭게 양용은의 샷을 지켜보던 우즈의 표정이 굳어졌다. 순식간에 상황이 뒤바뀌자 `황제' 우즈도 표정관리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하늘을 향해 펀치를 휘두르며 환호하는 양용은과 고개숙인 타이거 우즈. 지난 2006년 유럽프로골프투어 HSBC챔피언십에서 양용은이 우즈를 꺾었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팬들은 한국인 최초의 미PGA 투어 메이저 챔피언 탄생을 기대하기 시작했다. 당시 국제무대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양용은은 HSBC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를 2타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스타덤에 올랐었다.
그러나 우즈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이글 한방에 무너지는 듯 했던 우즈는 가까스로 버디를 성공시키며 1타 차 2위를 유지한 채 재 역전 기회를 노렸다. 그러나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한 채 경기는 마지막 홀에 이르렀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18번(파4) 홀.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다투는 선수들은 마지막 홀에서도 진검승부를 펼쳤다. 1타 차 선수였던 양용은은 206야드를 남긴 상황에서 홀을 직접 노렸고 볼은 핀 2미터 거리에 멈췄다. 또 한번의 버디 기회.
반면 우즈는 마지막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린 왼쪽 가장자리에 꽂혀있던 핀을 향해 친 우즈의 세컨 샷은 러프에 빠져버렸고 세 번째 샷마저 홀을 외면했다.
이제 남은 건 우승을 장식할 마지막 퍼트. 양용은은 우즈가 지켜보는 가운데 마지막 퍼트를 버디로 장식하며 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제주도 출신 늦깎이 골퍼가 세계 정상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디지털타임스 정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