쑹입니다.
자동차 스포츠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는 코너링에 대해서 얘기해볼까 합니다.
1. 초보-> 중수-> 고수-> 괴물
-초보-
초보는 브레이크로 코너를 탑니다. 어떻게든 브레이크 포인트를 늦게 잡아서 조금이라도
엑셀을 더 밟아 속도를 내려 합니다. 그래서 코너진입이 개판 돼서 탈출속도와 진입속도가 느립니다.
하지만 운전하는 본인은 정작 식은땀을 흘리며 뭔가 열심히 코너를 공략하는 느낌에 사로잡혀 쾌감을
느끼는 시기입니다. 간혹 운전 전문가들과 연습하지 않고 혼자서, 혹은 친구들끼리 코너를 공략하는 상황
이라면 자아도취에 빠져 ‘나의 코너링은 예술이군!’ 하며 착각할 수 도 있는 시기 입니다.
-중수-
이제 어느 정도 공부도 했고 라인도 볼 줄 알게 된 중수레이서는 핸들로 오버스티어도 마음껏 낼 수 있고
언더스티어도 두렵지 않습니다.
차가 어떤 모양으로 균형을 잃고 어느 쪽 바퀴가 그립을 잃든 다 컨트롤 할 수 있다고 자부하는 단계.
따라서 이제 라인을 타려고 온갖 시도를 합니다. 운전에 대한 자부심도 절정에 달하지만 슬슬 욕심이 생겨
서킷도 돌아보고 이것저것 튜닝도 해보면서 자기는 운전을 잘하는데 돈이 없어 차가 안 받쳐준다고
생각하는 시기입니다. 보통 이런 때에 고수를 만나서 시원하게 깨지면 거의 절망상태가 오지요.
중수는 핸들로 코너를 탑니다.
-고수-
고수는 엑셀로 코너를 탑니다. 이제 스키드음이 안 나야 빠르다는 걸 알아버린 이상 어떻게든
엑셀포인트를 빨리 잡으려 애를 씁니다. 그리고 이미 자신이 어떤 라인이든 원하는 대로 탈 수 있으며
코너진입 후 핸들은 고정되어있고 엑셀 가감으로 라인을 그릴 줄 압니다.
하지만 이 때부터 코너링이 무엇인지 알기 시작함에 따라 자신이 어느 정도 수준에 있는지 간파를 합니다.
사실 이론대로라면 Slow in Fast Out이 정석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으나, 진짜 잘 타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Slow In’ 이란 보통 사람들에겐 상상도 못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진입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괴물-
결국 차를 잘 타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보다 잘 하는 건 진입입니다.
진입을 잘하는 것? 그것은 다른 레이서들이 진입하는 속도보다 월등히 빠른 속도로
진입을 해도 괴물들의 입장에서는slow in 으로 코너링 할 수 있음을 얘기 하는 것입니다.
표현이 괴물이지 그 괴물은 아주 여유롭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미친 듯이 뛰어 드는 것 같아도
속에서 조종하는 인간은 클러치, 브레이크, 엑셀을 가지고 놀고 있습니다.
'뭘 밟을까' 하고 고민하면서
또한 실수가 적다는 것도 괴물의 필요조건이겠군요?
이 쯤 되면 정확한 라인이고 뭐고 없습니다. 랩을 찍기 위해 예선을 달릴 때나 사용하는게
라인이지 실전에서 어떤 식으로 주행을 해야지 ‘추월’이 되는지 고민하며 발전하는 시기 입니다.
이때부터는 여러 대의 경쟁자들 사이에서 업그레이드 되는 방법 밖엔 없습니다.
신(神)?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사람. 사람이 아니라고 해야 하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괴물까지는 어디까지나 조금 특출난 사람.
제가 운전을 잘한다고 생각한 사람은 아직까지 없습니다.
저 역시 운전을 잘한다고 소문만 나있지 실제로 저는 맨날 운전을
왜 이렇게 못할까 하고 고뇌 속에서 하루를 보내며 밤마다 달리는 상상을 하다 사고가나서 죽는
허망에 잠을 설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사고는 안 나는 듯..-
최고의 기타리스트는 수 만명이 지켜보는 와중에도 실수를 하지 않습니다.
레이싱도 마찬가지지만,
실수를 했을 때 돌이킬 수 없는 실수라는 게 존재함이 다르지요.
운전을 잘 하고 싶은 사람이 가장먼저 해야 할 일은, 지금 하고 있는 게 맞는 것인지 틀린 것인지
'아는 것' 이 중요합니다.
머리로 알고 있는 것과 몸으로 알고 있는 것은 일반인과 카레이서를 구분 짓는 경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머리로는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이 특별한 것이 아닌데도 많은 사람들이 물리적 운동에 대해
이해가 부족해서 레이스테크닉을 늦게 알아채는 것일 뿐이지, 레이싱 테크닉에 대한 자료를 보고
금방 "아하!" 한다 하여 그 사람으로 하여금 운전을 잘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주지 않습니다.
이 말이 이해가 안 가시는 분들이 계실 탠데 좀 더 직설적으로 이야기 하면…
인터넷에 산재해있는 자동차 동호회를 가면 자기가 운전의 신이라도 되는 냥 잘난 척을 떠는 사람들이
쌓이고 쌓였습니다. 온갖 잡지식들로 가득찬 사람들로써 실제로 운전해보라고 하면 정말 ‘뭐’도 못하는
사람들이 태반입니다. 한국에서 운전 고수라고 할 만한 사람들은 대부분 글 재주가 없고, 동호회 활동을
잘 하지 않습니다.
제 경우는 제가 직접 팀을 운영하고 글쓰기를 즐겨 책까지 쓸 정도였으니 어느 정도
예외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저는 저보다 강한 사람을 언제나 찾아 다녔기 때문에 그 사람의 진가를
눈으로 확인하고 함께 달려보기 전까지는 결코 운전실력을 믿지 않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저는 제 실력을 먼저 보여주고 옆에 태워서 나를 평가해주길 바라며 연습을 해왔죠.
반대로 레이스 테크닉은 아무것도 모르는데 감각적으로 달리는 사람들도 많이 보아왔습니다.
전자의 케이스가 이를 태면 강원도 고갯길이나, 양구길 같은데 가서 일명 '동네선수'에게 추월 당하거나
빽점이되는 케이스를 말합니다.
엄청난 튜닝카라도 강원도 고갯길의 택시나 포터 등을 못 이긴다는 얘기를 하죠.
머리로 달리기 때문에 모르는 코너가 나왔을 때 답이 안 나오는 것입니다.
그만큼 차의 코너링 능력을 자신이 모르고 있다는 얘기도 되구요.
그러나 이런 경우가 사실 위에서 언급한 중수에 해당되는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강원도 택시에게
져본 일이 없어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길에 익숙해서 빠른 사람들의 한계는 타 지역으로 가서
경쟁을 하지 않았기에 아집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이제 핵심적인 이야기를 할 때입니다.
그렇다면 몸이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보고 느끼고 배워야 합니다.
특히 한국사람들은 아주 그것이 심합니다.
첫번째 보는것.
잘 타는 사람의 차를 따라갈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동승하여 훔칠 수 있는 기술들을 가능한
많이 눈으로 훔쳐야 합니다. 이것이 얻어다 줄 수 있는 것들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두번째 느껴야하는것.
레이싱 테크닉 관련 글들이나 책을 보게 되면
"slow in fast out, out in out, 트레일 브레이킹 등등"
머리로는 뭔지 압니다. 근데 왠지 하려고 하면 느리게 밖에 못하겠습니다.
내차가 더 빠른데 다른 차가 내 차를 추월해 나갑니다.
코너가 오는데 겁이 납니다.
모든 것은 몸이 모르고 있고 못 느끼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차의 코너링 성능을 뇌가 아닌 몸뚱이가 알고 있다면 차는 분명 돌아 나갈 테니 전혀 무서울게 없습니다.
카레이서가 고갯길이나 서킷에서 좌 코너를 진입할때 "아이쿠 너무 빠른 것같아 무섭다 으으으"
이러는 것은 보통의 도로 4거리에서 정차하고 있다가 좌회전 신호받고 시속 20키로로
좌회전하는데 "아이구, 이 차가 좌회전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의심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실제로 위와 같은 일이 안 일어나는 이유는 사거리에서 좌회전할때 차가 미끄러지지 않는다는걸
몸이 알기 때문입니다. (여담으로 이때 맞은편에서 신호위반하고 돌진해오는 과속차량을 머리가
'모르고' 있다면 사고가나죠. 알고 모르고의 차이~.~)
이것은 계속 자신의 한계를 이겨나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선택한 것은 가장 혹독한
북악산을 선택했죠.(남산보다 더 멀지만 저는 북악이 더 험난해서 좋았음)
마지막으로 배우는 것.
일본에서나 한국에서 F1 선수와 WRC 레이서가 배출되지 않는 이유는 경험부족과 환경때문입니다.
핀란드,영국, 미국등에는 엄청난 교육시설들이 있고 이미 한국과는 비교도 안 되는 수준의 레이서들이
신의 영역에 도전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운전을 가르쳐줄 사람이 없어서
정말 미친 듯이 차를 부서 가면서 배웠습니다.
그렇게 하길 3년.
이제 제가 가르치는 새로운 인재들은 거의 사고가 나지 않고 단 3개월 만에 이미 작년에 세워놨던
코스레코드를 갱신해버립니다. 좋은 스승은 테크닉을 아는척하면서 숨기는 사람이 아니라 빠르게
운전할 수 있는 지름길을 가르쳐주는 사람입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스승이 될만한 사람은 무조건
빨라야 하는게 한국입니다. 첫번째 보는것에서 언급했듯이 잘타는 사람의 기술을 모두 익혀버린뒤에
그 잘타는 사람을 넘어서고, 넘어섰을때 자신이 가진 테크닉을 또한번 공유하고,누군가 자신을
누르고 치고 올라왔을때 그 사람이 공유해준 기술로 자신도 더 높은 산을 해집고 나가야합니다.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모두 안녕히~
[출처] 오토씨 이야기 (http://blog.naver.com/autoc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