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분들을 욕하는 댓글들을 보고 너무 속상한 마음에 올린 글이었는데,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신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참, 절대 술에 만취해서 도로에 나가지마세요!!ㅠ
아버지가 운전하시다가 취객이 도로에 뛰어드는 바람에
아버지는 급 브레이크를 걸어서 피했지만,
옆에 있던 택시가 그 취객을 치어버렸다고 하시더라구요..
한동안 그 사고때문에 밤에 운전을 못하셨어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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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택시기사 아버지를 둔 20대 톡녀입니다.
요새 세상이 흉흉하고 납치도 남의 일이 아니고 사람을 믿기 힘든 세상이 되어가는데,
그런 세상에서 자기 소신 껏 살아가고 계신 아버지 얘기를 조금 적을까합니다.
아버지가 택시 운전을 하게 된건 회사가 망하면서 일을 찾다가였습니다.
회사가 망하기 직전에 사장이 부탁해서 아버지 이름으로 대출도 많이 받고,
월급은 밀리고 결국 망하고 나선 퇴직금도 받지 못한채
저희 집은 빚더미에 앉게 되었습니다.
후회해봤자 이미 지나간 일이기에
(이때 빚만 없었어도 지금처럼 가난하지는 않았을거라봅니다),
일단 빚을 없애기 위해서 아버지는 택시 운전을 시작하셨습니다.
아버지는 택시 운전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으셨고, 저 또한 그랬습니다.
애들이 아버지는 뭐하시니? 라고 물어보면 당당하게 택시운전해. 라고 대답했습니다.
처음엔 회사택시를 운전하셨는데,
밤낮이 뒤바뀐시간.
회사에 일정금액 넣어야하기 때문에 정말 쉴틈없이 일하셨지요.
그리고 무사고 3년이었나..
무튼, 개인택시 자격이 되어서 개인택시자격증을 따셨습니다.
그리고 어렵게 차 한 대 구입해서 개인택시로 개조한 뒤, 일을 시작하셨습니다.
아버지는 개인택시가 된 것이 뿌듯하셨고,
어머니도 조금은 형편이 나아지겠지 하고 기대하셨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개인 택시 생활.
어느 날, 아버지가 다른 날과 다르게 일찍 들어오셨습니다.
(평소엔 새벽 5시쯤에 들어오십니다만, 이 날은 오후 11시)
머리에 조그맣게 상처가 있으시더군요.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어떤 술 취한 두 놈이 동부간선도로에서 운전하고 있는데
갑자기 아버지를 폭행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머리를 치고 때리고 목을 조르고... 운전도중이라 차마 반격하실 순 없으셔서
갓길에 차를 세우니 도망갔다는 군요.
아버지 나이가 그때 당시엔 40대이셨고, 그 두놈은 20대 초중반.
결국 잡지도 못하고 돌아오셨다는 겁니다.
피가 굳은 아버지 상처를 보면서 그 두놈 진짜 잡아서 죽여버리고 싶었습니다.
하루는 술 취한 손님이 택시를 잡고 있는 모습을 봤는데,
솔직히 아버지 태우고 싶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술 취한 손님은 여러모로 문제가 많이 발생하니까요)
그래도 두고 갈 수 없기에, 일단 태웠는데 목적지에 도착하니까 돈이 없답니다.
그래서 그럼 카드는 가지고 계시냐고, 뽑으신 다음에 주셔도 된다니까
카드도 없다고 뻐기는 겁니다. 결국 일단 경찰을 불렀죠.
경찰이 오니까 그제서야 카드를 꺼내가지고는 돈을 준단 겁니다.
택시기사는 시간이 돈이고 생명입니다.
아버지는 그 손님때문에 2시간동안 일도 못하셨습니다.
돌아가실뻔한 적도 있습니다. 사고때문이죠.
졸음운전이셨습니다. 아버지가 욕심내서 잠을 조금 주무시고 나간 날.
차가 폐차 직전까지 가는 사고가 났습니다. 3중추돌사고였다고 하는데..
어머니 우셨습니다. 돌아가시는 줄 알았데요.
차를 보는 순간 진짜 하늘이 도와준거구나 하셨답니다.
(아버지는 가벼운 상처만 입으셨어요)
손님한테 맞기도 하고, 돈도 안받았는데 도망가는 손님,
빠른 길로 가는데도 돌아간다며 다짜고짜 욕하는 손님,
차에 토하는 건 기본이요. 술에 만취해서는 행선지도 안말하고 무조건 타는 손님.
정말 세상엔 많은 손님이 있는가봅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쓰게 된건 요새 택시기사들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나쁘지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서 입니다.
물론 저도 겪어봤습니다. 이상한 택시기사들 많지요.
돌아가는 택시기사. 미터기 올리는 택시기사.
카드는 안된다며 물리는 택시기사. 멀리 안간다니까 욕하는 택시기사.
그렇지만, 적어도 좋은 택시기사분들도 많다는 것을 잊어주지 않아주셨으면 합니다.
무턱대고 택시기사를 욕하지만 말아주세요.
이런 택시기사들도 있지만, 좋은 분들도 많지.. 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하고
이렇게 글을 적어봅니다.
정신없는 넋두리 같은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