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피엠 재범 한국 비하발언"
내용인 즉슨, 재범 (시애틀 출신 교포) 이가 연습생 시절 한국이 싫다고 마이스페이스(싸이월드같은거)에 적었더래는것이다. 그는 당시 고1이었는데, 미국에 있는 친구한테 한국 이해가 안가고 disgusting하고 싫다고 했다.
현재 신문기사들은 "한국비하" 를 인터넷 헤드라인으로 대서특필하며, 네티즌들은 비난에 장단을 맞춘다.
박재범군의 사적인 일기 같은 말이 논란의 여부가 되어야 하는지, 또 그 말 자체에 문제가 과연 있는지를 차치하고라도..
씁쓸한건, 기회만 보이면 이때다 하고 소위 "공인"이라는 존재를 무참히 짓밟으려는 언론 및 여론의 태도이다.
공인이라고 떠받들어주지만, 그건 진실로 동전의 양면같아서, 어떤 맥락에서 누구와 무슨 말을 하든 사생활을 부정하는 구실로 삼고, 호시탐탐 공격할 기회만 노리는것 같다.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아쉽다, 다음부턴 안그랬으면 좋겠다,
이정도로 끝나는게 아니라,
너 딱걸렸어라는 심정으로..
처음부터 맘에 안들었어, 양키새끼, 밥은 먹고 다니냐, 집에 가라, 한국에 돈벌러 왔구나, 너 싫다..
이런 인신공격을 하려는 빌미로 삼는다.
이런 비난을 하는 자들은.. 자신이 "도덕적 우위" 에 있다는 구실을 삼아서, 그 사람에게 어떤 모욕을 주더라도 정당화될 수 있다고 믿는, 비겁자들이다.
정당방위에도 허용되는 범위가 있다.
내가 설령 옳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에 대해서 넘어서는 안되는 선이 있는데. 그 선을 넘으면 나도 더 이상 옳은 입장이 아닌건데.
나는 안전한 편에 있다는 확신을 하면 상대방에게 심장이 떨리는 모욕도 불사하고 공격한다.
사람들이 왜 이정도로 화를 낼 기회만 노리는 걸까.
무엇이 이렇게 사회적으로 울분과 비겁을 양산하는 것인지.
여유와 관용은 어디로 간걸까.
조금이라도 듣는 이의 심사를 뒤틀리는 말을 하면 여론 재판에 생매장되니까, 다른 생각도, 비판도 허용이 안된다.
다들 서로를 공격하니까, 내가 공격당할 것도 두려워서 몸을 사리고 만다.
이런 사회에서 건설적 비판은 불가능하고, 수업시간에 질문을 하라 그래도 침묵만이 흐르고, 창조성은 조롱거리가 된다.
실수를 할 수도 있고,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언짢더라도 어깨를 으쓱하고 웃어버릴 수 있는 문제인데, 모욕과 비난만 주려고 한다.
관용이 없으니 여유가 없고. 여유가 없으니 유머가 없고.
웃지 못하고, 침묵해야 하는 사회.
그 원인은 바로 당신 자신. 당신이 바로 키보드 워리어로써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비난만 하기 때문에.
도둑이 제발저려, 당신 자신의 자유마저 구속당한다.
언론도 비겁하다.
누구 하나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라는 원인 파악을 하지 않는다.
누구 하나 "네티즌의 반응이 정도를 넘지는 않았을까" 라는 현상 분석을 하지 않는다.
그 순간 그 언론사도 비난의 표적이 될 것을 알기에, 스스로 언론의 자유에 재갈을 물린다.
대신 살아남는 것은 대중, 그 중에서도 통렬한 인신공격에 목청을 높이는 일부 대중, 의 입맛에 맞는,
자극적인 실시간 한줄 기사 - "2PM 한국비하"
이것만이 전체 언론사의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펜맨쉽이 부끄럽지 않은가? 아니면 언론사도 이미 키보드 워리어가 장악하고 있어 "건설적 비판"이라는 말은 이해불가능한 단어가 되어버렸는가?
나는 박재범의 편에 서겠다. 온갖 모욕에 맞서, 약자의 편에 서겠다.
그가 한국에 연습생으로 왔을때, 불과 고1이었다. 17세.
그 나이또래 고등학생이 친구들과 무슨 말을 못하는가? 지금 댓글을 다는 고등학생들에게 묻겠다.
당신들도 세상 더럽다, 이 나라 싫다, 그런 말을 한다.
하물며 부모님과 떨어져 낯선 나라, 낯선 문화에 온 교포는 적응하는데 더욱 힘들다.
그저 기분이 나빠서 그런 소리를 했을 수도 있고, 정말로 한국 사회에 비합리적인 부분이 있어서 그런 말을 했을 수도 있다.
전자일 경우, 세상에 욕한번 안하고 사는 사람 잘 없듯, 해프닝으로 간주해야 한다.
만약 박재범이 반복적으로, 지금까지 한국을 비난하면서도 여기서 연예계에 종사한다면, 그건 본인을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고 나도 그런 가수의 노래는 듣고 싶지 않겠다. 그러나 이건 단지 한번 발견된것이다. 그것도 힘들고 힘든 연습생 시절.
후자의 경우, 진정 한국 사회에 비합리적인 부분이 있었을 경우 - 비판은 아프지만, 공감할 수도 있다.
나는 캐나다와 미국, 영국으로 유학을 간 적이 있다.
새로운 문화에 맞닥뜨렸을 때, 모든게 두렵고 겁이 나고, 낯설어서 싫을 때가 있다.
그래서 캐나다에 대해 이런게 싫고, 미국은 이게 싫고, 영국은 이게 싫다,
영국사람들은 겉으로는 웃지만 뒤로는 가십을 한다, 무섭다, 싫다,
이런 말을 한국 친구들에게 한 적이 있다. 싸이월드에도 적은 것 같다.
그렇다고 캐나다, 미국, 영국 사람들이 100% 싫었다는게 아니다. 차츰 적응이 되었고, 그 사람들의 장점도 보이기 시작해서,
나중에는 그 나라들에서 일도 하고, 즐겁게 지내다 왔다.
내가 한 순간 적응하지 못해서 투정부리듯 적었던 말에 대해,
영국의 직장동료들이나 친구들이 나를 불신하고 비난했다면..?
상상하고 싶지도 않지만, 나는 매우 괴로웠을 것이다.
싸이에서 한 말은 내 진심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한순간의 감정으로, 친구에게 토로하듯 격하고 편향되게 적었지만, 나중에 진정하고 생각했을 때는 꼭 그렇지많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들을 한순간이나마 싫어했던건, 그들의 문화에 적응해서 더 친해지고 싶은데 잘 안되고 어려워서였다.
아무런 애정이나 이해관계가 없었다면 이해부족으로 인해 싫어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내 싸이의 글을 영국 친구들이 읽지는 않았겠지만, 그들과 사적인 자리에서 이런 부분이 힘들었다고 이야기한 적은 있다.
어떤 부분은 공감해 주었고, 어떤 부분은 정정해 주었다.
차이를 알아가면서 서로 이해의 폭을 넓혔다.
박재범은 국적으로는 미국인이겠지만, 인종/문화적으로는 한국인이고 한국에서 활동하는 스타이다.
한국인인것 같은데 미국인처럼 한국을 이해하지 못하고,
미국인보다는 한국을 잘 알고 문화를 이해한다.
그의 한국과 미국의 아이덴티티 중 단점만 발견하면 그렇다.
사람의 성정이 단점만 보는걸 좋아한다 하더라도,
좀 더 이성적으로 생각하자.
미국에서 나고 자라 한국이 낯설지만,
한국인으로서 한국을 더 알고 싶어한다.
더 알고 싶은데, 처음 도착한 한국은 낯설고 어렵기만 한 나라였을 것이다.
그에게도 적응 기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적응 기간동안 힘들었던 기록이라고 간주하고, 이해와 관용을 베풀자.
지금까지도 그가 한국이 싫다고 매일매일 저주의(?) 말을 남겼다는게 아니지 않나.
한순간의 감정에 따른 말을 그의 전부로 간주하여 인신공격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공인"을 대상으로 화를 낼 기회만 찾지 말고, 이해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자.
결국 비난의 칼날은 우리 전체에게 돌아온다.
우리 자신도 비난이 두려워서, 서서히 "공적인" 자리에서, 나아가 개인적인 자리에서도, 발언의 자유를 제한당하는 것이다.
전체주의 국가처럼 언론을 핍박하는 제3자가 있어서가 아니다.
인터넷의 시대, 우리들은 우리 스스로가 자유를 핍박하고 만다. - 관용과 건설적 비판이 없다면 말이다
이글을 읽고 넘 공감가서 퍼왔습니다. 허락도 없이 퍼왔는데 괜찮을라나..몰겠네요 아고라에서 퍼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