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에 거주하는 아직은 20대... 여자입니다.
오늘 심심해서 톡보다가 동생 이야기로 톡되신분을 보고 저도 제 남동생 이야기가
하나 생각나서 글 써봐요. 재미 없더라도 너그러운 양해를 :)
때는 일주일전쯤으로 제 동생이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답니다.
언제나처럼 제 동생은 버스 좌석에 앉아서 음악을 듣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전화가 진동으로 울려대서 잠시 통화를 하느라 귀에 꽂은 이어폰을 빼고
제 동생은 저와 통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평소 저희 남매는 시간이 맞으면 게임방에서 나란히 게임하는걸 즐기거든요.
그날도 동생님의 바쁘신 스케쥴 체크를 위해 제가 전화를 한거죠. 흠흠;
무튼, 제동생 저와의 짧은 통화를 끝내고 다시 음악을 재생시키는데..
어떤 남녀가 눈에 띄더랍니다.
여자분은 아줌마까지는 아닌데 나이가 조금은 있어보이는 (30대 중반쯤..) 분이었고
그분 주위에 어떤남자분이 자꾸 어슬렁 어슬렁 거리시는게 술을 많이 드신것 같았대요.
술취한 남자분이 자꾸 옆에서 알짱(?) 대는게 신경쓰이셨는지 여자분은 조금 짜증이 난 표정이었답니다.
제 동생 이때부터 두 남녀를 힐끔힐끔 주시하기 시작했죠.
왠지 이 남자분이 여자분에게 치근덕 댈것 같은 느낌이 들었답니다.
아니나 다를까 잠시후 그 남자분은 여자분에게 과도한 스킨쉽(?)을 시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여자분의 엉덩이로 자꾸 손이 가면서 심지어 가슴도 만졌던거죠.
여자분은 무서워서 그러셨는지 싫은 표정으로 가만히 서있기만 하셨대요.
저는 한번도 이런일을 당한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나..못생긴건가.....)
가끔 주위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갑작스러운 이런 경우가 너무 당황스럽고
수치심에 어떤 반응을 보이기가 겁이 났다고 하신분들이 있었습니다.
이 여자분도 그래서였는지 딱히 이렇다할 행동은 못하시고 그냥 가만히 계셨대요.
제 동생 그걸보고 분노 게이지가 상승했더랍니다.
어떻게 해서든 여자분을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때마침 동생의 목적지인 저희동네 정류장 안내멘트가 이어지고
여자분도 저희 동네에 사시는 분이셨는지 버스 출구 오른쪽으로 와서 서시더래요.
제 동생은 속으로 그래도 다행이구나..저 여자분 여기서 내리시나보다..라고 생각하는데
이 변태 아저씨가 여자분을 따라 내리는건지..아님 자기도 우리동네에 살았던건지
출구 왼쪽으로 휘청휘청 와서 떡하니 서더랍니다.
제동생은 이 때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저런 변태를 가만둘 수 없다는 정의심에 불타올라 두 눈이 이글이글 거렸겠죠.
전 제동생이 이렇게 멋있는 놈. 인줄 처음 알았습니다. 하하
무튼..
" 내려 이 ㅅㅂㄴ아. "
라는 말과 함께 듬직한 제 동생과 남자분 여자분 모두 내렸습니다.
제 동생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또 한번 기선제압을 위해 내뱉었다죠.
"야이 강아지XX야 닌 오늘 뒤졌어."
(참고로 저희 고향은 경상도. 경상도 사투리는 욕을 할때 빛을 더 발합니다.;;)
그러자 그 뻔뻔한 변태가 제 동생을 쳐다보며
"네? 왜 그러시는데요?" 라고 놀란 표정을 짓더랍니다.
"야이 XX . 미친 XX야 니가 이 여자분한테 왜로돼렁ㄴㅀㅇ려ㅗㄷ뢔..!!!!
아가씨 이 아저씨 아는 사람 아니죠? "
라는 순간 그 여자분
"제 남편인데요......"
.......................
...............
.........
....
..
그렇죠.
평소에는 딱히 오지랖이 넓지도 않았던 제 동생녀석..
그날따라 자기 혼자 쓸데없이 정의심에 불타올랐던거죠.
이 당황스러운 시츄에이션에 제 동생은 어떻게든 이 위기를 극복하고자
"네..죄송합니다."
라고 공손하게 급사과 하였고,
제 동생의 돌방행동에 적잖이 놀랐을 이 변태아저씨 아니...남편분도
" 시민 정신이 정말 투철하시네요...하하핫"
라고 웃으시며 아내 되시는분과 같이 퇴장....
하셨으면 좋으셨을걸.
술도 드셨겠다..어린녀석한테 욕도 드셨겠다 그 뒤에 멘트 하나를 더 날리셨답니다.
" 남의 일에 참견 참 많네~~"
제동생은 순간 물론 죄송한 마음은 들었지만 절대 자기만의 잘못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대요.
" 그건 아니죠 아저씨. 제가 아저씨 와이프 되시는분 도와드리려고 그랬던건데..."
하하핫.
아무튼 술 취한 변태에게서 나약한 여자분을 구하려 했던 제 동생의 해프닝은 이렇게 끝났답니다.
물론 음악을 듣느라 정황을 잘 살피지 못한 제 동생의 잘못도 크지만
버스안이라는 공공장소에서 그렇게 진한 스킨쉽을..그것도 적지 않은 나이대인 그분들도 잘한건 아니였겠죠..?
제 동생은 아마 어쩌면 누나인 제가 당할지도 모를 일.
또 어쩌면 자기 여자친구가 당할지도 모를일이란 생각에
그저 여자분을 도와드리고 싶었을겁니다. 기특한 녀석...ㅠ
어쨌든 전 이런 제 동생이 자랑스럽네요^^;;;
그나저나 왜 그 여자분은 버스안에서 남편되시는 분이 그런 행동을 하실때
그 남자분을 모르는척....아무 반응도 안하셨던걸까요...
무튼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