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4살의 평범한 여 대학원생 (여대생과는 사뭇 느낌이 다른;;) 입니다.
제가 이렇게 톡에 사연을 올리게 된 이유는 2년 가까이 만나오고 있는 저의 남자친구 때문입니다.
저는 남자친구랑 있을 때와 여자친구들끼리 있을 때의 모습이
살짝... 아주 살짝 차이가 납니다.
겉모습이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라 오가는 대화 내용이나 말투가 베프랑 있을 때는 아주 초큼 와일드해지는 경향이 있지요.
예를 들면 남자친구가 정말 시덥잖은 개그를 하면
" 오호호호, 자기야 너무 재밌다. 역시 우리 자기는 재치가 넘치는 거 같아"
라고 입술에 경련이 오더라도 억지웃음이라도 지어보이지만.
친구가 정말 용납할 수 없는 개그를 던지면 정말 온 얼굴의 근육을 굳혀서 정색하면서
꺼져 - - 이 한마디로 정리합니다.
물론 문자의 내용 또한 남친에게 보낼때와 친구에게 보낼때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ㅋㅋㅋ저는 지금까지 남자친구와 만나면서 험한 말 한 번 해본적이 없습니다. 물론 이것이 내숭이라면 내숭일 수도 있지요. 아무튼 이렇게 교제기간동안 저는 남자친구가 저를 정말 여성스러움의 대표주자라고 생각할 정도로 엄청난 노력을 들여 이미지 관리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어제 저의 모든 노력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어김없이 주말이 찾아오고 우리는 뮤지컬을 보기 위해 대학로를 방문하였습니다.
그 전날 저는 정말 오랜만에 친한 친구들을 만나서 곱창을 먹으며 술을 마셨지요.
그리고 친구들과 헤어지고 많은 대화를 문자로 나누었습니다.
저는 워낙에 이미지 관리에 철저한 뇨자인지라 남친을 만나기 전에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여 통화목록과 받은 문자를 필터링하는 작업을 거칩니다ㅋㅋㅋ 그날도 어김없이 모든 문자를 걸러내어 이미지에 손상없는 내용들만 남긴체 즐거운
마음으로 남친을 만났지요. 그런데 그날따라 남친이 제 핸드폰에 있는 "미니게임천국" (중독성 마약에 버금감) 에 푹 빠져버린겁니다.
그래서 제 핸폰을 손에서 놓지를 않는것입니다.
그래도 난 이미 문자 필터링을 완벽히 마친 상태라 당당히 핸폰을 그에게
양도하였지요 ㅋㅋㅋㅋ
한참을 게임에 버닝하던 남친은 갑자기 배가 아프다며 제 핸드폰을 들고
화장실로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화장실에서 나온 남자친구...
그 때부터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남자친구의 입가에 묘한 미소와 수상하게 흔들리는 시선... 흡사 몰래 담배를 피다가
걸렸을 때의 그 불안+초조한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너무 이상했지만 그냥 무시하고 근처 까페로 들어가 뮤지컬 공연까지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주말 데이트는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이어져 가는 듯 했으나... 남친이 정적을 깨고 갑자기 하는 말
" 나 아까 화장실에서 엄청 재밌는거 봤다?"
이 말과 동시에 내 핸드폰 액정을 열고 뭔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것은 한 줄의 문자 메시지였는데
야...나 오늘 아침에 술똥 존니 쌌어 !!! 그것도 두번이나 !!! 죽는 줄 알았다...
그렇습니다...그곳에는... 내가 차마 생각조차 아니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것....
발신함에 담겨있던 내가 친구에게 보낸 문자들이 고스란히 액정위에 나타나 있던 것입니다!!!!!
전 충격에 할 말을 잃었고... 오빠는 계속 키득거리며 좋다고 웃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 너 다음부터 술먹고 나면 자기 전에 매실타먹어... 그거 먹고 자면 담날 술똥 안싸..."
그것도 정말 정색하면서 진지하게... 의사가 환자에게 처방하듯이...
술똥 안싸...
술똥 안싸...
술똥 안싸... ![]()
아...지금까지 어떻게 쌓아온 이미지인데...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저의 여성스러움과 고상함...
오빠는 괜찮다고 그럴수도 있다고 하며 위로하지만 전 무안함과 창피함에 버럭 화를 내고 말았네요.
나중엔 그냥 화풀고 웃으면서 넘어갔지만... 지금 생각해도 너무 민망해요 ㅠㅠ
어제도 오빠 친구들이랑 다같이 술 마셨는데 아침에 통화하면서 한다는 말이
"오늘은 술똥 안쌌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걸로 얼마나 우려먹을까... 벌써부터 걱정이 되네요...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