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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 면접관입니다.

속상한면접관 |2009.09.21 16:10
조회 5,237 |추천 7

직원채용공고를 낸 후 등록된 이력서에 연락된 번호로 전화를 했더니

기본적인 복장도 제대로 안갖추고 동네슈퍼가는 차림으로 한 분이 오셨더군요.

 

면접이라는게 딱히 심도깊은 질문을 한다기보다는 일처리능력이나 기타 출근유무를

간접적으로 알수 있는 질문 몇가지가 전부입니다.

물론 대학 졸업하고 젊은 나이에 친구들이야 많겠지만 기존에 얼마 일하지도 않고

그만둔 직원은 하루가 멀다하고 친구 생일이라서 술먹다 늦었네, 친구가 늦게 군대가서

같이 있어준다고 늦고, 친구 결혼식이라서 무단결근하고 결국, 퇴사처리하고 새로

직원을 뽑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뭐 약간의 친구 트라우마가 있었던건진 몰라도 그러한 부분을 질문하게 됐고

뭐 5-6명의 친구들을 꾸준히 만난다는 답변에 이정도면 썩 맘에 들지는 않지만

무난하다 싶어서 업무테스트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저희가 노인복지관 행x과이다보니 사무능력 말고 고객응대나 서비스마인드같은 걸

봐야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활발한 사람을 원하거든요.

 

"이제 실제 업무능력을 테스트 해볼텐데 할 수 있겠어요"

"아...네...해야죠 뭐..."(아주 귀찮고 황당한듯이)

물론 면접보러 와서 업무테스트라는 것이 조금은 당황스러울수도 있겠습니다만은...

전혀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에 저는 약간 벙쪄있긴 했지만(이런표현 죄송합니다)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런 대답보다는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라고 하는게 면접땐 훨씬 효과적이에요"

"네...."(웬일이야 재수없어라는 표정으로)

 

갑자기 이분 채용하기가 싫어지더군요. 직장을 다니다보면 이런일 저런일도 겪고

채용되게 되면 가장 막내로 일하실 분이 면접때 이러면 저는 그렇다치고 다른

직원들과의 근무가 매치가 될지 정말 염려스러웠습니다.

 

행x정과라고 해도 뭐 크게 어려운 일은 없습니다. 기본적인 사무능력과 워드,

그리고 전화받는 서비스마인드만 제대로 되 있으면 힘든 일이 없거든요.

그래서 간단한 업무를 조금 맡겨놓은 후 저도 제 일을 보러 잠깐 원무과에 좀 들려야 되서 저희과 여직원에게 살짝 말했습니다.

"면접보러 오신분 지금쯤 다 끝냈을테니 다른 직원들하고 간단히 사무실 청소하고

점심식사하고 가시라고 해요. 전화는 저녁에 준다고 전해주고요.

아참 혹시 직원들이 낯설어서 불편해할수도 있으니 그런 일 없도록 편하게 대해주세요"

 

그리고 자리를 비운 뒤 점심시간이 되서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밥을 먹으려는데

면접보러 오신 분이 보이질 않는겁니다.

그분 어디가셨냐고 직원들에게 물어보니 나오는 말들이 참 가관이더군요.

간단한 워드 작성 하나 쩔쩔매고 있고 눈치도 없고 일처리도 늦고 같이 청소하는데

전혀 도와줄 생각도 안하고 귀찮은건지 뭔지는 몰라도 아예 돌아볼 생각을 안했다는

겁니다.

보다못해 저희과 여직원이 오래 걸리지 않으니 10분정도만 청소할거다 뭐 이런식으로

언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답도 없이 혼자 컴퓨터 앞에 앉아 끙끙거리며

아까 제가 준 업무테스트를 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제가 말한대로 편하게 대해주긴 했지만 세상에 그런 몰상식한 사람은 처음봤다며

직원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데 참 난감하더군요.

 

뭐 업무처리야 나중에 하다보면 늘어나는거고 저도 직원들에게 뭔가를 말해야겠기에

저녁에 일단 약속을 했으니 퇴근 후 서류정리를 좀 하다가 한 7시 좀 지나서

사무실 전화로 연락을 드렸습니다.

일단 어쩌다보니 제일 중요하게 되버린 청소관련된 문제를 얘기해보기로 했습니다.

 

"아까 잠시 청소한다고 다들 일어나서 청소하는 시간에 왜 그때 같이 안도와주셨나요?"

"예? 아....네... 그때 문서작성을 하는 중이라서요. 그리고 면접중이라 굳이 제가 도와드릴 필요가 없었던거 같았습니다."

 

직원들이 했던 말도 생각나고 뭔가 좀 아닌듯한 답변이 돌아와서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뭐 어쩌겠습니까. 저나 저희 직원들도 멋모르고 무작정 사회에 대해

배워나갈때가 있었으니 말이죠. 그래서 좀 아쉽다는 듯이 말씀드렸습니다.

 

 "음... 그때 일어나셔서 직원들이 청소하는걸 같이 도와드렸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요... 흐음..." 

"아! 제가 직원이었으면 일어나서 열심히 청소를 했겠죠? 하하하"

 

이건 또 무슨 말인지... 그럼 지금은 채용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불안한 상태이고 하니

청소같은 일은 아예 안하겠다는 말인지 아니면 아직 난 당신 부하가 아니니 그런일을

시키지 말라라고 간접적으로 말하는건지... 어떻게 해석을 해야될지 난감했습니다.

뭐 아직 사회초년생에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나이이고 하니 사회생활을 잘 몰라서

그런 실수를 할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지금 사람을 구하기가 힘든 실정이라 웬만하면

사회복지과 졸업생이라 바로 채용을 하려고 했는데 아무래 생각해도 며칠은 더

지켜봐야 될거 같더군요. 그래서 잠시 생각하다 말을 꺼냈습니다.

 

"흠...흠... 그렇군요. 그럼 일단 내일부터 나와서 일주일정도 일을 해보도록 하세요.

우리는 일을 일주일정도 시켜보고 맞는다 싶으면 채용하고 아니면 내보낼지 결정을

하는데 괜찮겠어요?

"앗! 일주일정도 하고 짤리는 사람이 많이 있나요?"

 

당연히 보통은 바로 채용합니다. 근데 지금 인력이 급하고 직원들이 이분을 보는

첫 이미지가 너무 안좋아서 어쩔수 없이 일주일정도 적응기간을 둘려고 한거죠.

 

"아니 뭐...거의 없다고 봐야죠. 그럼 내일부터 업무처리같은 일을 배우면서

일주일정도 지켜보는걸로 하죠"

"아. 정말 죄송한데요 내일부터 출근하게 될줄은 몰랐거든요.

제가 내일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그런데 월요일부터 출근하면 안되겠습니까?"

 

아니 무슨 아르바이트 구하는 것도 아니고 본인의 직장채용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니...

뭐 급하고 중요한 일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당연하죠. 그런데 회사 입장에서는 그게

아니죠. 면접을 보러 왔으면 채용되는걸 예상하고 정말 급한 일이 아니면 주말로

미루면 될텐데 참 황당했습니다. 정말 많이 이해하고 참고 직원들에게 나름대로

이해를 시켜가면서 채용을 하려고 생각했었는데 이 말을 들으니 순간 정신이

멍해지더군요. 더이상 얘기해봐야 의미도 없고 이런사람을 채용했다가는 직원들에게

무슨 소리를 들을지, 일은 제대로 할수 있을지, 아니 하다못해 출근은 제대로 할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래서 예의가 아닌줄은 알았지만 수화기를 내려놓았습니다.

 

이분께 한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한 마인드로는 어딜가도 직장 못구합니다.

하다못해 구하더라도 오래 못하실겁니다.

초면에 안좋은 얘기를 해서 죄송하지만 고등학교 때 일진보다, 대학생활 선배보다 더 무서운게 사회생활입니다.

제가 뭐라고 말씀드려도 이해하시기 힘드시겠지요.

직접 겪고 직접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귀하의 앞날에 좋은일만 가득하길 인생선배, 사회선배로서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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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제목에서 눈치채신 분들도 있으실텐데.

뭐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실제 면접관은 아니고.

글쓴이의 반대 입장인 면접관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링크판을 달았는데

많은 분들이 리플을 달아주셨네요.

글쓴이의 글을 충분히 읽어보고 검토한 후 그때당시 면접관의 심정을

나름대로 해석해보려 했습니다만...

한쪽의 일방적인 잘못도 아닌 글쓴이나 면접관 두분에게 문제가 있는듯 하네요.

문제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어느 리플러분 말씀대로 입장차이와, 안맞는 부분이겠죠.

 

만약에 글쓴이와 면접관 두분에게 점수를 매기라고 한다면.

뭐 저는 글쓴이보다는 면접관에게 조금은 더 좋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지극히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면접자와 면접관은 동등한 입장이 아닌

즉 채용하려는 입장과 채용당하려는 입장이기 때문이죠.

 

아마 이력서 받은게 한두통은 아닐겁니다.

설마 복지관같은 준공무원급에 해당하는 곳에 지원한 사람이 한두명은 아니겠죠.

제가 만약 면접관이었으면 아마 저녁에 아예 연락을 안했을겁니다.

면접관 입장에서는 아쉬울게 없으니까요.

왜 저녁에 전화해서 일주일이란 기간을 줄려고 했는지 참 궁금하긴 하지만...

 

진실의 종을 울리러 판에 들어와보니 이미 등록된 판이 사라졌네요.

요악하자면...

글쓴이와 면접관중 누가 맞고 틀리다의 정답은 없는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저마다의 가치관이 다르니까요.

 

글쓴이의 글을 읽으며 문득 생각난 제가 즐겨보는 웹툰 중 일부를 링크합니다.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15640&no=244&weekday=mon

뭐 학생의 신분이라면 한번쯤은 읽어봐도 될듯한...

 

가끔 재미있거나 토론할만한 판이 있으면 저에게도 말씀해주세요.

네이트온 hacker-korea@nate.com

남녀노소 누구나 다 친구 환영입니다 ^^

 

 

 

 

 

 

 

추천수7
반대수0
베플달려라|2009.09.21 16:32
사회경력4년이지만..면접보러 가서 선뜻 청소하기가 쉽나요?? 쉽지 않을듯~저같음 그냥 청소하라고 비켜 서 있어줄 수 는 있는데... 같이 청소까지는 못할꺼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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