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 : 송수정 Photo Editor & Curator | 소개보기
겨울이면 온수기의 신세를 져야 하는 낡은 싱크대와 비닐 장판을 깔아놓은 손님용 의자, 그 뒤의 낡은 벽지.
그 속에서 할머니들의 관심사는 ‘헤어스타일’보다는 그 안에서 주고 받을 수 있는 따끈따끈한 소식에 있을 듯하다.
할머니들의 주문은 대개 ‘머리좀 금방 안 풀리게 꼬실꼬실하게 볶아 달라’는 것이 주종을 이루기 마련이다.
따라서 ‘원장선생님’의 45년 경력은 분주한 손놀림 속에서도 절대 대화의 끈을 놓치 않는 데서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할머니미용실’은 머리를 손질하는 본래의 목적보다도 훨씬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확장하는 삶의 공간이다.
할머니미용실의 정감 어린 분위기는 내일바라님의 사진설명 속에서도 그대로 묻어난다.
블로그에 있는 미용실 관련 사진들도 모두 인상적으로 보았다.
다 합쳐 놓으면 생동감 있으면서 풍부한 이야기를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북 김제시 금산면 원평리 원평시장 안에 자리잡은 한 미용실.
5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이곳은 멋을 좀 아는 인근 마을 할머니들로 북적거린다.
할머니들에 의한, 할머니들을 위한, 할머니들의 미용실이라고나 할까.
원장부터가 그렇다. 그녀 자신이 벌써 45년째 이곳에서 미용실을 운영해오는 할머니
(외모는 전혀 그렇지 않지만) 미용사이고, 그러다 보니 인근 마을 할머니들에겐
이곳이 최신식 설비를 갖춘 그 어느 미용실보다 편하고 믿음직스럽기만 하다.
이와 관련해 한 할머니는 "우리 큰딸이 올해 환갑인디 그 딸 신부화장을 여기서 했드랬어" 하며
이곳 미용실과의 끈끈하고 질긴 인연을 자랑하기도 한다.
할머니들의 사랑방을 겸한 이곳에선 즐거운 얘기들이 넘쳐난다. 갓 시집와서 시어머니한테 키가
크다며 거의 매일 구박을 받은 얘기며, 하루는 참다 못해 "그럼 어디 가서 난쟁이 똥자루만한
며느리나 하나 구해오지, 왜 나를 델구 왔소?" 하고 당차게 들이받은 얘기, 일본놈들이 처녀만
잡아간다는 말을 듣고는 나이 열여섯에 부랴부랴 서둘러 결혼을 한 얘기 등등.
그래서 이곳 미용실은 언제나 활기가 넘치고 웃음이 넘친다.
2009.08.29 15:17
출처 ; http://photo.naver.com/view/2009082915173313599
오늘 아침 네이버를 검색하다 발견한 기사한줄..
손님과 같이 세월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직업의 또다른 행운이 아닐까??
같은 시대를 보내며 같은 감성으로 세월을 얘기하는 모습이 사진 한장으로도 물씬 느껴졌다.
요즘같은 대형화 고급화 추세에 이와같이 사람사는 정이 느껴지는 곳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비록 시설은 낡고 허름하지만 그곳에선 그녀(?)들이 지나온 젊음을 얘기하고 남은 인생을 즐길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며 나도 그와 같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