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사라지면 추운 탓인지 새벽일찍 눈을 뜨게 되었다.
물론 아침일찍 출발해서 예상시간보다 일찍 도착하기 위함도 있었다.
추워서 그런지 자는 동안 무슨 개 꿈을 그리 꾼지 모르겠다.
아침에 일어나서 침낭속을 나와 카메라를 가지고 무작정 밖으로 향하였다.
멀리 안나푸르나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설산이라니.. 태어나서 처음보는 설산이라니..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깝지 않은거리.. 그 거리를 생각하니 약간은 두렵기도 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래도 우리는 가야했다.
이미 방아쇠는 당겨졌으니 포기할 순 없었다.
아침을 간단히?!먹고 출발하는 이틀째였지만 그 전날 무리해서인지 움직임이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우리는 속도를 늦출수가 없었다.
근데 가만 생각해보니 나는 여기 사진을 찍으러 온 것인데?!
빨리 ABC를 찍고 가는게 목적이 아니었는데? 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랬다. 눈앞에 보이는 그림같은 풍경들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점심때쯔음에는 일행 둘과 갈라지게 되었다.
그 들은 우리보다 템포가 빨랐으며, 사진보다는 그냥 산 자체를 좋아하는 한 명과
그 한명을 따라가는 한명.. 그리고 지친 우리.. 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우리는 우리의 운명을 거기까지 받아들이고 포카라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그들과 잠시 떨어져야했다.
그 중간에 만나는 풍경들은 정말 이루 말할수 없이 아름다웠다.
정말 꿈같은 시간이었다.
몸은 고달펐지만 마음속은 평화로워 지는 기분이었다.
카메라를 꺼내서 잠시 찍고, 천천히 다시 출발하기 시작했다.
포카라쪽 사람들과는 엄현히 다른 모습이었다.
아마 티벳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 하였다.
포카라쪽 사람들은 힌디계열의 사람들의 모습이었는데 이 쪽 모습을 보니
친근감이 들었다.
우리는 이 곳을 두번째 숙소로 정하고 짐을 풀었다.
솔직히 조금 더 갈수도 있었지만 그러긴 싫었다.
우리는 여행을 즐기려고 하는 것이지 고생하려고 하는게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 생각이 일치해서 이 곳 숙소를 잡을 수 있었다.
신기한 것은 이 쪽에서도 한국의 라면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신라면부터 짜파게티가지 대충 먹을 수 있는 것들은 다 구비되어 있었다.
정말 힘든 순간에 모국의 음식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힘으로 작용했다.
저녁을 먹기위해 롯지 앞의 식당에 들어갔다.
밤이되니까 또 날씨가 완전 뒤바뀌었다.
추웠다.
롯지에서 밥을 시키고 라면을 먹은 걸로 기억을 한다.
또 다른 내 일행이었던 명희누나는 열심히 무언가를 적고 있다.
아마도 일기인듯 싶다.
그리고 이제 ABC를 찍고 내려가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솔직히 부러웟다.
우리는 다음날은 어디까지 갈 수있을까하고 의논을 했다.
아마 많이는 못 갈듯 싶었지만 그래도 가야했다.
아 맞다! 나는 이 곳에서부터 포터를 고용하기로 했다.
찍고 싶은 순간들이 너무나도 많았는데 그러지 못한다는게 너무 안타까웠기때문이다.
이렇게 이틀째 밤은 지나가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