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때문에 서울 올라간 사이에 베스트에 올라갔었군요.. ㄷㄷㄷ
오늘 여자친구가 말해줘서야 알았네요... 감사합니다 (__) 첫글이 베스트에 올라가다니
제가 사실 말주변이 별로없습니다. 순혈 공대생(남중->남고->공대)로 테크트리를
타다보니... 읽는데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그리고 군대는 공군 574기입니다.. 대전에서 근무했고요.. 하하하.. 리플 다신분들이
다들 저보다 후임이라서 새롭네요..
아뭏튼 많은 관심들 감사드립니다.. 여자친구에게는 최고의 6주년 기념 선물이
될꺼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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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매일매일 톡을 즐겨보는 27세 취업 준비생입니다.
첫줄은 여자친구가 이렇게 시작하라고 해서 무난하게 썼습니다.
사실 여자친구가 톡에 써보라고 한 이야기는 여자친구가 6주년 기념 선물로 사준
건프라 이야기 였지만, 그 이야기는 너무 오글지수가 높을것 같아서 저희가 처음 만났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다소 손발이 오글거리시더라도 양해를 부탁드립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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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싱그러운(?) 대학교 1학년 겨울 방학때, 저는 어머니와 싸우고 홧김에 군대를
지원했습니다. 아직 신검도 안받은 때라(제가 빠른년생이라서 신검이 나오기도 전
이었습니다.) 지원을 할 수 있는 곳은 공군, 해병대, 해군.. 싸우는 도중에 홧김에 군대를
지원하는데도 여리신 저희어머니는 '해군, 해병대는 안되! 헤엄도 못치는게'라는 따사로운
말씀을 하셔서 할 수 없이 공군에 지원했습니다. 지원은 했지만 당연히 한학기는 마치고
군대에 갈 수 있을것이라 생각했던 저는 한달만에 냉큰 오라는 입영통지서를 받고 학교
선후배 및 동호회 사람들의 따사로운 환송( 환송이라고 쓰고 술이라고 읽는) 받으며
입대를 했습니다.
그리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이,일병 시절을 지나 상병을 달고 외박을 나갈때 처음 여자
친구를 만났습니다.(공군은 정기휴가를 제외하고 6주에 2박3일로 정기외박이 있었습니
다. 저는 대전에서 근무하다 보니 8주에 3박 4일로 나가던 케이스였습니다.)
오랜만에(?) 나가는 외박에 그당시 동호회에서 친하던 친구와 영화를 보기로 약속을
잡았었습니다. 영화보기를 좋아하던 저는 오랜만에 영화 볼 생각에 들떠서 집에 오자마자
친구(편의상 친구 A라고 부르겠습니다.)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나 : "여보세요. A니? 난데 언제 무슨 영화볼까?"
A : "어 안녕..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나 그날 일이 생겨서 못볼꺼 같은데."
나: "그.. 그래?? 할 수 없지뭐.. 다음에 보자.. ( 상병이 되니 이제 사람들이 안보려 하네ㅠㅠ)"
A: "어. 미안해.. 그럼 혹시 다른 애랑 같이 볼래? 나랑 같이 동호회 나가는 친군데..
어짜피 정모하면 친해져야지?"
나: "그래? 그러지머.."
군인이었던 제가 머 가릴게 있겠습니까.. 혼자서라도 영화를 보러 가려고 했던 저는
친구 A에게 소개받은 여성분과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목적 자체가 영화를
보러가는것 이었던 저는(여기에 대해서 태클이 걸릴것 같지만, 저 영화 무지
좋아합니다. 덕분에 영화 안좋아하던 제 여자친구도 지금은 영화 좋아하게 되었고요)
아무나 같이 가 주면 감사였지만, 그래도 대타로 군인과 함께 영화를 보게된 불행하신
여성분께 미안한 마음에 전화를 먼저 걸었습니다.
여자친구 "여보세요?"
나 "아.. 안녕하세요? 저는 A친군데요.. 그 영화 같이 보러가기로 한 ..."
여자친구 "아.. 안녕하세요. "
나 "예.. 그 영화를 XX일날 보기로 했는데 시간 괜찮으세요?"
여자친구 "아.. 예 그날 괜찮아요."
나 "에.. 그러면 어떤 영화 보고 싶으세요? 그쪽이 보고 싶으신걸로 보게요"
여자친구 " 아무거나요.."
나 "예? 그래도 머 보고 싶은거 없으세요?? 제가 보여드릴께요."
여자친구 "아무거나요."
나 "아.. 예.. 그럼 결정하고 연락드릴께요"
사실 지금 생각하면 별일 아니지만, 그때의 저로서는 굉장히 모욕을 느꼈던 일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기러 한 친구가 일이 생겨 대타가 된게 미안해서 내돈을 들여서 내가 보고 싶은
영화도 아닌 상대가 보고 싶은 영화를 보여주겠다는데 아무거나 괜찮다는 시큰둥한 반응!!
저에게는 '귀찮지만 군바리 불쌍해서 봐준다'로 보였던 저는 차가운 도시남자 답게
쿨하게 일이 급하게 생겼다고 영화 안보여줬습니다.. 나름 소심한 복수였죠..
하지만 친구 A의 친구였던 여자친구는 친구 A를 통해서 제 군대 사무실 전화번호를
알아내더군요.. (무서운 녀석..)
정비실에서 야간근무를 하던 중 걸려온 전화너머로 들리는 여자의 목소리는 정말
당황스러웠습니다.
여자친구 "야 너 영화보여준다더니 왜 안보여줘!"
나 "네?? 잘 못들었습니다??"
여자친구 "영화 보여준다고 하고서는 도망갔잖아!!"
나 "아.. 너구나.. 그.. 그러니깐 그게 일이 갑자기..."
여자친구 "다 필요없고 언제 또 나오냐? 8주마다 나온다고 했지?:
나 "예.. 그렇습니다"
여자친구 "그럼.. 그때 개봉하는게.. 아. 툼레이더 2 보여줘"
나 "예.. 알겠습니다" (제 말투가 왜 저렇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근무중이었습니다.)
결국 다음 외박을 나간 저는 처음으로 여자친구를 만났고 툼레이더2를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적극적인 여자는 처음이었던 저는 정신을 차려보니 군대에서 고백을
하기 위해서 종이장미 128송이를 접고 있었고 다음 휴가를 나갔을때 종이장미꽃다발을
주며 고백을 했고 지금까지 사귀고 있습니다. 제가 종이장미 128송이 접었다고 하면
어떤분들은 그거 다 후임들 시켜서 접은거 아니냐고 하는데.. 제가 접었습니다.
나중에 되니 종이장미 한송이 접는데 5분도 안걸리더군요. 아마 이 글이 톡에 올라가면(?)
여자친구가 종이장미 꽃다발 인증샷을 올릴지도.. (먼산)
아뭏튼 이렇게 시작한 사랑이 벌써 6년이 되었습니다. 그 덕에 저는 한번도 해보지 않은
이런 닭살 돋는 글을 쓰게 되었고요. 아직 솔로인 톡커 여러분들도 인연은 언제 어디서
시작될지 모르니 주변을 잘 살펴보세요. '아 저사람 진짜 별로다'라고 생각이 들어도
정신을 차려보면 그사람에 푹빠져 있을지도 모르니깐요.
그럼 다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
ps. 제 글 읽어보고 여자친구가 저녁에 자기도 글쓴다네요.. 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