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내 군수물자 조달 비리를 폭로한 김영수 해군 소령이다.
흔히 말하는 '공익 내부 고발자'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삼성의 비리를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 내가 대학 다닐 당시의 이지문 (당시) 중위, 이문옥 전 감사관 같은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지문, 이문옥 같은 사람들은 이후 정치권 주변을 기웃거렸고, 김용철 변호사는 본인 스스로가 나쁜 일을 많이 해 오다가 더 이상 나쁜 짓을 하지 않으려고 폭로한 케이스다. 이 분들의 양심선언도 나름 의미가 있었지만, 김영수 소령은 또 한 차원 다른 것 같다.
그는 의분에 찬 한 순간의 감정으로 결단한 것도 아니고, 위에서 언급한 다른 사람들처럼 혼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기자회견 같은 방식으로 폭로한 것도 아니었다.
그는 군인으로서 군 내부의 공식 절차에 의거해서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해군 감찰 부서 --> 계룡대 감찰부서 -->국방부 감찰 부서 등등. 마지막으로는 군인복무 규정에는 위배되지 않는 '국가청렴위원회(=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까지 했다.
그 세월이 3년 반이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전출을 당하고, 근무평점을 최하로 받고, 5개월간 월급을 받지 못하고, 사병과 책상을 같이 쓰는 등등의 수모를 당했다.
그는 무슨 거창한 이념을 가진 것도 아니고, 그저 해군사관생도의 훈(訓)에 쓰여 있는 "정의를 행함에 있어 닥쳐오는 고난을 감내할 수 있는가?" 라는 물음에 양심으로 답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가 제기한 의혹은 이후 국가청렴위원회의 조사로 다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가 지금 요구하고 있는 것은 책임 소재를 분명히 밝혀서 연루된 자들을 처벌하는 것이다. 국민의 혈세 10억원을 날린 사람들이 처벌을 받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13일 국정감사에서 김영수 소령의 까마득한 직속상관인 정옥근 해군참모총장은 사실여부는 수사 중이라면서도 "지금 군인으로서의 신분을 망각하고 자기 일신을 위해서 그런 책임없는.....그런 사람의 말을 빌려서 그것이 마치 사실인양 해군이 매도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군대 경험을 한 사람들, 아니 조직 사회 경험을 한 번이라도 한 사람들은 바로 느낌이 올 것이다. "김영수 소령 이제 옷 벗겠구나" "해군이라는 조직 자체가 없어지지 않는 한 김영수는 위험하겠구나"
김영수를 조직에 남겨두면 해군 참모총장의 권위가 무너지기 때문에 그는 아마 전역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내가 이런 말을 하면서서 나 스스로가 자괴감을 느낀다. 그의 목소리 하나하나 눈빛 하나하나에서 진실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는 계속 진급해서 더 넓고 깊은 책임을 지는 자리로 올라가야 하는 것이 맞다.
"~~ 다른 공직자의 부패행위를 알게 되었을 경우, 이를 지체없이 신고한다. "
그는 자신이 선서한 저런 복무 지침에 충실했고, 5억원의 예산 절감을 하는 등 유능했다. 좋은 것이 좋다는 식의 관행에 젖지 않고 원칙을 지켰다. 이른바 '유도리' 있게 하지 못한 그를 무능하다고 할 것인가? 천만의 말씀이다.
내가 신(神)이 아닌 이상 단언할 수는 없지만,
김영수.... 이 사람은 믿음이 간다.
그는 담담하게 20년동안 입었던 군복을 벗을 각오를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또한 담담한 어조로 "당당하게 부끄럽지 않게 끝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라고 말한다.
내가 신(神)이 아닌 이상, 그의 속 마음을 완전히 알 수는 없고, 그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할 지 예측할 수 없지만, 그의 목소리와 눈빛을 보면 믿음이 간다. 그는 정말 '남자'다.
해군 정복을 입고 돌아가는 그의 뒷모습이 많은 느낌을 안겨 준다.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거창한 이념이나 구호가 아니어도 좋다. 저런 깨어있는 사람, 용기 있는 사람들의 노력에 의해서 한발짝씩이라도 앞으로 전진한다.
관련 기사에 댓글 다는 것 말고, 지금 내게는 저 사람을 지켜줄 아무런 힘도 없지만, 지켜보기는 할 것이다. 김영수 소령이 어찌되는지....?
그리고 사회에 나가면, 술 한 잔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