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무르익어가는 10월의 마지막 일요일이다. 모처럼 한가한 오후를 이용하여 따사로운 햇살받으며 화양면으로 차를 몰았다. 추수가 거의 끝나가는 가을들판을 바라보며 겨울이 멀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여자만을 끼고 잔잔한 해안을 따라 주욱 이어진 농촌과 어촌을 느낄 수 있는 전형적인 시골마을이다. 갓길이 없는 왕복2차선의 도로를 타고 도착한 조용한 시골마을 여수시 화양면 이천리 감도를 사진에 조금 담아보았다.
<마을 입구에서 바라본 감도마을 전경>
초등학교 입학 전 한 두해를 이 곳에서 살았던 기억이 있다. 부모님이 이 곳에서 뱃일을 하실 때였다. 부모님과 떨어지기 싫어서 절대 집에 가지 않고 여기서 살았던 옛 추억에 잠긴다. 이름만 기억나는 동네 아이들과 아직도 왕래를 하시는 친척 어르신들까지. 고모할머니 댁에서의 기억이 특히 많이 난다. 밭에서 직접 키우신 토마토를 건네주시곤 하셨다. 그 맛을 본 후 매일 토마토를 보면서 언제 익을까 하고 할머니께 빨리 따달라고 조르기도 했었는데. 이제 모두 옛일이 되어버렸다.
<가을이 찾아 온 감도마을 조그만 언덕>
소나무등 푸른 나무들 속에서 가을을 심하게 타고 있는 나무를 만나게 되었다. 유난히 붉은 그 나무를 보니 꼭 나를 보는 것만 같았다. 늘 혼자인것만 같은 기분. 유난히 가을엔 더더욱 그렇다는...
<이름모를 꽃은 가을을 잊은 듯 하다>
차들이 거의 다니지 않아 도로에서 사진을 찍어도 조마조마하지 않았다. 가끔 지나는 차는 멀리서부터 알아차릴 정도로 조용한 곳이었다. 봄과 비슷한것 같지만 또 다른 분위기는 아무래도 저물어간다는 느낌을 주는 주변의 경치들 때문일테다. 노랗게 익어있는 유자를 보니 그 느낌이 더더욱 밀려온다.
<억새는 깊어가는 가을의 상징, 유자가 유난히 복스럽다.>
여자만이 잔잔하게 펼쳐져있는 조용한 마을.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화양면을 알고 있는 사람들도 이곳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사실 해안을 따라 주욱 이어진 조용한 시골마을이라는 것과 아늑한 경치 외에는 그다지 눈에 띄는게 없다. 소라면 사곡이 비슷한 지리에 카페촌이 들어서 있다는것을 감안한다면 이곳도 충분히 그럴만한 요건은 갖추고 있는셈인데 접근성이 비교적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라 하겠다.
<마을 입구 노송과 정자>
마을입구에 위치한 오래된 노송과 정자에 잠깐 들러 쉬어가는 것도 좋겠다. 마을과 바다가 훤히 들여다 보이는 이 곳에서 쌓인 피로를 조용히 푸는 것도 좋을 듯 싶다.
<한적한 도로에서 농사를 위해 분주한 어르신>
마을에 도착했을때 가을 걷이로 한창이신 분들을 보게 되었는데 대부분이 그렇듯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이였다. 나같은 젊은이가 같이 섞여 일을 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설령 그런 광경이 있다면 조금은 어색했을것이다.
<소는 한가롭게 서 있었다.>
가을걷이가 끝난 황량한 밭에 외롭게 서 있는 소. 겨울동안 푹 쉴 준비를 하는 모양이다.
교통편 : 25번, 24번 버스를 이용, 화양면 나진에 들어서기 전 오른쪽으로 빠지는 길이 있는데 <옥적>을 보고 그 방향으로 가면 된다. 나진을 지났다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그쪽에서 물론 오른쪽으로 빠지면 된다. 옥적과 마상을 지나면 감도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