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4개월 아기 엄마입니당 ㅎㅎ얼마전 초보엄마 탐구생활을 올렸었는데제가 잘 가는 카페에서의 반응이 의외로 괜춘하야아빠편도 한번 써봤슴니다 ㅎㅎ주변사람들 이야기 주워듣고 쓴지라 공감이 안되실수도 -_ -;;;그냥 재미로 봐주시고요~ 태클은 넣어둬 넣어둬 넣어둬!! 초보아빠의 탐구생활 (휴일편) 휴일 아침이에요.
아빠는 달콤한 늦잠을 잘 생각에 전날 알람을 맞춰놓지 않고 자고있어요.
어디선가 사이렌 소리가 들려와요.
아빠는 점점 가출했던 의식이 돌아오면서, 동시에 사이렌 소리가 가까워지는 걸 느껴요.
이런된장, 이 고귀한 휴일 아침에 웬 소음이냐며 속으로 쌍욕을 콤보로 날리고있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아기 울음소리네요.
목석처럼 누워있던 아내가 좀비처럼 일어나 사라지더니 이내 아기 맘마와 기저귀를 들고와요.
실눈을 뜨고 시계를 보니 아침 7시네요.
아기에게는 휴일의 늦잠따위 개나 줘버렸나봐요.
모든 상황파악이 끝나고 잠도 깨버렸지만 그냥 깨울때까지 쿨하게 자는 척을 하기로해요.
직장에서 쌓아온 연기내공이 빛을 발하고 있는 순간이에요.
왠지 아내가 째려보고 있는 것 같아 뒤통수가 따끔거리지만 모른척해요. 난 쿨한 남자니까요. 자는 척을 하다 진짜 잠이 들지만 이내 배고픔에 눈을 떠요.
아침 열시쯤 되어가는데 아침밥을 안줘요.
아내쪽을 보니 빈 젖병과 쉬야가 가득한 돌돌말린 기저귀를 상콤하게 침대 구석탱이로 집어던져놓고
자고있어요.
아내가 일어날때까지 배고픔은 참아보기로하지만 그럴수록 뱃가죽과 등가죽은 딥키스를 하려고해요.
아침밥 안먹냐고 아내를 깨워볼까 생각해봐요.
결국은 알아서 차려먹으라는 말밖에 들을 수 없다는 걸 경험했기 때문에 깨우는 건 관두기로해요. 아내가 일어날때까지 뭘 할까 멍때리며 두리번거리는데
눈에 넣어도 안아플 아기가 어느새 눈을 말똥거리며 아빠를 보고있어요.
순간 본인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며 아기에게 말을 걸기 시작해요.
말을 거니 아기가 뻥끗거리며 웃을락말락한 표정을 지어요.
아무래도 잘 자고 일어나서 기분이 좋은가봐요.
기회는 이때에요. 아내가 자는동안 아기와 놀아주고 칭찬받을 생각에 동공이 풀리는듯해요.
고개를 살짝 뒤로 젖혔다가 눈코입 얼굴의 모든 구멍을 활짝 열며 아기를 향해 까꿍퍼레이드를 해요.
아기가 미소지으며 웃어요. 아빠는 아가 미소한방에 사르르 녹아요.
또 까꿍을 외쳐요. 아기가 함박 웃음을 지어요. 용기를 얻은 아빠의 동작은 점점 커져요.
그럴수록 아기의 웃음소리도 같이 커져요.
아빠는 신바람나기 시작해요. 잠자고있던 오버본능이 폭발해버렸어요.
아기는 웃음을 멈췄지만 더 웃겨주고 싶은 아빠의 오버는 끝날 줄을 몰라요.
결국 얼굴에 피가 쏠려 혈압이 올라 목숨에 위협을 느낄 때쯤에야 까꿍놀이는 끝이나요.
그런데, 이런 우라질레이션.
아기의 입가가 삐죽삐죽거리며 앵~ 울음을 터뜨려요.
울음소리를 듣고 잠에서 깬 아내는 아기를 울렸다며 사랑의 육두문자를 날려줘요.
히말라야 정상에서 맨몸으로 번지점프라도 하고싶은 심정이에요. 아침인지 점심인지 모를 식사를 하고나면 아기는 자연스레 아빠에게 맡겨져요.
아내는 집안일에 분주해져요.
아빠는 모처럼의 휴일에 편안히 누워 티비도 보고싶고, 온라인게임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품안에 맡겨진 아기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조심스레 바닥에 내려놓아요.
아가와 같이 누워 티비를 보고있는데 아기의 발놀림이 거세지고 숨소리가 거칠어지면서 나 울겠다며 시동을 걸어요.
이런 쌍쌍바브라질말미잘같은 경우가 있나. 이제 겨우 10분 봤을 뿐이에요.
더 울면 시끄러워질뿐 아니라 아내의 따가운 눈총의 총알받이를 해야하므로 얼른 안아 달래기로해요.
안아주기만 하면 엔간히 조용해지는데 이번엔 아니네요.
우는 아기를 안고 당황하면 지는거에요. 아내의 칭찬을 받기 위해 혼자 해결해보기로해요. 아내가 늘 말하는 "아기가 우는 이유 3종 세트"를 떠올려봐요.
첫째, 맘마가 먹고싶을때에요. 이때 우는 소리는 "늬들만 입이고 내입은 조동아리냐!!!" 라는 뜻이에요.
둘째, 쉬야 한도가 초과했거나, 응가폭탄을 터뜨렸을때에요.
셋째, 졸음에 겨울때, 안아서 재워달라는 표시이기도 해요.
이도 저도 아닐때에는 아픈지를 의심해봐야한다는 전문가다운 아내의 가르침을 받았어요.
자신의 모든 오감과 식스센스까지 발휘하여 원인분석에 들어가요. 입을 빠끔거리는 걸 보니 배가 고픈거 같아, 아내가 하던대로 손가락을 입 옆에 대봐요.
앙증맞은 참새 조동이 같은 입이 손가락을 따라와요.
올레! 배가고픈게 확실해요. 아빠는 본인의 센스에 감탄하며 아내를 불러 자랑해요.
아내가 살짝 칭찬해주며 아기 맘마를 먹여달라고해요.
맘마를 탈 줄 모른다고 말하자 다시 욕이 돌아와요.
결국 엄마표 맘마를 먹여주니 다시 이 집에 평화가 찾아왔어요. 아기에게 딸랑이 하나 던져주고 아빠는 여유롭게 컴퓨터 앞에 앉아요.
엊그제 동료가 만렙 찍었다는 소식을 접한 아빠는 전의에 불타올라 게임 접속을 해요.
게임이라면 질색팔색을 하는 아내때문에 솔찬히 눈치가 보이지만 오늘은 휴일이니 잠깐은 괜찮을거라 생각해요.
어느순간 게임속 워리어로 완벽 빙의되어 칼, 활 할거없이 닥치는대로 휘두르며 몹 잡기에 열중해요.
짜릿한 렙업의 순간에 "쫘악!"하며 등짝에 강스파이크가 내려꽂히는 느낌이 들어요.
"어떤시키야!!" 하고 돌아보니 오 마이 갓
아내가 아기를 안고 도끼눈을 뜨고 내려다보고있어요.
너무 집중한 나머지 바로 옆에서 아기가 우는 소리를 듣지 못한 대역죄를 지었네요.
아내의 앙칼진 잔소리에 관자놀이가 쫄깃해지는 느낌이에요. 결국 아가의 응가기저귀를 갈아주는 벌칙을 받아요. 응가때문에 울었나봐요.
기저귀 가는 것 정도는 눈감고도 할수있는 일이에요.
새 기저귀와 물티슈를 준비해요.
이불 위에 아기를 눕히고 심호흡을 한 후 기저귀를 개봉해요.
역시나 한무더기네요. 구수하다고 하기엔 좀 진한 냄새가 코를 자극해요.
일단 물티슈 한 장을 뽑아서 우리 아기의 통글통글한 엉덩이를 닦아줘요.
아빠는 물티슈 한 장으로 모든것을 해결해요.
응가 한번에 물티슈 두 장 이상 쓰는 남자는 루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물티슈 한 장으로 아기의 잔응가들을 말끔히 해결하고나면 굉장히 알뜰하고 능력있는 아빠가 된 것같은 느낌에 사로잡혀요.
뽀송뽀송한 새 기저귀를 갈아주고 아기의 상쾌한 표정을 확인해요.
이제 문제는 응가기저귀 처리에요. 조심조심 응가가 새지 않게 기저귀를 돌돌 말고있는데
이런 개같은 경우가.
엊그제 빨았다고 아내가 자랑했던 이불에 응가가 묻었어요.
물티슈로 뒤늦게 티안나게 닦아보지만 역부족이에요. 이제 잔소리폭탄이 날아올 일만 남았어요. 잠시 후 휴대폰이 울려요. 친구놈이 오랜만에 술 한잔 하자고 아빠를 꼬드겨요.
갑자기 술의 유혹이 쓰나미처럼 몰려와요.
입으로는 안된다고 하지만 계속되는 친구의 꼬드김에 마음은 이미 원샷하고있어요.
이 때 저만치서 통화내용을 듣고 있는 아내의 무시무시한 얼굴이 보여요.
그 표정이 "만약 지금 술을 마시러 나간다면 세달동안 매일 밥상대신 욕과 잔소리의 세트메뉴를 선사하겠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아 친구의 욕지거리퍼레이드를 들으며 거절하고 전화를 끊어요. 어느덧 저녁시간이 되어 저녁식사를 해요.
아내와 아기의 콤비플레이로 아빠의 심신은 지쳐있어요.
저녁을 먹고 아내가 설겆이를 하고 집안일을 마무리 한 후 그제서야 아빠 곁에 와 앉아요.
아빠는 이때다 싶어 아기를 아내에게 맡기고 휴일의 나머지시간을 만끽하려고해요.
그러자 아내가 퐈이야!!!!를 외쳐요.
"하루종일 밀렸던 집안일 하고 이제 엉덩이 좀 붙일라하니까"부터 시작해서 요즘 입버릇이 된 "나도 누가 애 봐주면 나가서 돈벌고 싶다"로 끝맺음하며 불만의 일장연설을 해요. 아기가 나오고 어느순간부터 집사람이 심각한 잔소리쟁이가 되기 시작했어요.
출산 전에는 항상 아빠를 먼저 생각하고, 아빠만 바라보고 챙겨주는 다정했던 아내였는데
요즘들어 아빠는 안중에 없고 아기에게만 신경쓰는 것 같아 서운한 맘이 들어요.
아내는 나를 남편이 아닌 머슴이나 기사로만 생각하는 것 같기도해요.
일주일 내내 오로지 아내와 아기만 생각하며 뼈빠지게 일하는데
그 노고를 너무 몰라주는 것 같아 눈물까지 핑돌아요. 전쟁같은 휴일 하루를 마무리하고 곤히 자고있는 아내와 아기를 바라봐요.
내가 책임져야 할 두 모녀의 자는 모습을 보니 서운했던 맘이 사르르 녹아 없어져요.
누가 뭐래도 나에겐 너무 예쁜 아내와 제일 사랑스러운 천사아기에요.
일주일 내내 전투적인 육아를 겪느라 스트레스 받을 아내의 화풀이센타 정도는 기꺼이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기돌보는 게 보통 일이 아니라는 걸 오늘 하루도 뼈저리게 느꼈으니까요.
아기가 얼른 커서 할 예쁜 짓들을 상상하며, 우리 가정의 행복한 날들을 그리며 습해지는 안구를 위로하고 아빠도 고단한 휴일을 마치고 잠이들어요. 대한민국 초보아빠들 모두 힘내도록해요.
지금까지 초보아빠의 탐구생활이었어요. 초보엄마의 탐구생활^^ -> http://pann.nate.com/b200524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