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8살 직장인 여자입니다.
주말에, 친구의 남편에게서 소개팅을 주선 받아 나갔는데
좀 어이없는 소리 듣고 주말 내내 우울하고 이렇게 늙어가나.. 싶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는, 국내 대학에서 박사과정까지 마치고 현재 연구소에서 근무 중입니다.
집은.. 강남에 살고 외동딸입니다.
이렇게 밝힌 이유는,
오늘 그 어이없는 소리가 저렇게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에서 나온건가 싶어서 입니다.
아랫글의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처음으로 2살 연상 오빠를 만났음
2. 친구 남편(대학병원 레지던트)의 선배였고 호남형이라고 해서 만났음
3. 본인은 운전을 피곤해서 못하니 차갖고 나오란 뉘앙스를 풍김
4. 자꾸 결혼하면 어떻게 살꺼냐고 언급하면서 외동딸이니까 물려받을 재산 많겠다고 얘기함
5. 이번에 동료 의사가 결혼을 했는데 약혼으로 브라이트링(800만원 정도 시계)과 결혼 혼수로 IWC (천만원 가량) 시계를 받았다 은연중에 강조함.
6. 집에 갈때 자기 안데려다 줄꺼냐함.
7. 연락 안받으니 문자 보내서 자기 엄마한테 소개팅했따고 자랑했는데 엄마가 나 맘에 들어한다고 계속 만나자함 -_-;
뭔가 진상 + 거지 근성 느낌이 들어서요....
매우 길어서 저렇게 줄여 써보았습니다..
저는 10살 때부터.. 강남에 거주해 여기서 초-중-고등학교를 다나왔습니다.
물론 친한 친구들도 다 이쪽 지역에 거주하고 있지요.
외모는 그냥 평범합니다 키 165에.. 50-52 kg?..
얼굴은 그냥 저냥 욕먹지 않을 정도로 생겼어요,
여튼,
친구들이 다 시집을 갔습니다.
예쁘거나 직업이 좋거나 어리거나 집안이 잘살거나
저런 4가지중 한개 이상의 조건을 갖춘 듯한(?) 친구들은
시집도 잘갔어요.
대체적으로 집안도 잘살고 직업도 좋고
전,, 연하의 친구들만 만났었구요
인문계열이나 부모님 사업을 배우는 부류, 운동선수.. 로
소개팅보단 자급자족(?)하여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오래사귄 남친과는 헤어진지 3개월 정도 됐구요.
제 친구들은 제가 그런 친구들 만나는걸 별로 탐탁지 않아하더군요.
'사'자 돌림의 남자들을 추천했고, 만나봐도 괜찮겠다 싶었어요
여러분들이 속물이라 욕을 해도 별수 없지만
이제까지 만나왔던 남자들과 다르기도 했고,
뭐 만난다고 다 결혼하는 것도 아니고
솔직히, 잘되서 결혼하면 좋겠다 이런생각을 1%도 안한건 아니었죠.
그리고 결정적으로 '오빠'를 한번 만나고 싶었어요.
얼마전에 모 대학병원 레지던트와 결혼한 친구가
자기 남편과 함께 있는 형인데 괜찮답니다.
키는 173 정도인데 (전 저희 아버지가 키 168cm이어서 사람만 좋다면 제키 165 cm 보다 크면 괜찮습니다) 무던한 스탈이라 하더군요. 서른살이구요.
제 친구 남편도 무던한 스탈인지라 알겠다 하고 만났습니다.
만나기전 통화 내용은 대충 이랬습니다.
토요일에 만나기로 했는데 본인이 그전날 야간 근무 때문에 너무 피곤해서 운전을 못한다고 말하면서 저에게 뜬금없이 "차 있으시다고 들었는데.."
라고 하더군요.. 속으로 '뭐지?' 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친구 체면도 있고 뭐 그러수도 있겠지 싶어
"제 차 쬐끄만데 답답하실 수 있는데 괜찮으시겠어요?" 웃으며 농담조로 말했더니
"아 저 여자가 운전하는 차 타고싶어요!" 이러더군요..
뭐 저랑 친한 남자애들도 제가 좀 험악하게 운전해서
시원시원하다고 아 여자가 운전하는 차도 좋구나
가끔 그런 소리 하니까 당황스러웠지만 웃고 넘겼습니다.
남자분도 택시타고 오신다고 제가 정차하기 편한 곳에서 만나자 하더군요.
(남자분이 본인은 못 정하겠다고 저보고 정하라 하시더군요)
뭐 여기까진. 괜찮았어요. 뭐 꼭 남자만 운전하란 법은 없으니까요.
청담동 근처에서
(남자분 거주하시는 곳이 옥수, 저희 집이 대치동이라 청담동에서 만났습니다.)
제가 5분 정도 먼저 도착해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뭐 이것도 제가 약속시간 보다 일찍 간 것이니 별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전화벨이 울렸고,,만난 순간.............
뭐 이렇게 말하면 저만 나쁜년 되겠지만
그냥 봐도 엉덩이 처짐이 느껴지는. 좀.. 흐트러져보이는 체구의 소유자셨습니다.
(넌 얼마나 잘났냐 이렇게 하셔도 ..뭐..)
좀 놀랐지만,
'그래 서른살이자나.. 오빠들은 저럴 수 있어..'
라고 자기 위안을 삼았습니다. 처음 만나는 오빠였으니까요.
예의상 저도 차에서 내렸고 웃으며 안녕하세요 인사하고
"타세요" 했더니... 하는 말
"와- 차 귀엽네요 ㅋㅋ 근데 저 타면 차 뒤집히겠는데요?이런차 타면 안위험해요?"
(그래요.. 저 i30타요.. 근데 위험하다고 생각해 본적 한번도 없느데.)
농담이겠지...하고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좀 수다스런 분이더군요.
뭐 조용해서 어색한 것 보단 나으니까요..
웃으면서 대답해주었습니다.
혼자 막 이럽니다 "와 여자가 태워주는 차는 첨타봐요 맨날 타고 싶은데??"
머 이런식으로 신나서 떠듭니다.
"와 XX씨는 제수씨 친구면 잘살겠네요~ XX씨는 외제차 안타고 싶어요?"
라는 소리도 하길래 ' 차 좋아하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늘 친구에게 물어보니, 아반떼 XD타신더라구요.
근데 제차보고 작아서 위험하다뇨 ㅋㅋ)
중간에도 그닥 마음에 들지않는 얘기들이 있었지만 (너무 길게써서...)
제 친구 얘길 하면서
"xx 씨 고등학교 친구라면서요? 저희 사이에서 그 커플은 선남 선녀에다가
제수씨(제친구) 집안도 엄청 좋아서 다들 부러워해요~"
하길래 저도 뭐 잘은 모르지만
"그래도 결혼 할 때 보면 여자분들 집안은 대부분 좋은것 같던데.."
라고 맞짱구를 쳐줬습니다.
그랬더니,
"XX씨 외동딸이라면서요? 부모님께서 엄청 예뻐하셨겠어요~" 하며
"그럼 XX씨는 저같은 의사랑 결혼하면 부모님이 개업시켜주시겠네요? ㅋㅋ 와 XX씨랑 결혼하면 제수씨 만큼이나 사람들이 부러워 할 것같아요~"의미심장한 말을 남깁니다.
갑자기 얼척이 없어서- 또 꼴에 진지한척 하긴 싫어서 제가 웃으면서
"저희 부모님 사회 다 환원하실껀데요? 저 큰일났어요~ 왕거지에요 가난~"
이랬더니 실망한 표정을 숨기지 못한채 "에이~설마" 합니다.
그러면서 주변에서 결혼한 의사양반들이 받은 시계 얘길 합니다.
결혼할 때 여자는 가방, 남자는 시계를 척도로 얘기하긴 하니까요.
누구는 상견례 할때, 약혼 예물 주고 받았는데 브라이틀링 받고 결혼할 때 IWC 받더라~
(그분 시계 티쏘 차셨었음..- 나쁘단 의민 아님.)
제 친구의 예물 얘기 까지 나오더라구요...
슬슬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자기한테 이정도 주고 결혼해라라고 말한것도 아니고 뉘앙스가 아니었을 수도있었지만
여자보다 더 신물나게 떠들어대는 결혼 예물 이야기에 짜증이 났습니다.
만난지 한시간도 안되어 털어놓는 얘기가 고작 그런 얘기라니
내가 왜 이 소개팅에 나왔을 까 후회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친구들이 '사'자 돌림 신랑을 맞이하면 괜히 부럽긴 했습니다.
뱃속에서 나온 2세에게 좀더 편안한 미래를 80% 정도 보장해 줄 수 있으니까요.
공부하는 사람이 딱딱할꺼라 생각해서 (제가 공부를 오래했떠니 싫더라구요..)
피하기도 했고, 4년 정도 사귄 운동선수 남친이 있었어서
결혼적령기엔 다른 남자를 만나지 못했구요.
그치만 소개팅 첫 만남에서 저런 개업+ 예물 이야긴 정말 짜증나더라구요.
게다가,
xx씨는 박사까지 하시고 남자들이 부담스러워서 일반인(-이건 대체 뭡니까!)은 못만나시겠어요~ 저처럼 멋진 남자만나셔야죠 ㅋㅋㅋ 합니다..
명품인지 전혀 브랜드가 보이지 않는 제 깜장 가죽 가방을 보고
어디꺼냐고 코치코치 캐묻습니다. (본인의 의상은요..ㅠㅠ)
짜증나더군요.
엄마에게 SOS 문자를 보냈고
눈치채신 엄마가 집에 빨리 들어오라는 전화를 주셔서 집에 갔습니다
나중에 집에 가려고 발렛파킹 맡긴 차를 찾아서 가려고 기다리는데,
"와~ 저 안델다줘여?" 이럽니다.
아 이 돼지 멍청아 꺼져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예단비 1억에 으리으리한 예물을 주고 받은 친구의 '부부 모임'기대 만빵인 모습이 생각나서
"엄마가 빨리 오라고 하셔서~ 죄송해요"
라고 집에 왔습니다.
두번 전화 왔고 안받았습니다.
길고긴 MMS 옵니다.
"XX씨~ 오늘 정말 너무 아쉬웠고 조만간 만나요~ 집에와서 저희 부모님께 말씀 드렸더니 듣기만해도 마음에 드신대요"
이틀이 지나도 기분이 나쁩니다.
의사라면 저렇게 해줄수 있따고 쳐도,
초면에 저렇게 대놓고 말하고도 본인이 왜 재수없는지 모르겠지요..
그냥..
절 사랑해줄 남자를 만나고 싶은데,
솔직하게 친구들 남편들 만큼의 남자를 만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전에 남자친구와 공부나 이런 문제로 '자격지심'을 이유로 다투고 이로인한 앙금으로 헤어진 것이어서
저보단 공부 잘하는 남자를 만나고 싶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이공계열 박사과정은 좀.. 많이 생활이 갑갑하잖아요
논문과 학교에 매달리고..
그래서 또 재미없는 이공계열 박사를 만나고 싶지 않더라구요 ㅋㅋ
(이건 단순이 제생각입니다)
저와 같은 길을 걷는 남자는 피하고 싶어서...
그냥 제가 속물이고.. 나쁜거였나 봅니다..
누구나,
'욕심'대로 소개팅을 나갈 순 있지만
이런 진상을 만난건... 제가 이상해서였나봅니다...
길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