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만 2002,3년 쯤에 있었던 일 한 번 써봅니다
제가 중2였을 때 예요
부산에 살던 저는 친구들과 함께 친구의 시골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오던 길이었어요
전날 물놀이를 심하게 하고 밤을 새서 인지 너무 피곤해서
돌아오는 고속버스 안에서 쏟아지는 졸음을 주체못하고 자고 있었죠
그런데 버스안에 나지막하게 흐르는 라디오 소리도 묻힐만큼
어린아이의 징징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크게 우는 것도 아니고 계속 징징
아이니까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겼는데 돌아오는 내내 그러더군요
아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저는
그 아이의 징징거림이 너무 듣기 싫어 귀를 잡아 뜯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릴 때 제 귀는 거의 피가 날 정도였어요
그래도 버스에서 내려 그 징징거림을 듣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기분이 조금 나아졌지만 그렇다고 확 좋아지는 것도 아니었어요
사상터미널에 내려서 338번 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그 때 쯤 338번 버스는 노선이 생긴기 얼마 안되어 40분에 한대가 왔어요
거의 텅텅 비다시피했지만 맨 뒷자리엔 세자리 밖에 없었고
나머지 자리도 드문드문 앉아 결국 저희가 앉게 된 자리는
일반
노약
노약
노약
이렇게였습니다
제가 노약 맨 끝자리에 앉아서 앞자리에 앉은 친구의 머리를 만지며
너무 피곤하다는 둥 뭐 잘 기억은 안나지만 그런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다음 정류장에서 기사님 반대편에 앉은 할아버지가 오더니
제 멱살을 잡는거예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손을 홱 뿌리쳤더니
노약자석에 왜 앉아있냐고 하더니 다시 자기가 앉았던 자리로 갔어요
친구들과 저는 너무 황당해서 말이 안나왔지만
적응잘하는 전 ; 이내 똥밟았다 생각하고
앞자리에 기대어 친구와 얘기를 하고 있었어요
다음 정류장이 되자 아주머니와 아이가 하나 타더군요
버스가 출발하기 전 아이가 잠깐 제 앞에 서 있다가 뒤로 이동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또 그 할아버지가 제 멱살을 잡는거예요
비켜주라며...
아주머니는 자리도 많은데 괜찮다며 할아버지를 말렸고
또 그 할아버지는 자리로 돌아갔어요
다혈질인 저는 충분히 화가 난 상태고 두근두근 하는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었지만
일단은 참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 때의 감정이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오기였던 것 같아요
그냥 똥은 피하는 게 상책인데.
몇정거장을 무사히 지나는 듯 했으나 버스안은 북적거리기 시작했고
캡모자를 쓴 저는 위가 잘 안보였어요
여행을 다녀온 후라 너무너무 피곤했구요
버스안에서 아이의 징징거림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잤기 때문에
솔직하게 자리양보 하기 싫었습니다
그런데 그 할아버지.
그 사람 많은 버스 안에서 저에게 다시 다가오더니 멱살을 잡고는 들어올리더니
뭐라뭐라 말하고는 자기자리로 가는거예요
저도 인내심에 한계가 와서
가방을 집어던지며
" 신발 왜 나한테만 지랄이야 "
라고 했습니다
그 할아버지 저에게 다시 와서는 한대 치려고 손을 높이 들더니 내리고
자리로 가더라구요
제가 사람 열받게 잘하는데 ㅜㅜ
등 뒤로 소리 쳤습니다
때려봐 때려봐 왜 경찰서 갈까봐 무서운가봐?
그 순간 그 할아버지 열받았는지
제게로 와서 왼손으로는 목을 조르고 오른손으로는 저를 때렸습니다
세차례 맞았어요
왼뺨을 손바닥으로 오른뺨을 손등으로 왼뺨을 다시 손바닥으로.
338번 버스는 사하경찰서 가까운 곳을 지납니다
저는 버스에서 크게 소리질렀습니다
목조르면 살인미수지? 경찰서 가자 이 버스 사하경찰서 가니까
라고.
ㅋㅋㅋ 어린나이에 무슨 살인미수 아 지금 생각하면 너무 창피합니다
나만 노약자석 앉았냐? 왜 나한테만 지랄인데
더러워서 안 앉는다 라며 제가 앉았던 자리에 침도 뱉었습니다
버스기사 아저씨는 어른한테 그러면 못쓴다고 저에게 혼냈고
그 할아버지 뒤에 앉아있던 다른 할아버지는
늙은놈이 애들한테 왜그러냐며 나이값하라고 혼내셨습니다
그 할아버지 아무말도 안하고 신문만 읽더라구요
제가 침 뱉은 자리 아무도 안 앉고 있었고
다음 정류장에서 어느 아주머니가 타더니 눈치를 휙휙 보시고는
왜 아무도 안앉아? 라고 혼잣말 같은 걸 하시더니 그 자리에 앉으시더라구요 ㅜㅜ;;;
저는 정말 경찰서 갈 생각이었는데 친구가 고개를 저으며 그러지 말라더라구요
저희 엄마 성격이 엄청 불같은데 제가 엄마한테 전화해서 말하려고 하니
엄마 성격 아는 친구가 그것도 말리더라구요 ㅜㅜ
전 그냥 친구말 듣고 내려서 집에 갔습니다
저 혼자 그 할아버지를 끌고내릴 힘은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구 ㅜㅜ
집에 도착하자마자 너무 눈물이 나서 펑펑 울었습니다
몇년 지나서야 엄마한테 그 얘길 했더니 눈 뒤집혀서는 그 때 왜 얘기 안했냐며
엄청 혼났습니다
제가 사상터미널에서부터 타서 내린곳이 신평 육교있는 곳이었는데
그 할아버지는 제 친구들이 다대포에서 내릴 때 까지
안내렸다고 하더라구요
요즘도 제 성격이 워낙 다혈질이다 보니
전철에서 새치기 하는 할머니 할아버지 아줌마들 못봐주겠습니다
지금은 서울에 거주하는데
전철에 노약자그림 2-1 화살표
이렇게 그림있으면 노약자 그림 있는곳에
꼭 할머니 할아버지들 당연하다는 듯이 새치기 하는데
아무말도 안하고 불쾌해하고만 있는 사람들 보면
마음은 저랑 같지만 차마 어른이라 쓴소리 못하는 거 같습니다
물론 저도 그 때 욕하며 대들지만 않았어도 그렇게 맞는 일은 없었겠죠
중딩주제에 너무 버릇없었고 지금 생각하면
이성적으로 대처했다면 저렇게 까지는 안되었을 텐데 하구요;
그리고 제가 맞는데도 주위분들 아무도 안말려주셨습니다 ㅜㅜ
저 그 때 중2 여학생이었어요......................................
맞을 짓 한 거 알지만 목이 졸리고 있는데 좀 말려주시지..
어쨌든 요즘은 성인이 되어서 안그럽니다 ;
마무리가 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