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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는 글
약 2주일 전에 공개수배했던 한 남자「가카와의 관전기2」를 기억하실런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를 본 후, 뇌수가 끓어오르고 식도가 타오르는 분노를 느꼈습니다. 그는 나의 가카 앞에서 벌리지 말아야 할 것을 벌린 유일한 남자이기 때문입니다.
<증거 사진>
가카를 향한 제 일편단심을 능멸하는 그 모습. 물끄러미 아래를 쳐다보는 교태를 부리며 배꼽 아래 모든 부분을 확장시킨 그 자태는 제게 생전 처음 질투란 감정의 본질을 직시하게 만들었습니다. 방송을 보는 사람은 수백만 이었을 테지만 그는 마치 돌고래에게만 들리는 초음파로 승부수를 던진 것입니다.
이땅의 선배들은 말합니다. 펜은 빨기 위해 있는 것이라고. 빨고 빨고 또 빨면 님도 보고 뽕도 딴다고. 펜을 든자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빨아야만 한다고. 빨지 말아야 할 곳에서 빨면 더 큰다고. 그래서 저는 결심했습니다. 딴지에서 빨자고. 여기서 빨 수 있을 때까지 빨아보자고.
하지만 그는 벌렸습니다. 방송내내 벌리고 벌리고 또 벌렸습니다. 제가 알기로 그것은 정당한 방법이 아니며 떳떳함과는 더욱 거리가 먼 행동입니다. 언론계에서 벌어지는 모든 승부는 오랄에 있지 오픈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저 혼자만의 견해가 아니라 대한민국 언론 역사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진실입니다.
마음 속으로 소망했습니다. 가카의 낼름거림이 그를 향한 것이 아니기를. 가카는 오직 나의 것이며 나만의 사람으로 남아있기를. 그래서 공개수배했습니다. 유린당한 제 마음의 복수를 위해, 다시는 가카 앞에서 벌릴 수 없게.
마침내 그의 후배라고 밝힌 익명의 제보자가 그와 저를 연결해 주었습니다. 앞에서 설명한 것이 이 인터뷰의 본질임을 명백히 밝히며 본격적으로 인터뷰 들어 갑니다. 편의상 본론부터는 반말입니다.
2.
그와 만나기로 약속한 중앙대학교 병원 앞. 예상보다 일찍 도착했기에 응급의료센터의 대기실에 물끄러미 앉아 20분을 기다렸다. 기다리고 있는 사이, 구급차가 오더니 목에 기브스를 한채 머리가 찢어진 중년 남자를 내린다. 언듯봐도 호흡이 없다. 한국에 흉부외과(가슴 안의 기관, 특히 심장과 허파에 관한 질병을 다루는 외과 분야)의사가 부족해서 살릴 수 있는 사람도 죽는 경우가 많다는 기사가 떠 올랐다. 그 모습을 보고 그냥 바깥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바람이 차다.
"아, 송준영씨."
멀리서 다가 오는 그를 보고 손을 내밀었다. 실물로 보니 훨씬 선해 보인다. 그와 만나기 전에 메일을 몇번 주고 받았다. 처음 물어본 것은 손석희의 마지막 100분 토론때, 나경원 의원과 설전을 벌인 사람이 맞느냐는 질문이었다. 지난번 관전기에서 100분 토론 시민패널 같아 보인다고 언급한 이유가 바로 이때문이다. TV에서는 얼굴을 제대로 비춰주는 장면이 없어서 확인할 수 없었지만 얼핏 보이는 비쥬얼이 그였기 때문이다. 고맙게도 예상은 맞아 떨어졌다.
그의 홈그라운드니 만큼(송준영씨는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3학년 휴학중이다.)안내를 받아 근처의 식당으로 들어갔다. 밥도 먹도 차도 마시고 이야기도 할 수 있는 그런 곳.
3.
주문을 하고 화장실에 다녀왔다. 그가 담배를 피우고 있다.
송 : 담배 태우세요? 혹시?
돌 : 아니요. 예전에 끊었습니다. 신경쓰지 마시고 편히 피우세요. 그런데 TV보다 인상이 선하신 것 같은데요? 그런 소리 안들어요?
송 : 아-, 저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니예요. (같이 웃음)
손석희의 마지막 100분 토론 때, 나경원 의원과 설전을 벌인 송준영씨. 그는 미디어법 논의와 관련하여 “재판관 3명이 유효, 3명이 무효, 3명은 기각했는데 헌재 결정에는 유효라는 부분이 없다.”라며 나경원 의원의 주장에 반박했다. 이에 나경원 의원이 재차 “유효라고 나와 있다.”고 주장하자 그는 한심하다는 말투로 “다시 한번 확인해 보시죠. 나중에. ”라며 발언을 끝냈다.
나경원 의원이 주장을 굽히지 않자 송영길 민주당 최고의원,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유시민 전 장관이 즉각 지원사격을 시작했다. 송준영씨의 말이 맞다는 것이다. 나경원 의원은 계속해서 주장을 굽히지 않았고 손석희가 사회자의 재량으로 이 주제를 중지시켰다. 사실관계가 확인된 다음날, 각종 언론은 '나경원 의원, 망신, 굴욕'등으로 그녀의 발언을 꼬집었다.
돌 : 대통령과의 대화를 보면서 걸리는게 화면에서 언듯 스치는 비쥬얼이 100분 토론때 나경원 의원이랑 설전을 벌인 그분 이더라구요. 실제 메일로 확인해 보니까 예상이 맞아서 더 재밌겠다 싶었지요. 그 이야기 하니까 편집장님도 더 좋아하시고.(웃음)
송 : 우연이 아니예요, 우연이.
돌 : 흐, 처음부터 계획적인.
송 :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 그때 싸가지 없던 애가 또 싸가지 없는 짓 한거죠.(웃음)
돌 : 반응을 보니까 용자 되셨던데요. 궁금한게 그 패널들은 진짜 방송에서 말한 기준으로 뽑은 겁니까?
지난 번 관전기에서 의심했던 부분이다. 100분 토론 때 송영기 최고의원에게 질문을 던진 시민패널이 대통령과의 대화 때 김진 위원의 뒤에 앉아 있었던 걸 확인했다. 게다가 송준영씨 또한 100분 토론에 이어 대통령과의 대화에도 참여한 것 아닌가.
송 : 예, 그 기준대로 했을걸요 아마?
돌 : 똑같은 패널이 있었잖아요. 준영씨도 그렇고.
송 : 아, 그 100명 안에 시민논객들 꽤 들어가 있어요. 시민논객은 애초에 MBC에서 뽑을 때부터 성별, 연령, 정치 성향 같은 거 안배해서 뽑으니까 방청객 중 일부를 시민논객으로 채웠던 걸로 알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