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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Review

김용식 |2010.01.15 00:36
조회 175 |추천 0
 


2007. 10. 17. 22:40 오래간만에 야유리에서 정말 괜찮은 영화를 본 것 같다. 가슴 시리도록 차가운 이별 영화도 ,눈물을 쏙 뺄만큼 슬픈 영화도, 웃다가 턱이 빠질만큼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었지만 때론 안타까운, 때론 동정어린, 때론 재미있는, 부드러운 미소를 짓게 만든 영화였다. 더불어 임수정이라는 영화배우에 대해 재발견의 시간을 갖게해주기도 한 영화이기도 했다.  

 

영화는 간경련에 걸린 황정민이 요양차 시골 산 구석에 처박힌 희망원이라는 요양원에 들어서면서부터 시작이 된다.

 


도시의 잿빛 생활에서 남아있는건 술과 담배에 만신창이가 되버린 몸과 사랑하는 여자로부터의 버림받음, 그리고...망한 가게를 정리한 얼마의 돈...

 

배우 황정민은 더이상 떨어질 수 없는 인생 저 바닥에 처박힌 영수라는 인물을 연기해 냈다. 그러나 그의 연기는 왠지 임수정이라는 여배의 리얼한 연기에 가려져 그리 빛을 발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어찌 되었던 황정민이 연기한 영수라는 인물은 망가져 버린 몸을 이끌고 시골 요양원 "희망의 집"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그는 스텝으로 일하고 있는 만성"폐질환 환자" 40%의 폐밖에 남지 않은 은희역의 임수정을 만나게 된다.


몸빼에 . 화장기 없는 얼굴..가래를 꾸역꾸역 뱉어내던 은희..

그럼에도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워 보이는 은희 임수정....그녀가 입은 몸빼의 모습과 그녀의 농익은 연기가 그녀의 모습을  죽음을 근처에 둔 은희의 모습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연기해 내고 있었다.

 

죽음을 늘 안고 사는 은희지만 언제나 낙천적인 성격에 절망에 빠져 무기력하게 지내던 영수에게 먼저 다가가는 적극성을 보인다.

 

 

"영화에서 보면 극장에서 손도 잡고 하던데, 우린 그런게 전혀 없으니 우리가 이상한건가요"라는 은희의 위트있는 대사에 "영화같은데서 보면 이런 한적한 시골길에선 키스도 하고 그러던데요"라고 말하며 슬며시 은희에게 키스를 건네는 영수의 모습에서.... 나는 나의 순수했던 지난 과거의 첫사랑의 기억과 영화의 장면이 오버랩되어 옴을 느낄 수 있었다......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폐질환"환자인 영희와 간 경변 환자인 인생의 낙오자 영수의 행복한 연애가 시작된다.

 

"우리 같이 살래요? 내가 영수씨 병도 낫게 해줄께요"라는 영희의 제안에 한다발 들꽃으로 대답을 하는 장면에서는 보통의 커플에서는 느낄 수 없는 순수한 사랑의 감정이 느껴지는 듯 했다.

 


결국 "희망 요양원"을 나와 둘만의 아담한 보금자리를 마련한 은희와 영수. 그들의 하루는 버스비와 몇백원의 반찬값도 아껴야 할 만큼 넉넉치 않지만 누구보다도 서로를 의지하며 아껴주는 행복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여기서 들려주는 영수의 닭살 멘트 "나 너없으면 못살것 같애"

"영수씨 나 죽을 때 꼭 내 옆에 있어줘","은희야 너도 나 죽을 때 꼭 내옆에 있어줘야해".......감성을 자극하는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그들의 대사가 마음 한가득히 울려퍼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그 두사람..하루 하루 행복이 넘쳐오르는 그 두사람의 연애생활..

 


 

그러나 그들의 행복은 순간에 불과한 듯 그렇게 지나가 버린다.

 

년 뒤. 은희의 도움으로 건강을 되찾은 영수는, 마냥 행복한 은희와는 달리 둘만의 생활이 점점 지루해진다. 궁상맞은 시골 생활도, 언제 죽을 지 모르는 병약한 은희도 부담스러워진 영수 앞에 때마침 서울에서 찾아온 옛 애인 수연(공효진)이 찾아오게 된다.

 


 

은희와 수연의 미묘한 신경전....결국 수연은 영수에게 서울로 올라 올 것을 제안하고, 이에 흔들린 영수는 결국 불안해 하는 은희를 설득해 서울 어머니 집에 다녀온다는 핑계로 수연에게로 간다...

 

하루 이틀 기다려도 오지 않는 영수를 기다리며 은희는 혹여 버려지게 될꺼라는 두려움과 그리움 그리고 외로움과 홀로 싸우며 영수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게 된다...

 

결국 은희와의 이별을 고하기 위해 돌아온 영수는 영희에게 마지막 여행을 제의한다.

 


놀이동산에 간 그들...영수가 놀이기구를 타는 것을 지켜보며 한참을 재미있어 하던 영희의 눈가에는 어느덧 구슬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다가올 이별을 예견하며 웃어도 울고 있는 영희의 모습에선 비장함과 한이 베어져 나오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역시나 웃으면서 우는 모습도 아름다운 임수정의 모습이 왜 그렇게도 환상적으로 보이던지.....

 

어찌되었던 은희에게 이별해 달라며 사정하는 영수.....결국 잡을 수 없음을 안 은희는 뛰면 죽을 수도 있으면서도 불구하고 너무도 처절하게 아픈 가슴을 부여잡으며 길을 달린다....결국...쓰러지는 은희..

 

 

너무나 슬픈 이 장면....떠나가는 사람에 대한 배신감과 사랑 그리고 연민이 교차하는 그 심리적 상태에서  애써 달리는 것으로 죽음을 선택하고자 했던 은희의 선택이 너무나도 애절하게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결국 은희는 영수를 보내게 되고 남겨진 영수의 뒷 모습을 향해 구슬픈 울음을 터트리지만.....영수는 애써 외면하고야 만다..

 


서울로 돌아온 영수....

그러나 도시의 잿빛 생활에서 영수는 다시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고 알콜중독자로 요양원에서 치료를 받는 신세로 전락하고야 만다..

 

그러던 중 찾아온 희망요양원 원장(신신애)으로부터 은희의 소식을 듣게 되고...

 


결국 산소호흡기를 의지해 힘들게 생의 끈을 붙잡고 있는 은희와 만나게 된 영수...둘은 아무 말도 없이 서로의 머리를 맞대고 눈물을 흘린다...서로의 약속을 지키게된 그들...

 

결국 은희는 돌아올 수 없는 하늘여행을 떠나게 되고, 남겨진 영수는 은희의 염하는 자리를 지킨 후 은희의 유골을 가지고 그들의 마지막 보금자리에서 은희의 영정을 보며 은희가 생전에 입던 몸빼옷과 조끼를 품으며 회한의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영화는 끝을 맺게 된다.

 

한번쯤 사랑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진부하지만 슬프고도 아름다운 영화, 행복의 기준이 무엇인지, 영원히 변치 않을 사랑은 없지만 영원하지 않은 사랑도 없다는 여운을 남겨주는 영화"행복" 임수정이라는 여배우의 농익은 연기를 통해 다시한번 임수정이라는 배우를 그저 예쁘기만한 배우가 아니라 연기잘하는 배우로 재발견할 수 있게 해준 영화"행복"

 

외로움과 그리움의 계절인 이 가을 늦은 오후에

쓸쓸함이 느껴진다면 한번쯤 영화관에 들러도 될 만큼 재미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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