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연히 판에서 '도둑암호'라는 걸 보고 신기해하면서
엄청 열심히 읽었던 사람인데요,
읽으면서 와, 진짜 세상 무섭구나, 하면서도 막상 제 주변에는
그런 일들이 안 일어나니까 세상 무서운거 잘 모르면서 산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좀 긴장하면서 살아야 할텐데, 밤길 무서운 것도 모르고 늦게 다니고..
그랬는데 막상 생각해보니 제가 겪은 일 중에서도 아찔한 적이 한 번 있었던 게
생각이 나서 다른 분들한테도 공유를 하고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우선, 저는 여자입니다~ (이게 나중에 이야기의 중요한 부분이라.. 미리 말씀드립니다)
제가 하루는 집에 아빠랑 단 둘이 있었는데요,
그 날 아빠가 점심을 짜장면 집에서 주문해서 먹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점심 약속이 있어서 조금 있다가 나가야 된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럼 볶음밥 하나만 시켜달라고 하셨어요.
볶음밥 하나만 시키면 배달비도 안 나오니까
왠지 안 해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전화해서 여쭤보면 되는 거니까
우선 전화를 걸었어요.
"안녕하세요, 저 혹시 볶음밥 하나만 시켜도 배달 되나요?"
여쭤보니까,
"네~ 주소는요~?"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주소를 말씀드렸죠.
평상시에 배달주문을 했을 때와 전혀 다르지 않았어요.
아빠한테 다행히도 배달된다고 말씀드리고
집에서 놀고 있었어요~
시간이 지나자
'딩동~' 벨소리가 났어요.
배달 아저씨가 왔다는 생각에 문을 열려고 했는데
제가 나갈 준비를 하고 있어서..
아.......
아니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사실... 에버랜드에서 산 호랑이 머리띠...
그 동물 머리띠 아시죠.. 그걸 하고 있어서.....
음.. 머리띠 대용으로 그게 참 좋은데...
집이라서.. 그걸 하고 있었거든요...
아무튼 각설하고 문을 열기에 조금 부끄러운 모습이라
아빠한테 부탁을 드렸어요~
"아빠~ 아빠가 문 좀 열어줘~"
그랬더니 아빠가 돈을 들고 나가셨어요~
그리고선 볶음밥을 받고 TV를 보시면서 드셨어요.
다 드신 뒤에 아빠가 나갈 준비를 하고 나가려고 하시는 순간에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아까 짜장면 배달하는 사람이 둘이었다"
처음에 저는 이걸 듣고 '응?' 싶었어요.
'왜 둘이 왔지?' '친구 둘이 심심해서 같이 왔나?' 했어요.
그랬더니 아빠가 그러셨어요.
"여자 혼자 집에 있는 줄 알았나봐"
순간 소름이 돋더라고요..
제가 짜장면 집에 전화했을 때
'볶음밥 하나요~' 라고 말을 했었고,
목소리로 제가 여자인건 당연히 알았을테니
여자 혼자 집에 있는 줄 알았나봐요.
전 '에이~ 설마' 싶었죠.
그냥 친구가 배달이 다 끝났는데
다른 친구를 만나서
'너 어디가냐~' '나 여기 배달 하나 남았다~'
'그래? 나도 그럼 같이 가자~' 해서
같이 올라왔겠지.. 싶었는데
솔직히.. 저희 집이 맨 꼭대기 층이거든요..
거기까지 같이 올라오기도 쉽지 않고...
굳이 배달원들이 그걸 하나 배달하려고 같이 올라왔을까 싶기도 하고..
그리고 아빠가 나중에 하신 말씀이
"내가 문을 열었는데 배달원들이 날 보고 좀 움찔해서 이상하더라고"
"남자가 문을 열거라고 생각을 못했나봐"
그래서 아빠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혼자서 조용히 볶음밥을 드셨나봐요.. ㅠㅠ
바로 저한테 말씀해주시지 않고 ㅠㅠ
저 이 말 듣고 나중에 짜장면 그릇 문 밖에 놓는데
너무 찝찝하더라고요..
다시 돌아올까봐... ㅠㅠ
그리고 더 찝찝했던 건..
혹시라도 제가 그 때 문을 열어서 절 본 후에
기회를 노려 공격을 했다면
나중에 아빠를 발견하고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까
아빠까지 공격했을 생각하니 진짜 아찔했어요 ㅠㅠ
그 호랑이 머리띠를 했기에 망정이지.... ㅠㅠㅠㅠㅠㅠ
게다가 더 무서운건...
제가 주문을 한 이후에 그 전화를 받은 아저씨가
배달원한테 제가 여자라는 말을 했다는 생각이 더 끔찍해요...
'야, 여기 여자 한 명이다'
이렇게!!!!!
아닌가요 ㅠㅠ 너무 상상의 나래를 펼친 건가 ㅠㅠ
아니면 그 사람들이 어떻게 알고,
제 목소리를 들은 것도 아니고
제가 여자인 줄 알아요? ㅠㅠㅠㅠ
아무튼 다들 조심하세요 ㅠㅠㅠㅠㅠ
저 이 날 이후로 그 집에서 다시는 주문 안 했어요..
왜 두 사람이 올라왔는지 영원히 알 수 없겠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이상하긴 하더라고요..
괜한 걱정일 수도 있지만,
혹시나 해서 다른 분들은 조심하시길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처음으로 판에 글을 쓰는데 어느 정도 유용했으면 좋겠네요 ㅠㅠ
아무튼, 여러분들 배달할 때 조심하시고요!
만약에라도, 제가 오해한 거라면
그 두 사람한테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네요 ^^;;!!
아.. 그리고 제가 그 이후에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여태까지 집에 혼자 있을 때마다 스파게티 같은 거
맨날 시켜먹었는데 왜 그 때는 이런 일이 없었지.. 했는데
그 때는 항상 2개씩 시켰더라고요.....
-_-..............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2명이 시켜먹는거라 생각했을 듯.......
아무튼, 만약에라도 배고프면 저처럼 2인분을 시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