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아이티에서 구조활동하는 단원의 현장일지.

독특하구나 |2010.01.21 09:27
조회 357 |추천 1

현재 아이티는 많은 구조 작업이 실시 되고 있습니다.

도미니카 공화국 대사관에서 매일 실시 되고 있는 작업에 대한 일지가

대사관 홈페이지에 있습니다.

 

한국해외봉사단원 송준권 단원 지진 발생 1일에

도미니카 공화국 재난방지청의 일원으로 아이티에 급파되어 1일 부터 시작하여

현재까지의 아이티에서 실시하고 있는 해외봉사단원의 활동과 구조대의 활동

그리고 기자들의 시각이 아닌 일반인으로 그리고 한명의 한국인으로써의 시각으로

본 아이티에서의 구조활동에 대하여 작성해 둔 글입니다.

 

지금 아이티에는 많은 관심과 도움이 필요합니다.

 

--------------------------------------------------------------------------

본문 : http://www.kodocaforum.org
          토론마당 > 토론게시판

--------------------------------------------------------------------------

 

긴급구호팀 현장일지 2일째 - 1월 18일

----------------------------------------------
나의 취침시간은 밤 1시, 기상시간은 아침 5시이다. 발전기가 꺼지고 다시 켜지는 시간과 같다.한국과 밤낮이 바뀌어 기사를 송고해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고 이해도 된다.오는 토요일까지 이 잠자는 시간은 그대로 일테다. 이런건 쉽다. 이해가 되니까.
아무리 쉬운 일도 이해가 안되면 어렵다.그 쉽지 않은 일이 아침부터 발생했다. 미군이 캠프장에 들어오면서 보급품과 장비들을 헬기로 실어나르기 시작했다.처음엔 캠프장(어마어마하게 크다. 발전소 부지니까) 반대편에 내리더니 차츰 우리 텐트가까이 내리기 시작했다.식사를 준비하다 말고 난리가 났다. 새벽밥 해먹고 출동다녀와 텐트그늘에서 몸을 쉬던 119대원들도 난리가 났다.헬기 바람이 텐트를 내리 눌러 119대원들이 다시 피고있다.먼지가 날리는게 아니라 모래비가 내린다.
캠프장 운영문제는 김경민 관리요원님과 내 몫이므로 누군가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한다.헬기가 또 내린다. 긴급구호팀의 불만이 발생한다. 이해가 된다.김경민 관리요원님은 대사관, 코이카, 단원관리와 같은 행정적인 업무를 보고,나는 당연히 그런일을 할 수도 없고 해서는 안되는 거다.그러니 헬기문제는 내가 해결해야한다.
발전소 부지가 커서 미군들이 주둔한 곳은 멀다. 뛰어가면 긴급하게는 보일테지만 쬐그만 내가 허둥대는걸로 보이겠지...어깨를 딱펴고 미군들한테로 걸어간다.걸어가다 생각이 번뜩 들었다. 걸음을 굉음을 유지하며 착륙한 헬기로 옮긴다.같이 가던 기자가 그런다. 말해도 안들린다고. 책임자를 만나서 이야기 해야한다고.난 생각이 다르다. 지상군과 헬기조종사는 다른 팀인게 분명하니까. 자기 할일만 하면 끝일 수 있다. 텐트가 날아가지만 않는다면 어디다 내리든 상관없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헬기를 똑바로 바라보고 걸어간다. 조종사가 나를 보고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만큼 가까이 간다.손사락 두개로 내 눈을 가리킨 후 우리 텐트를 가리킨다.손을 뻗어 헬기를 가리킨후 발전소 부지 모퉁이로 던진다.한번 더 반복한다. 이해 했겠지.
그리고는 그대로 다시 미군들 무더기로 가 가장 가까운데 서있는 군인에게 말한다.
Hello, how are you doing?I want to meet the person in charge of helicopter landing!
기다리란다. 곧 온다. 표정이 단단하다.
First, I want to tell you 'thank you for having us safe.But, as you see our tents were almost blown away.I believe that your guys can do it better.Please tell them. OK?
이해한다고, 다시는 그런 일 없을 것이라 말해준다.

-----------------------------------------------
한동안 헬기가 우리 캠프장 반대편에 착륙하더니 이쪽으로 슬금 슬금 다가온다. 먼지를 이쪽으로 날려온다.그러는 사이에 다른 사람들이 미군에게 가서 몇 번 따졌던 모양이다.어떤 한분이 아이디어를 냈다. 가까운 곳에 착륙하지 못하도록 구조물을 가져다 놓던지 차량을 그곳에 주차를 하자고 한다.그런데 옮길 차가 없다. 기자들이 자체적으로 조달한 차 몇대 빼고.관리요원님이 인터넷 휴게실(실질적으로 기자실)에 그 이야기를 하고 온 후 황당해 한다. 아무도 대답이 없다고.갑자기 피가 거꾸로 솓는다. 이해가 안되니까.바로 달려가 요청만 하고 남의 요청은 눈길도 안주는 법이 어딨냐고 소리를 질러버렸다.그랬더니 한팀의 팀장이 미안하다고 당장 조취해 주겠단다. 믿었다.
전날부터 기자들의 행동들과 일처리 방식 등 여러가지 문제로 여러 사람들로 부터 많은 문제제기가 있었다.조용히.... 나한테.... 벼르고 별렀던 일로 그렇게 소리를 질렀다.먹혔던 모양이다. 정말 미안한 표정으로 당장 조취하겠다고 하니까.
혹시나 해서 10분 정도 지나서 차가 정말 옮겨졌을까 하고 가봤다.우리쪽 텐트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적당한 곳에 차가 두 대 주차되어있다.그런데 주차된 차는 미군 짚차다.또 혹시나 해서 기자들의 차로 가서 운전사에게 물어봤다.누가 와서 차를 옮기라는 요청을 했느냐고.없었단다.또 피가 거꾸로 솓는다.참았다.
--------------------------------------------------------
긴급의료팀과 119구조대 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기자들이 동시에 기사, 사진, 영상, 음성을 전송하기 때문에 인터넷이 당연히 느려졌다.기자실에서 인터넷이 느려졌다고 조취를 취해달라고 한다.많이 쓰셔서 당연히 그런거라고 대답했다.운영본부 인터넷이 이젠 접속도 안된다.구조단의 상황과 필요한 물품을 추가로 보급받기 위해 급히 메일이나 채팅으로 알려주어야 한다.20분이 넘도록 접속조차 안된다.무선 인터넷 신호를 보니 원래 하나밖에 없어야 하는 것이 3개로 늘어나 있었다.기자들끼리 서로 프린터와 자료를 공유하기 위해 안그래도 느린 인터넷을 더 느려지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다.이해한다. 그래도 다른 사람이 쓸 수 없도록 과하게 해서는 안된다.119구조대가 미국을 건너오면서 장비가 제대로 통과되지 않아 내일 추가로 차를 보내와 받아야하고 추가 보급품도 동시에 받아야한다.내 노트북 화면에 무선인터넷 신호리스트를 보이게 해놓고 기자실로 간다.
지금 인터넷 되십니까?네.네.네.네.느리네요.
안된다는 사람은 없다. 결국 그들이 모든 인터넷 자원을 다 잡아먹어서 그런거였다.
여기 무선 신호를 보시면 원래 하나여야 하는데 3개입니다.나머지 2개 설정하신분 빨리 해제해주십시오.어느팀입니까?
우린 아닙니다.저희도 아닌데요.
무책임하기 이를데가 없다. 물론 자리를 비운팀이 한팀 있다.그럼 이 모든 일은 인터넷을 쓰지도 않는 그팀의 만행이란 말이된다.이해도 안되고 용납도 안된다.고개도 안돌리고 우린 아니라고 대답하는 작태가.
그동안 참았던 분노가 폭발해 기자실을 뒤집기로 작정하고 언성을 높여서 성질을 건드리는 말을 뱉어냈다.
약 5분간 왔다갔다한 말은 옮기지 않기로 합니다.다만 쌍욕이나 반말은 전혀 오가지 않은 그래도 신사적인 언쟁이었다는 것만 확실히 해둡니다.우리는 신사니까요. 허허허.
참사님도 관리요원님도 없을 때 작정하고 기자실을 뒤집어 버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우린 아닙니다. 저희도 아닌데요 했던 일이 10분도 안되 다 해결됬다.이젠 인터넷이 된다.
-----------------------------------------------이해가 되지 않으면 아무리 쉬운 일도 어렵다.이해가 되면 어려운 일도 쉽다.
아침에 한 기자단의 차가 우리 캠프로 들어오려고 대기중이다가 오토바이 택시가 와서 받아버리는 사고가 있었다.오토바이 파손, 기사 1명, 승객 2명, 사고 현장 옆에 있다가 받혀서 또 부상자 1명.총 4명이 부상을 당했다. 그렇게 들었다.
우리 캠프장 바로 앞에서 발생한 사고이고,기자단의 차량이긴 했지만 과실이 없어보였고 기사는 현지인 이었다.마침 우리는 응급의료단이 있고, 차량도 있고, 의료단이 근무할 병원도 있다.응급처치를 어떻게 했고, 어느 병원으로 갔는지 나는 전혀 모르고 있다가헬기와 기자실 뒤집기 사건으로 저녁이 왔는데그 하루종일 참사관님이 그 사고 부상자를 트럭에 테워 데려가고 부서진 오토바이와 소지품이 남아있던 우리 캠프로 다시와야해서 기지로 다시 돌아왔다.늦은 오후였다.
부상자들은 우리 의료진에 의해 치료를 받고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우리캠프장에서 나갈 생각도 않고급기야 이제는 우리 텐트와 운영본부가 있는 곳 앞에서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다.누군가는 또 이문제를 해결해야할 판이었다.정황상... 정말 정황상... 부상자가 가해자인 상황이라 이건 답이 없다.가해자이면서 부상자인 사람들이 스스로 현재의 상황이 최선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돌아가야만 하는거다.
119구조대와 긴급의료팀이 쉴 수가 없다. 이럼 이건 내 일이다.현지인 일꾼과 부상자사이에 나가라 못나간다 실갱이가 벌어지고 있다. 나갈 태세가 아니다.여기서 몸싸움이 벌어지거나 부상자가 나가서 군중이라도 이쪽으로 몰고와 우리 캠프장 앞에서 시위라도 일어나면 일이 어떻게 전개될지 상상이 안된다.스페인어가 되는 사람과 양 그룹사이에 서서 우선 한사람씩 하고 싶은 말을 하라고 한다.역시 그말이 떨어지자 모든 사람이 말을 한다.난 그 어떤말도 알아들을 수 없기때문에 편하다.다시 멈추게 한다.다시 한사람씩 말하라고 한다.이젠 된다.말이 엄청나게 길다. 못알아들으니 괜찮다. 말하는 동안 어떻게 할지 생각하기 좋다.잠깐 멈추게하고 사무실로 가서 종이와 펜을 가져왔다.한사람씩 원하는 것을 말하라고 했다.나는 제3자이고 그 요구사항을 전해주겠다고 했다.요구사항은 이렇다.
1. 충분한 치료 (앞으로도 여러 차례 병원을 가야하니까)2. 오토바이 모터 수리3. 오토바이에 실려있던 큰 쥬스 박스 2통4. 부상기간동안 일을 못한 만큼의 급료 (남자)5. 부상기간동안 생활비 (여자)
종합하니 이렇다. 피해자이자 멀쩡한 기자단에 전달한다.결국은 돈 달라는 소리라고 입을 모은다.맞다. 결국은 돈이겠다. 말하는 투가 영 마음에 안든다.어찌되었든 빨리 이 일을 끝내는데는 모두 동의한다.현지인 근로자에게 이 모두를 종합하면 총액이 어느정도일지 물어봤다.도미니카 페소로 약 4500페소(120달러 정도)란 결론이 나왔다. 4번과 5번을 제외하고.100달러 선에서 협상이 된다면 OK란다.
문제를 최대한 말끔하게 일단락 시키기위해서 문서를 만들기로 했다.프랑스(크레올)로 문서를 만들어야 한다. 우선 사건 피해자이자 멀쩡한 사람들의 요구사항도 정리해보기로 했다.
문서의 1인칭 당사자는 가해자이자 부상을 입은 아이티 현지인이다.1. 이 사고의 책임은 100% 우리의 잘못이다.2. 하지만 교통사고의 상대방(한국인)은 우리에게 충분한 치료를 해주었다.3. 돈(100$)을 받은 것은 상대방의 잘못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앞으로 또 받아야할 치료비용을 도와주는 것이다.4. 이후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겠다.
1번의 동의가 현지인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지만 2,3번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어 원만히 해결되거라 기대했다.내가 이 내용을 스페인어로 말해주면 현지인이 프랑스어로 번역해 문서를 완성했다.그걸 지켜보던 모든 현지인 인력에게 의견을 물어봤다.부상자들이 만족할만한 수준이라고 한다.
100달러와 이 문서를 가지고 현지인력이 부상자들에게 보내졌다.10분쯤 후에 나를 부르러 왔다.금액이 부족하다고 한다.자신들이 계산한 것은 이보다 4배나 많다고 한다.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높다.400달러가 필요하다는 의사를 전달할 텐데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물어봤다.그럼 그냥 집으로 돌아가겠단다. 
이건 큰 문제다. 우리는 사고의 시시비는 어찌되었든 우리는 현재 그들의 땅에 있고 이 협상의 결렬로 우리가 머무르는 이 캠프장의 안전선이 무너질 수 있다.이건 제3자이자 중재자인 기자압박용 내 카드다.현지인을 위한 카드는 기자단은 언제 떠날지도 모르고 협상결렬시 바로 떠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건 정황상 사실이다.기자들이 다행히 받아들이기로 했다.참사관님의 말대로 그다지 과한 금액이 아니고, 가해자라 하더라도 부상으로 인해 일을 못하고 오토바이가 없으면 생활에 문제가 있는건 사실이다.
또 다른 문제 발생.협상을 진행하던 중 4명의 부상자중 2명이 사라져버린 것이다.2명은 받아들이고 사인을 했다.나머지 2명이 다음날 아침에 와 줄지가 문제다.오기를 바라야한다.앞으로 이 문제가 다시 떠오르면 안된다.
이곳에 온 이후로 가장 말을 많이한 날이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국경으로 보급품을 받으러 가는 것은 하루 미뤄졌다.하루종일 야외활동없이 캠프장 관리만 했다.

화를 겉으로 표현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하지만 난 잘 모르겠다.짜증이나 화를 삭이는 데는 도가 텄고 그것때문에 별 어려움도 없다.표현하지 않으면 변화가 없다. 표현을 해야 상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해보니 정말 그렇더라.그런데 삭이는 것보다 표현하고 난 후의 나는 더 힘든것 같다. 하지 말걸 그랬다.
Roger는 더이상 보이지 않는다.선한 눈매와 성격을 가진 Barber라는 친구와 아주 친해졌다.미군측에서 나에게 보내오는 메신져다.
Pittsburgh Tribune-Review지의 Carl이라는 기자가 미군과 함께와있다.나의 독재적 권리인 인터넷 사용권을 줬다. 사실 그냥 되는거다. 허허허.그랬더니 이것 저것을 물어본다.다 받아적는다. KOICA - Korean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기사로 나올까?
5시 정각에 관리요원님이 발전기 켜는 문제로 날 깨웠다.비몽사몽 현지인 발전기 관리인을 찾는다.정신이 하나도 없다.발전기로 걸어가는 동안 이미 발전기가 돌아가고 있고 불도 다 켜져있는걸 몰랐다.발전기 켜는 문제로 날 깨운게 아니었나보다.제정신이 아니다.다시 텐트로 돌아가 2시간을 더 잤다.
여기 온 이후로 꿈을 한번도 안꿨다.보통 하루밤에도 시리즈영화 세편은 거뜬히 꿈을 꾸는데.
긴급구호팀 식사 시간과 내 허기의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커피와 담배가 더 는것 같다.
-------------------------------------------------
여기서 10일간 활동하기 위해 지난 5년간 해외봉사단 생활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5년을 10일에 우려내는 거다.5년묵은 차(茶).
-------------------------------------------------
의사소통(진짜 소통)이 가장 잘 되는 국적의 순서
미군 (합당한 요청과 요구에 정말 즉각적이고 합리적이다. 군인이라 그런가. 난 원래 미군과 그들의 활동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아이티 현지 직원 (말이 하나도 안통한다. 이건 아이러니다)도미니카공화국 운전수 (어눌하지만 통한다. 그러나 만족스럽지는 않다. 늘... 2% 부족)한국인 (동시대에 같은 말을 하면서 같은 곳에서 살던 사람끼리 말이 잘 안통한다. 이것도 아이러니)
외국어로 말할 땐 돌려서, 꼬아서 말하기 힘들다.그런 말은 알아듣기도 힘들다.표현이 간결하고 직접적이 된다.오해는 있어도 절대로 감정을 상하는 일이 없다.'아' 나 '어' 구별이 안되니 같다.
모국어로 말할 땐 수사가 많다.'아' 다르고 '어' 다르다.
------------------------------------------------
여진이 없다.여진이 없으니 잠이 안온다.


아이티 지진 현장 일지 1월 18일 차< 송준권 - KOICA >

추천수1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