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걸의 "대니 더 도그"라는 영화의 몇가지 정보를 접하고 상당한 기대를 품고 있었습니다.
현란한 몸짓으로 치열하게 치고받는 화려한 액션과 감각적 영상을 선보이던 "트랜스포터"의 감독과 촬영감독의 가세는 그런 기대감을 부풀리기에 부족함이 없었죠.
개처럼 사육당하는 감정없는 파이터의 이야기라는 설정에 기대감은 최고가 된 상태였습니다.
오프닝의 액션! 목에 감겨있는 개목걸이가 풀리고 주인공에게 떨어지는 명령, " 죽여버려!"와 함께 감정 없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주인의 명령을 충실히 따르는 정말 말 잘듣는 사냥개와 같은 이연걸의 폭발하는 액션에 역시~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더군요. 영화 내내 기억을 잃어버린 "정전자"의 도신 주윤발의 이야기와 "영웅본색2"의 충격으로 정신장애를 겪는 큰형님의 이야기가 시종일관 펼쳐지며 지겨워지기 시작합니다.
"남극일기"이후 또다시 등장한 씹을만한 영화가 되버렸는데, 이 영화 괜찮은 느낌으로 감상하신 분들은 너무 언짢아 하지 마시고, 그저 한쪽귀로 흘려버리시길...어디까지나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일 뿐이니까요...
영화는 불행한 과거로 인해 사회와 어울리지 못하고 단지 사육되던 싸움개인 주인공이 우연히 자신을 진정한 인간으로 대해주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어 더이상 개가 아닌 인간으로서 살아가게 된다는 이야기를 아주 밋밋하고 특별할 것 없이 보여줍니다.
기억을 잃어버리고 정신연령이 사고당시의 나이에서 멈춰버린 주인공이 회복되는 기간을 영화내내 끌고 갈것이 아니라 최대한 짧게 갔어야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재미없는 부분을 오래 끌고 가버리니 짜증이 안나겠습니까?
최대한 짧게 회복의 순간을 가져가고 그 이후에는 주인공 이연걸이 조직에 처절한 복수를 한다는 구성으로 갔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생각해 봅니다.
"사망유희" 식으로 각 단계 클리어를 하는 것이 가장 이연걸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영화적 재미를 가져다 주지 않았을까요?
감정과 기억의 봉인이 풀린이후의 후련함이라던지 이연걸 특유의 화려한 무술동작을 활용한 격투 장면에서 오는 우아한 쾌감 같은 것을 전혀 느낄 수가 없어서 정말 답답했습니다.
왜 쓸데없이 피아노에 그렇게 집착을 해댄건지...
나는 치고받는 이연걸을 원했지, 피아노곡을 레슨받고 세상을 알아가는 이연걸을 원한게 아니었는데...
차라리 이연걸의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무술동작에 개처럼 사육되었던 지난날의 한풀이를 처절하게 응징해나간다는 고어함이 결합되었으면 어땠을까요?
정말 이연걸이라는 배우와 영화 캐릭터의 설정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럴거였으면 이연걸이 나오지 말았어야죠...
p.s. 모건 프리먼은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는 게 개인적인 소견...
아마도 휴먼 드라마로 끌고 갈 욕심은 모건 프리먼이라는 배우에 기대한 바가 있었던 거였겠지요. 영화가 삼천포로 빠져도 너무 빠져버렸죠... 영화 포스터는 왜 저렇게 만들어가지고 사람 햇갈리게 시리...
레인맨 처럼 오솔길에 선글라스 낀 모건 프리먼과 개목걸이를 찬 이연걸이 함께 걷는 모습을 담을 것이지...사람 기대하게 만들지 말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