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입니다.
전철을 탔어요.
자리가 하나 있더라구요.
얼른 앉았죠.
좀 앉아서 가려는데, 피곤하기도 하고 자려고 눈을 감았습니다.
...잠시후
양 옆에 두 분께서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나시더라구요.
그랬더니 어디선가 나타난 여중생 세 분께서 자리를 잡으시더라구요.
결국 자리는 이런 위치가 되었습니다.
그림 대충 알아보시겠나요?
그리는데 20분 걸렸습니다 ㅠㅠ
어쨌든 저를 둘러싸고 셋이 대화를 나누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저는 제 앞으로 대화 왔다갔다 하는게 뻘줌하기도 해서,
다리에 머리를 묻고 잠을 잤...던건 아니고 그냥 자는 척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분을은 제 등 뒤로 열띈 이야기를 나누시더군요.
사실 저는 매너남이라,
여중생들을 위해서 충분히 자리를 옮겨줄 의향이 있었으나,
그와 동시에 굉장히 소심남이기도 하여,
타이밍을 놓쳐버렸습니다.
어쨌든 뻘줌하기도 하여 계속 자는척...
그 와중에 여중생 분들은 계속 대화를 나누셨는데,
학교에서 있던 일을 이야기 하시더라구요.
그 때가 막 신종플루 유행할 때라서,
열나고 그러면 온도계로 온도를 잰 후,
열이 높으면 조퇴를 시켜줬나봐요.
그... 귓 속에 넣어서 온도 쟤는 기계 있죠?
그런걸로 쟀나봐요.
어쨌든 그런 상황이었는데...
"나 오늘 조퇴할라고 드라이기 가지고 귀 데우고 갔는데...
...온도 80도 나왔어..."
"...온도 80도 나왔어..."
"...온도 80도 나왔어..."
"...온도 80도 나왔어..."
"...온도 80도 나왔어..."
...그순간 저는
"풋!"
하고 터져버렸습니다.
순간 조용해 지더라구요.
"..."
제 뒷통수로 뭔가 따가운 시선같은게 느껴지고,
제 목덜미에는 식은땀이 흘러내렸습니다.
...사실 굉장히 짧은 시간이었습니다만,
그 순간 저는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콜록! 쿠웻! 쿠엣! 크흠음흠 음흠 음흠흠(속으로하는 기침, 리얼한 연기를 위해)"
하면서 기침이 난 듯 모면을...
여중생 세 분께선 뭔가 꺼림찍해 하시면서,
잠시 대화를 멈추시더니,
조용히 다시 대화를 이어가시더라구요.
그래서 뭐 조용히 넘어가는 듯 했고,
얘기를 계속 듣다가 또 언제 터질줄 모르는 웃음을 참기 위해,
애국가도 불러보고,
사도신경이며,
주기도문이며,
머리속으로 수없이 되새겼습니다.
...아 그런데, 자꾸 생각나는거에요.
"온도 80도 나왔어..."
"온도 80도 나왔어..."
소리는 안났지만,
제 등은 들썩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진짜 등 안흔들리게 하려고...
...제 무릎을 깨물었습니다.
여하튼 다행인지 불행인지 여중생 분들께서 저보다 먼저,
몇정거장 안가서 내려주셨고.
저는 자는척 그만두고 편안히 앉아서 갈 수 있었습니다.
...아 진짜 가는 중에도 계속 생각나서,
혼자 킥킥 대면서...
미친놈같이...
제가 생각해도 미친놈 같았겠네요... ㅠㅠ
정말 힘든 하루였습니다.
이러신 적 없으신가요 다들?
에효...
글쓰는 재주가 없어서 재미 없는 글이 되어버렸는지 모르겠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들 신종플루 조심하시구요, 건강하세요. ^^